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만의 대면… 최민호 - 의회 행정복지위원들, 앙금 풀었나
9개월만의 대면… 최민호 - 의회 행정복지위원들, 앙금 풀었나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3.28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일 본회의 표결 부결 직후 위원장실서 10명 비공개로 마주 앉아
분위기 어색했지만… 시민들 위한 조례안 심사·일해 가기로 합의
“당대 당 대결식 심사” - “시장이 오해, 왜곡된 폭로에 신뢰 생길까”
1일 열린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조례 심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인호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가 채수경 세종시 기획조정실장(가운데 뒷모습 보인 여성)에게 질의하고 있다. 전면 가운데 임채성 위원장은 왼쪽의 황진서 전문위원과 무엇인가 상의하고 있다.
지난 2월 1일 열린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조례 심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인호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가 채수경 세종시 기획조정실장(가운데 뒷모습 보인 여성)에게 질의하고 있다. 전면 가운데 임채성 위원장은 왼쪽의 황진서 전문위원과 무엇인가 상의하고 있다.

28일 열린 세종시의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된 직후, 최민호 세종시장과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임채성) 위원 7명이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날 본회의 표결이 가결됐더라면 같은 날 오후 ‘세종시문화재단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을 재심의하는 행정복지위원회가 열렸겠지만, 13대 7로 부결되면서 양측의 표정과 분위기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세종시가 제출한 이 조례안은 세종시문화재단을 문화관광재단으로 확대·개편해 관광 진흥 분야까지 맡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민호 시장측의 요청으로 면담이 이뤄진 가운데,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실에 마주 앉은 사람들은 모두 10명.

최 시장과 고기동 행정부시장·이준배 경제부시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채성 위원장과 유인호 부위원장, 김재형·김현미·여미전 의원, 국민의힘 소속 김충식·최원석 의원까지만 위원장실에 들어갔다. 

기자들은 물론 전문위원실 직원들, 시장측 수행 공무원들도 들어갈 수 없었다.

이날 오후 늦게 행정복지위원회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 10명은 최근 보류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한 의견을 비롯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향후 진행 방향을 논의했다.

최민호 시장과 참석한 의원들이 어떤 말을 나누었는지 구체적인 인용은 없는 채 ‘이날 간담회를 통해 집행부(세종시)와 행정복지위원회는 시민에게 온전히 돌아갈 수 있는 관광정책을 마련하자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로 요약했다.

반면 다수의 의원들 전언에 따르면 최민호 시장은 “부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조례안을 잘 검토해 시민들을 위해 좋은 모습으로 함께 갈 수 있는 모습을 보이자”라고 말했다.

최 시장은 또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 때문인지 (행정복지위 민주당 위원들이) 당대 당 대결의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는 당대 당 대결의 태도로 심의한 게 아니고, 각각의 개별 조례안별로 객관적인 심의를 하고자 했다. 시장이 오해하시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이어 “세종시 문화재단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의 경우, 집행부 공무원들이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기는커녕 ‘2주 안에 공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조르기만 했다”고 최 시장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최민호 시장은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요청한 사항에 대해 조속히 제출토록 실무진에게 지시하겠다”고 대답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여미전 의원은 “앞으로 상호 소통을 하며 신뢰를 쌓아 잘 해 가자고 하셨는데, 우리(민주당 의원)가 재량사업비를 먼저 1억원씩 원했다는 식으로 사실도 아닌 내용을 담은 왜곡된 발표를 하면 어떻게 신뢰가 쌓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해, 지난 23일 재량사업비에 관한 폭로를 한 이준배 경제부시장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임채성 위원장은 “조례안 심사가 정당 간의 대립으로 비추어져서는 안 되며, 세종시의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의안이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정리하는 말을 했다고 보도자료는 전했다.

이날 면담은 내내 어색하고 무거웠겠지만, 앞으로 서로 신뢰를 쌓아가며 잘 해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시는 이 면담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 언급도 하지 않았다.

보완 과정을 거쳐 세종시문화재단의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은 오는 5월중 열릴 시의회 정례회에 다시 제출될 예정이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한 의원은 “최민호 시장과 행정복지위 위원들이 이렇게 만난 것은 지난해 7월 당선 직후 식사 자리 말고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9개월 동안 최 시장과 행정복지위 시의원들 간에 직접소통이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

아무튼 이날 대화와 보도자료대로 앞으로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협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 나갈지 주목된다.

한편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민주당 소속 위원 5명은 지난 24일 있었던 국민의힘 세종시당의 기자회견은 잘못된 내용에 기반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28일 오전 배포했다.

지난 17일 보류 결정이 나온 문화재단 운영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을 비롯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다자녀 가정 입학축하금 지원 조례안’ 3건에 대한 각각의 결정에 하자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최민호 시장이 공포하지 않은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공포 건에 대해 상병헌 의장은 “검토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