세종시-충청권 U대회에 드리워진 ‘새만금 잼버리’ 그림자…
세종시-충청권 U대회에 드리워진 ‘새만금 잼버리’ 그림자…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9.06 1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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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3억원 필요한 대평동 종합체육시설, 11월까지 타당성재조사 중
통과 위해 관람석 규모 줄여야 할 수도… “기획재정부는 생각 달라”
시의회, 국회에 “증액 지원을”… 이순열 의장, 예결특위 등에 건의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왼쪽부터)김현미 세종시의회 세계대학경기대회특위 위원장과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이 서삼석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을 만나 2027 충청권 세계하계대학경기대회에 대한 국회의 지원을 건의한 뒤 홍성국 국회의원(맨 오른쪽)과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가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유치를 한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준비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 만 4년도 안 남은 2027년 8월 1일 개회식을 여는 것으로 일정이 못박혀 있지만, 개회일 전까지 경기 인프라 건설 등을 마무리 짓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과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개회식을 열기로 한 대전 서남부스포츠타운 건립계획은 정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폐회식과 수영·수구 경기 등이 예정돼 있는 세종시 대평동 종합체육시설도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전북 새만금 잼버리 스타우트 대회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한 국제 행사에 중앙정부가 국비지원을 줄이고 깐깐하게 따져본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세종시 대평동 종합체육시설의 계획은 대평동 일원 18만4728㎡ 부지에 2만석의 주경기장, 4000석의 실내체육관, 3000석의 실내수영장 등으로 돼 있다. 사업비는 부지 매입비 1864억원, 공사비 2619억원 등 모두 4483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홍성국 국회의원(세종시갑)이 올해 정부 예산으로 따낸 설계비 2억원은 아직 집행하지 못하고 잠겨 있다. 

만 4년도 안 남았지만 대평동 종합경기장은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재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

오는 11월쯤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타당성재조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기획재정부와 국비 확보 등을 위한 협의를 해야 하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협상은 6개월을 전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와 협상이 잘 마무리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남은 기간은 불과 3년가량. 주경기장과 실내체육관·실내수영장 등을 완공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타당성재조사에서부터 사전협의, 설계, 공사 등의 단계 중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제때 완공하기 어렵다.  

세종시에 따르면 타당성재조사 중인 지난달 16일 열린 1차 점검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와, 경제성 포인트 등을 높이기 위해 2만석인 주경기장 관람석 규모를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집행위원회가 정한 주경기장 관람석의 최소 기준은 1만5000석이어서, 5000석 이상 줄이기는 힘들다.

세종시 관계자는 “과거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는 특별법까지 만들어서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고 상기한 뒤 “지금 중앙정부도 세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지난 8월 전북 새만금 잼버리 스카우트 대회 이후 지자체가 유치한 국제행사 등에 지원폭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평동 종합체육시설 부지 매입비와 공사비 협상도 잘 될지 불투명하다.

세종시는 부지 매입비 1864억원을 부담하되, 공사비 2619억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회계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생각은 다르다는 것.

기획재정부는 부지 매입비와 공사비를 합친 비용 중 국비와 시비 비율을 50대 50, 또는 40대 60 등으로 하자는 안을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고 열쇠를 틀어쥐고 있는 기재부와의 협의가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시 관계자는 “타당성재조사가 잘 되더라도 남은 시간이 3년여로 충분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설계와 공사 착수, 감리를 동시에 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턴키 방식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세종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여야 의원들이 모여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에 대한 국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현미 세종시의회 세계대학경기대회특위 위원장(왼쪽)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 정치권도 나섰다.

세종시의회(의장 이순열)는 6일 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여야 의원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와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정부 예산이 감액되지 않고 유지·증액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성원을 촉구한다”고 한 뒤 “이번 제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정부 예산안 유지·증액에 대해 여야 구분 없는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순열 의장은 이어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로 상경, 홍익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과 서삼석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을 잇따라 만났다. 두 사람에게 앞서 발표한 성명서와 관련자료 등을 건네고 국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순열 의장의 이날 국회 방문은 홍성국 국회의원과 김현미 세종시의회 세계대학경기대회특위 위원장이 동행했다.

건의를 받은 홍익표 문화체육관광위 위원장은 “충분한 공사 기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추진하다 보면 부실시공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현장을 시찰하는 등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서삼석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도 “국가적인 행사인 만큼 대회 준비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560만 충청인들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종합경기장 조감도(종합체육시설 마스터플랜)
세종시 대평동 종합체육시설 조감도(사진=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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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버리 2023-09-06 21:45:41
괜히 쌍욕 먹을짓 하지말고 포기하자 급박하게 짓다가 또 부실시공 문제생길라 우린 반쪽짜리 경기장 원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