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과는 거리가 있었던 세종경찰"
"친절과는 거리가 있었던 세종경찰"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3.10.06 14:0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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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협조자에 불쾌감 주는 언행, "세종경찰의 대표단수가 아니길..."

지난 2일 오후 3시. 건장한 중년 3명이 ‘세종의 소리’ 사무실에 들이 닥쳤다. 노크도 없었고 사전에 방문 예고도 없었다. 세종경찰서 지능수사팀이었다. 김부유 세종시 의원이 고소한 댓글 10건에 대해 이미 ‘세종의 소리’에서 제공한 IP를 추적했으나 밝혀내지 못했다며 51건의 댓글에 대한 IP를 추가로 요구했다.

요구하는 태도가 보기에 따라서는 불쾌감을 주었다. 중간에 ‘증거인멸’ 운운하는 말이 듣기가 거북했다. 물론 공문서를 가지고 왔지만 제출 시한이 명시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 협조가 우선되는 사안이었다. 대화 도중 사적인 전화가 오자 양해도 없이 한참동안 자리를 비우는 모습에서 “정말 공무 수행을 하러 왔는가”하고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일단 빠른 시일 내 협조하겠다며 돌려보냈다.

그리고 개천절 공휴일이 지난 금요일인 4일 오전. 조치원읍 세종시의원 출마자 취재차 김 의원과 통화를 했다. 출마 이유와 지역 등을 묻고는 말미에 고소 건을 꺼냈다. 그는 ‘세종의 소리’에서 자신이 요구하는 댓글을 지워주면 ‘취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그런 쪽으로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고맙다”는 말까지 건넸다. 이날 오후 하루 종일 바빴던 김 의원과 통화 후 이미 IP를 제출한 댓글, 즉 김의원이 고소했던 댓글 10개를 삭제했다.

그리고 이틀 전 좋지 않던 기억이 있는 지능수사팀장에게 전화를 했다. 이런 저런 연유로 댓글을 삭제했다고 말했더니 다 들어보지도 않고 ‘증거인멸’이니 “왜 지웠느냐”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왜 IP를 주지 않으려고 하느냐”, 심지어 “왜 김부유 의원과 통화를 했느냐” 는 등의 말을 했다. 이 쪽에서 설명과 함께 “너무 강압적이지 않느냐”는 항의에 “뭐가 강압적이냐, 이분 정말 이상하다”는 말까지 했다.

어이가 없었다. 피의자라도 그렇게 다루면 안 되겠지만 ‘세종의 소리’는 엄연한 협조자다. 작은 언론사라서 무시했다면 더 큰 문제다. 핍박받는 서민 편에 서야할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힘없는 서민을 무시하고 군림하려 든다면 공권력은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인터넷 신문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심하게 표현하면 악성댓글을 다는 사람도 독자다. 그들을 법적으로 끝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보호하려는 시도는 해야 그게 독자들에 대한 예의다. 또, 독자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언론인의 기본자세로 필자는 배웠다.

세종경찰이 출범이후 줄 곧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임 심은석 서장의 부드러운 리더 십은 떠나던 날 ‘세종의 소리’ 기고에 시민들은 아쉬움을 댓글로써 답했다. 많은 감동을 자아냈다. 신임 박종민 서장, 또한 전임서장 못지않게 친근한 경찰상 정립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이틀간 지켜본 지능수사팀장의 태도는 평소 생각했던 세종경찰상과는 너무나 달랐다.

김중규 기자

세종시가 명품도시가 되려면 구성원들이 스스로 명품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속에 있는 언론도 그래 야 하고 경찰도 당연히 그렇게 노력해야 한다. 작다고 무시하거나 낮은 자세로 임하지 않고서는 군림하려 한다면 결코 명품이 될 수 없다.

법정에서 화의와 조정이 어떤 판결보다 더 값진 평가를 받는다. 특히, 명예훼손은 구속보다는 고소 취하가 최상의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우연찮게 김 의원과 대화에서 고소 사건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말 한 건 분명 좋은 일이 아닌가. 아무튼 이날만큼은 친근한 세종 경찰상과는 너무 멀었다. 이 일이 세종경찰의 대표단수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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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2013-10-07 12:15:18
이 기사내용 좀 이해가 안됩니다. 경찰공무원이 정당하게 법 집행을 할때 언론사는 당연하게 응해야 합니다. 댓글 관련 아이피를 신속하게 제공하면 되는 것이고 수사중인 피고소인과의 대화 또는 부적절 한 것이고 뭐가 두려워서 피고소인에게 고소 취하를 권유한 것인지 또한 수사중인 댓글을 수사경찰과 협의없이 왜 삭제를 긴급하게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악성댓글 단사람도 독자라면 그 피해를 당하는 독자는 또 뭔가

대건인 2013-10-07 10:00:48
한사람을 보고 전체를 평가하는 것처럼 더티한 것은 없다.
군인한사람이 총기 난동을 부린 사건이 있었을때 대다수에 사람들은 그 한사람의 행동을 보고 국방전투요원을 한꺼번에 매도하는 사람들, 과연 그 평가가 맞을까?
지난날 우연히 세종경찰서장을 상면하는 기회가 있었다. 그의 포부는 대단했습니다. 이제 취임한지 얼마안되지만 새로운 경찰상을 확립 하기 위한 노력이 대단했다.
물론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좀 지켜보자.

시민k 2013-10-06 22:11:03
아직도 그런 경찰관이 있다니?
세종시경찰서장 당장. 문책해야합니다.

금남인 2013-10-06 21:43:46
김중규대표님 화이팅~~~핸썸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