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세종시의원 2명, 돌연 해외연수 거부한 이유는…?
국민의힘 세종시의원 2명, 돌연 해외연수 거부한 이유는…?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3.29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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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최원석 의원, 출발 당일인 29일 국외공무연수 불참 통보
“문화관광재단으로 개편 위한 문화재단 조례안 철저 준비 위해”
설득력 부족해 보여… “둘이 상의했다” - “안했다” 부분 엇갈려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왼쪽부터)김충식, 여미전, 유인호, 임채성, 김재형, 최원석, 김현미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지원 협력사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왼쪽부터)김충식, 여미전, 유인호, 임채성, 김재형, 최원석, 김현미 의원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세종의사당건립지원협력사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중 국민의힘 김충식, 최원석 의원이 29일 국외공무연수 당일에 불참키로 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2명이 석연찮은 이유로 출발 당일인 29일 돌연 해외연수를 거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2명은 김충식 의원(조치원갑)과 국민의힘 원내부대표인 최원석 의원(도담동)이다.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29일부터 4월 5일까지 행정복지위원회 여야 위원 7명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2개국의 지방의회·공공기관 등을 방문하면서 공무국외연수를 진행키로 돼 있다.

이들과 동행하는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소속 공무원은 모두 7명이다.

김충식·최원석 의원 2명은 전날인 28일 밤부터 이번 공무국외연수 불참 의사를 주변에 내비치기 시작해, 29일 오전 9시 30분 세종시의회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하는 시의회 버스에 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의 기관 방문 예약 및 비행기·호텔 예약이 약 석 달 전부터 다 되어 있는 가운데, 긴박한 사유 없이 지방의회 의원이 공무국외연수를 출발 당일 거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불참하라는 외부 압력이 있었나?’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들 의원 2명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반면 최원석 의원은 “김충식 의원과 논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대답했고, 김충식 의원은 “최원석 의원과 논의한 바 없다. 혼자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충식 의원은 행정복지위원회 조례안 심의에서 의결 보류된 ‘세종시문화재단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충실한 준비를 위해서라고 이유를 들었다.

의결 보류된 이 조례안은 재심의를 위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소집을 요구해 전날인 28일 세종시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열렸지만, 표결 결과 13대 7로 부결돼 조례안 재심의를 위한 행정복지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김충식 의원은 “당초 이 조례안 심의를 할 때 자료가 심의 전날 왔다”며 집행부인 세종시의 조례입법 준비가 부실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뒤 “저는 국외공무연수를 가지 않고 여기에 남아서 뭔지, 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집행부와 상의하고 준비하고 싶어서 남았다”고 말했다.

최원석 의원도 전화 통화에서 김충식 의원의 답변과 비슷한 이유를 들었다.

김충식 의원은 이어 28일 오전 기자들에게 배포된 행정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 명의로 된 입장문과, 같은 날 오후 배포된 최민호 세종시장과의 비공개 대화 내용이 보도자료로 나온 점에 불만을 표시하며 국외공무연수 불참 결정에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정도 이유로 국외공무연수에 불참한다는 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판이 돈다.

조례입법을 위한 실무 준비는 시 공무원들이 하므로, 공무국외연수에 동참해 일정을 같이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세종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김광운 의원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두 분이 왜 안 가셨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 저는 그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 조례를 손보고 한다는 얘기만 들었다”면서 “연수 일정을 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할 수도 있는 거고…”라고 말했다.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시당 위원장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이들 의원 2명의 불참 결정에 의아해 하는 반응을 보였고, 이준배 세종시경제부시장도 “28일 밤 전화 통화를 했지만, 가시지 말라는 소리를 제가 할 수 있겠느냐? 행정복지위 위원 중 소수여서 고충을 호소하기에,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리긴 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무국외연수 출발 당일 취소함에 따라, 김충식·최원석 의원 2명이 물어내야 할 위약금은 1인당 255만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외공무연수의 1인당 경비는 305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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