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원 동·면 통합 선거구 3곳, 어느 정당에 유리할까
세종시의원 동·면 통합 선거구 3곳, 어느 정당에 유리할까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4.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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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결과 기계적 대입하면 민주당 2곳 유리, 국민의힘 1곳 우세
읍·면 선거구 6곳→3곳, 절반 감소… 국민의힘 “게리멘더링” 반발 논평
획정위원 “말도 안 되는 소리… 2석만 늘어 인구 원칙 맞추느라 고심”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4일 오전 6시에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사진은 금남면 사전투표소 모습
세종시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확정한 시의원 지역구는 진보와 보수 정당 중 어느 당에게 유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모습

지난 18일 세종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획정한 18개 세종시의회 의원 선거 지역구를 보면, 행복도시 동(洞)지역과 면(面)지역을 한데 묶은 선거구가 3곳 나왔다. 

이들 3곳은 대평동과 금남면-부강면을 한데 묶은 제2 선거구와, 해밀동 및 산울동과 연기면-연동면-연서면을 모아놓은 제4 선거구, 그리고 한솔동과 장군면을 묶은 제6 선거구이다.

세종시의회 역사상 동지역과 면지역을 통합한 시의원 선거구가 출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구 기준 때문에 읍·면·동을 묶어 한 선거구로 통합해야 할 경우, 이전에는 동지역은 동지역끼리, 면지역은 면지역끼리 묶는 선거구만 존재해 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유리한 선거구 획정이라는 비난을 하고 있다. 

시의원 선거구가 기존의 3개이던 조치원읍 선거구가 2개로 줄어들고, 읍·면 만의 선거구는 6곳에서 3곳으로 절반이나 줄어든 것도 이같은 판단에 확신을 더하고 있다.

동·면 통합 선거구 첫 출현… 읍·면 만의 선거구 6곳→3곳, 절반 줄어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당선에 유리한 것으로 보이는 읍·면지역 선거구를 반으로 줄이거나, 행복도시 동지역과 통합함으로써 민주당에게 유리한 선거구 획정을 했다는 것이다.

당장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19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한 마디로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을 위한 선거구 획정안, 게리맨더링의 전형”이라고 전제하고 “민주당이 열세 지역인 읍·면 지역과 동 지역을 묶어 또 한 번 싹쓸이 선거를 하겠다는 꼼수 획정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판을 받아야 할 민주당이 꼼수 선거구획정안으로 또다시 독점권력을 꿈꾸고 있다”고 비난했다.

과연 그럴까.

각급 지방선거를 좌우하는 요소는 ▲후보자에 대한 지역민과 유권자의 평판 및 개별 공약에 대한 평가 ▲지역별 정당 지지도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게 보통이다. 여기에 전국적인 정치적 쟁점 등도 작용하고, 선거일에 임박해 발생하는 돌발변수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지난 3월 9일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겼고,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후 22일만에 치러진다는 점이 선거 판세에 적지않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직 시의원 선거구마다 정당별 후보자가 정해지지 않았고 공약 등은 더더욱 나오지 않았으므로, 지난 대통령선거 결과를 기계적으로 대입해 보면 3곳 모두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난 대선 결과 대입, 동·면 통합 선거구 3곳 중 1곳만 국민의힘 유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이 공개하는 결과를 보면 신생 제2 선거구인 대평동-금남면-부강면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각각 6768명, 5422명, 3881명이 투표를 해 3개 지역 총 투표자 수는 1만6071명이었다.

기호 1번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는 대평동 3497명, 금남면 2131명, 부강면 1719명으로 합계 7347명이다. 이를 1만6071명으로 나누면 45.71%가 나온다.

표=세종시 선거구획정위원회
표=세종시 선거구획정위원회

반면 기호 2번 윤석열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는 대평동 2972명, 금남면 3050명, 부강면 1968명으로 합계 7990명으로 49.71%의 득표율을 나타낸다.

즉 대평동-금남면-부강면에서는 국민의힘이 49.71%로 더불어민주당 45.71%보다 4.00%포인트 높게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제4 선거구 해밀동-연기면-연동면-연서면의 총 투표자 수는 1만4982명이다.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준 유권자는 7357명, 기호 2번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준 유권자는 6990명이다.

제4 선거구에서 민주당은 49.10%, 국민의힘은 46.65%로, 국민의힘이 2.45%포인트 낮게 나온다.

한솔동-장군면이 묶인 제6 선거구는 합계 투표자 수가 1만4115명이고, 이 중 7395명이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해 52.39%가 나온다.

기호 2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이들은 6114명으로 43.31%를 차지했고, 이는 민주당보다 9.08%포인트 낮다.

3곳의 동·면 통합 선거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2곳에서 높고, 1곳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다. 다른 조건을 무시하고 지난 대선 결과를 새로 편성된 동·면 통합 선거구끼리 계산해 보면 이렇다.

“민주당 위한 선거구 획정, 어불성설”

세종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한 위원은 “민주당을 위한 선거구 획정이라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18일 회의를 포함해 지난 6차례 회의를 하는 동안, 획정위원들이 가장 고심한 것은 구도심 그러니까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읍·면지역을 어떻게 배려하는 것이냐였다”면서 “인구 기준은 지켜야 되고… 국회가 19석이 아닌 18석으로 정하는 바람에, 장시간 토론 끝에 지난해 말 만들어 놓았던 초안을 놓고 최대한 읍·면지역을 배려하는 획정을 하자는 결론에 의견이 모아져, 보는 바와 같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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