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배 “상병헌 의장, 의원들 재량사업비 요구” 폭로… 물타기 시도?
이준배 “상병헌 의장, 의원들 재량사업비 요구” 폭로… 물타기 시도?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3.23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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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긴급브리핑 “최민호 시장에게 추경 편성 때 1억원씩 요청” 발언
“최 시장, 이 말에 충격받아 병원행… 행안부가 2012년부터 금지한 사안”
예산 규모 큰 일부 시도는 편성 중… 대화 결렬되자 국면 뒤집기 관측
이준배 세종시경제부시장(단상 왼쪽)이 23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준배 세종시경제부시장은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이 협상 과정에서 시의회 의원들의 재량사업비(일명 포괄사업비) 편성 및 보장을 요구했다는 폭로를 23일 했다.

세종시가 재의 요구를 한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재투표 결과 14대 6으로 지난 13일 가결되면서 경색된 국면을 풀어 가자며 물밑 대화를 제의한 최민호 시장에게 이같은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이준배 경제부시장의 이날 폭로는 그동안의 경색 국면에다 23일 국민의힘 김학서 제2부의장이 세종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정회 선포로 퇴장하기 전, “X발” 등의 욕설을 하는 바람에 빚어진 열세 위치를 벗어나기 위한 ‘물타기 시도’로도 풀이된다.

이준배 부시장의 폭로로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측과의 경색 국면은 한층 더 커지고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배 부시장은 이날 오후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고기동 행정부시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뒤 “최민호 시장님이 미국 출장에서 귀국한 뒤 (세종시)의회와의 협치를 위해 (물밑 대화 제의를 하는 등)다양하게 노력을 하셨다”면서 “상병헌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의원 2명 등 3명과 토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머리를 풀었다.

이어 이 부시장은 “이 과정에서 조례 통과나 여러 사안을 받아주는 대신 의원들의 재량사업비를 달라는 상병헌 의장의 요구가 있었다. 이 말을 듣고 최민호 시장님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부시장은 “상병헌 의장이 앞으로 있을 추경 편성 때 요구한 재량사업비는 1억원”이라고 말했다. 총 20명인 세종시의회 의원 1인당 연간 1억원씩 편성해 달라는 요구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배 부시장은 “의원 재량사업비는 2012년 행정안전부가 금지하는 공문을 지방자치단체에게 발송했고, 2013년부터 예산 편성 운영 기준에 따라 개정됐다”고 밝히고 “충남도에서는 도의원들마다 3억원씩의 재량사업비를 편성해 줬다가 굉장히 큰 감사를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님은 이 말을 듣고 굉장히 큰 충격을 받으셔서 지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배 부시장이 폭로한 자리에 배석했던 국민의힘 김광운 원내대표 의원은 “상병헌 의장이 그같은 요구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여미전 원내대표 의원은 “저는 그런 언급이 재량사업비를 말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기자들의 질문에 재량사업비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됐다”면서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면서까지 그런 제안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지방의원들에게 재량사업비, 즉 포괄사업비 예산을 편성해 주는 것은 관례, 관행으로 통했던 시기가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부 세종시 출입기자들은 “예산액 규모가 세종시보다 훨씬 큰 다른 시·도에서는 아직도 의원들 재량사업비 예산을 편성한다”면서 “이준배 부시장의 이날 폭로는 물밑 대화가 결렬되니까, 국면을 뒤집기 위한 물타기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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