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놀이, 일본 것이 대부분"
"전통 놀이, 일본 것이 대부분"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12.03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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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수 연기박물관장, '전통놀이의 뿌리를 찾아서' 펴내

   "우리 놀이 문화의 근원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 책을 만들었다"는 임영수 연기박물관장
“우리나라 전통 놀이는 일제가 침략을 목적으로 전해준 게 대부분입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 책으로 펴낸 것이 특징입니다. 나라가 망하면 놀이를 비롯한 문화도 없어진다는 역사적 교훈을 표현한 게 바로 이 책입니다.”

세종시에서 개인 박물관을 운영하는 임영수 연기향토박물관장은 3일 불쑥 찾아와 책 한권을 내밀면서 의미를 설명했다.

임 관장이 가져온 책은 ‘전통놀이의 뿌리를 찾아서’였다. 총 453쪽으로 된 이 책은 ‘읽는 방법’을 통해 ‘일본 놀이가 마치 우리의 전통 것 인양 잘못 알려진 걸 바로잡고 놀이의 뿌리를 제대로 알려주는 것을 이 책의 임무로 삼았다’고 밝혔다.

저술 목적을 분명하게 말한 것으로 임 관장은 “딱지치기, 고무줄 놀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우리가 어렸을 때 즐기면서 놀았던 것 대부분이 일제 식민지 정책에서 시작됐다” 며 놀이문화의 뿌리를 정확하게 밝혔다. 이 책 속에는 동심을 자극했던 많은 놀이들의 근원이 일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입증했다.

“딱지치기는 일본인들이 스무장을 나눠주고 난 후 조선말을 쓸 때 마다 한 장 씩 가져갔습니다. 20장을 다 빼앗기면 학생에게는 체벌을 했던 게 바로 딱지치기의 시작이 됐습니다.”

임 관장은 남의 것, 즉 일제 식민지 잔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딱지치기의 뿌리를 파헤치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에 대한 유래도 설명했다.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였던 남궁 억 선생(1863-1939년)은 나라의 꽃 무궁화 보급 운동을 주도했다. 그런데 일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니 ‘다루마 상가 고론다’(오뚜기가 넘어집니다)라며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열자를 넣어 민족정기를 알리고 무궁화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각인되게 만들었다. 여기에서 이 놀이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임 관장의 설명이었다.

이 책에는 서민들이 가까이 했던 놀이문화 뿐만 아니라 상류층들의 여가 선용에 필요한 놀이를 채록해놓았다. 승경도, 쌍육, 저포놀이, 화가투놀이 등이 조선시대 귀족층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던 놀이였다. 그는 ‘타구’(打球) 놀이를 골프에 비유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골프를 친 사람은 ‘세종’”이라고 말했다.

“사냥을 싫어하는 세종이 살이 찌면서 태종은 아들에게 두 편으로 갈라 구멍에 공을 넣으면 점수를 주는 타구(打球)를 열심히 하라고 했습니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내용으로 달걀만한 공을 주걱 모양의 기구를 들고 치는 놀이였습니다. 일종의 골프와 같은 운동이었지요.”

   세종시 놀이문화를 집대성한 '전통놀이의 뿌리를 찾아서'

‘전통놀이의 뿌리를 찾아서’는 조치원, 금남면, 전의면 등 세종시 각 읍면별로 놀이를 채록해서 정리한 점과 부록으로 실린 귀족들의 놀이문화가 돋보이고 있다. ‘가위바위보’에서 비석치기, 자치기, 팽이치기 등 모든 우리의 놀이가 망라된 놀이문화의 결정판이 바로 이 책이다.

임 관장은 “우리 놀이가 왜 다 일본의 것이냐 하는 반발이 채록 과정에 가장 어려운 점이였다” 며 “역사적 사실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을 했다”고 덧붙였다.

조치원 소재 성원 출판사에서 펴냈으며 강주현, 고우미, 황윤신, 인설현, 윤은실, 김소영, 한선화, 박미경씨가 연구 또는 조사위원, 행정을 맡아 저술에 힘을 보탰다. 우리 전통놀이 전문강사 한순영, 백영미, 이지현씨도 도움을 주었다. (연락처) 016-428-7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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