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도로이고 강인지”… 세종시 1명 토사에 매몰, 사망
“어디가 도로이고 강인지”… 세종시 1명 토사에 매몰, 사망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7.15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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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새벽 연동면서 밀려든 토사에 깔려, 최소 52곳 이상 도로 통제
차량 침수 3건, 햇무리교 홍수경보… 오후 들어 금강 유량 급증할 듯
산사태 우려 132곳… 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위험한 곳 접근 말라” 당부
세종시 금강보행교 '이응다리' 주변 금강에 물이 밀려들면서 15일 하루동안 범람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세종시 출입기자단)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세종시에서 토사에 깔린 시민 1명이 15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세종시 각종 도로 50곳이 넘는 곳이 침수돼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장남평야 등 세종시 농경지 곳곳이 물에 잠겼다.

또 세종동 금강 본류를 지나는 햇무리교에 홍수경보가 발령된 상황이 유지되는 등, 세종시 각종 교량 턱밑까지 물이 차오른 상태다.

세종지역에는 오는 19일까지 계속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금강 상류에 있는 대전 대청댐이 15일 낮 12시부터 초당 방류량을 2400톤으로 늘릴 예정이어서,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0부터 15일 오전 7시까지 세종지역에 평균 328.46㎜의 비가 내렸다.

장군면이 450㎜로 강수량이 가장 많았고 부강면 390㎜, 연동면 370㎜로 그 뒤를 이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지역에서는 어진동이 378㎜, 한솔동 360㎜, 보람동 358㎜ 등의 순서로 강수량을 기록했다.

15일 새벽 연동면 청연로에서 남성 1명(74)이 토사에 매몰됐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관 등이 굴삭기 등 구조장비를 동원해 이날 오전 5시 45분쯤 구조했지만 심정지 상태였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최근 세종시에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우려되자 집 주변 축대 안전점검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남성은 1982년 의용소방대원으로 처음 임명된 뒤 조치원소방서 산하 연동면 의용소방대장을 2차례 역임하며 지역의 재난 발생 감소에 기여해 왔다는 것.

15일 새벽 세종시 연동면에서 남성 1명(74)이 밀려든 토사에 매몰된 장소(사진 왼쪽), 소방관 등이 굴삭기를 이용해 매몰된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재난안전대책본부)

15일 오전 7시 현재 세종시 도로 51곳이 침수된 상태이고, 차량 3대가 물에 잠겼다. 나무가 쓰러진 곳은 22곳으로 집계됐다.

장군면 대학길 38, 은하수공원 앞 수산교차로, 1번 국도 빗돌터널, 소정면 고등리 도로는 토사가 유입돼 치우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세종시는 오전 10시 25분 가람동 대전~당진 고속도로 밑 송원교 하부도로도 침수돼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재난문자메시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렸다.

장남뜰 장남평야를 비롯해 금남면 일부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 곳곳도 빗물에 침수됐다. 농경지 침수는 농민 등이 물에 잠겼다고 신고해도 관계부서 공무원 등이 현장확인 후 판단하기 때문에 집계가 늦어지는 상태다.

세종시는 산사태가 우려되는 곳이 132개 지역이라고 밝혔다. 

15일 오전 11시를 넘기면서 빗줄기가 더욱 강해지고 가시거리는 100여m로 줄어든 상태다.

기상당국은 16일까지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에 300㎜에 달하는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해, 각종 추가피해가 우려된다.

한편 세종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공무원 181명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금강 미호강 조천 등의 수위가 상승돼 자연배수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침수될 우려가 있는 저지대, 역류 가능성이 있는 맨홀 등에 접근하지 말고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장거래 세종소방본부장은 “전 의용소방대장으로 앞장서 온 분이 안전 활동 중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며 “사망자에게 최고의 예우를 다하라”고 지시했다.

15일 금강 물에 완전히 잠긴 세종시 합강오토캠핑장. 합강오토캠핑장측은 앞으로 복구작업에 3개월가량 걸리며, 이 기간 사전예약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히고 예약금은 순차적으로 전액 환불할 것이라고 공지했다.<br>
완전히 잠긴 세종시 합강오토캠핑장. 합강오토캠핑장측은 앞으로 복구작업에 3개월가량 걸리며, 이 기간 사전예약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히고 예약금은 순차적으로 전액 환불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사진=세종시 출입기자단)
15일 오전 세종시 연기면 눌왕리 하천변 도로를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 불어난 흙탕물로 어디가 도로이고 하천인지 언뜻 구분하기 힘들다.
15일 오전 세종시 연기면 눌왕리 하천변 도로를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 불어난 흙탕물로 어디가 도로이고 하천인지 언뜻 구분하기 힘들다.
15일 한솔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야산 사면이 무너져 산사태가 났다.
세종시 한솔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야산 사면이 무너져 산사태가 났다.
15일 빗물에 잠긴 세종시 연기면 농경지와 도로
빗물에 잠긴 세종시 연기면 농경지와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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