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의장단 선출했지만… “뒤통수 쳐” - “우리도 당혹”
세종시의회, 의장단 선출했지만… “뒤통수 쳐” - “우리도 당혹”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7.01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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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표 상병헌, 전반기 의장에… 민주 “7표 다 준다는 협치 약속 위반”
‘제2 부의장, 김충식’ 결과 받아든 국민의힘 “또 뒤통수 치냐?” 격앙
“전반기 산업건설위원장은 민주당, 후반기는 국민의힘” 각서 작성
제4대 세종시 의장단에 선출된 상병헌 의장, 박란희, 김충식 부의장(사진 왼쪽부터)
제4대 세종시 의장단에 선출된 상병헌 의장, 박란희, 김충식 부의장(사진 왼쪽부터)

[2신=기사 종합] (2일 오전 2시 14분 전송) 천신만고 끝에 의장단을 선출했지만 앞날은 암울하다.

세종시의회는 제4대 전반기 의장에 상병헌(더불어민주당), 부의장에 박란희(더불어민주당), 김충식(국민의힘) 의원을 선출하고 쟁점이 됐던 산업건설위원장은 전, 후반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나눠 맡기로 했지만 결정과정에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향후 의정활동에서 치열한 다툼을 예고했다.  

제4대 세종시의회 전반기 의장·부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서 임시의장(의장 직무대행)을 맡은 상병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을 때만 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듯해 보였다.

20명의 여야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의장 선출 투표를 한 가운데, 상병헌 의원이 얻은 표 수는 15표였다. 득표율로 보면 75%.

정식으로 제4대 세종시의회 전반기 의장이 된 상병헌 의장이 곧이어 부의장 투표를 진행하려고 하는 순간, 더불어민주당 임채성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뒤 “안건협의를 할 게 있다”며 10분간 정회를 요청했다.

1일 오후 5시쯤 시작된 정회는 오후 6시를 넘겨서도 계속 이어졌다.

김광운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7명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거나, 어두워졌다.

더불어민주당 측의 전언과 주장에 따르면 ‘협치’를 하자는 합의하에 여야 의원 모두 만장일치로 상병헌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키로 했는데, 국민의힘 측이 약속을 깨고 이탈표 5표가 나오도록 단속을 안 했다는 것이다.

의장 투표에서 김충식 국민의힘 의원에 기표한 표가 두 장 나왔고, 김학서 국민의힘 의원 1표, 나머지 2표는 무효표와 기권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회의장 옆 복도에서 얼굴이 벌겋게 된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표 단속이 안 돼)미안하다고 사과하지 않았느냐” “공산당도 아니고, 꼭 만장일치로 20표가 다 나와야 하느냐” “정말 너무한다”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급기야 김광운 원내대표는 “시간상 최민호 세종시장 취임식은 끝났겠지만, 세종시 출범 10주년 기념식에는 가야겠다. 최민호 시장 볼 낯이 없다”며 6명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세종중앙공원 기념식장으로 가 버렸다.

1일 밤 세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제4대 의회 전반기 의장 부의장 선거에서 이순열 더불어민주당 의원(뒷모습 여성 의원)과 김학서 국민의힘 의원(투표하고 나오는 사람)이 엇갈리고 있다. (왼쪽 사진) 감표위원으로 지명된 최원석 국민의힘 의원과 김효숙 민주당 의원이 투표용지에 직인을 찍고 있다. (가운데 사진) 제4대 의회 전반기 제1 부의장에 선출된 박란희 민주당 의원이 소견발표를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 13명만 본회의장 의석에 앉은 가운데 상병헌 의장은 제1 부의장 선거를 이어갔고, 박란희 의원이 13표를 얻어 제1 부의장으로 확정됐다.

이어 제2 부의장 선거까지 강행해 부의장 2석을 민주당이 독식할 것인지 방청석에서 지켜보던 취재진의 관심이 쏠리는 순간, 상병헌 의장은 오후 9시까지 정회를 선포했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최민호 시장 취임식에 안 가려고 이런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 우리도 난감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협치를 하자는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 저쪽이 먼저 신뢰를 깼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의회 청사 부근 식당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갔고, 그 사이 김광운 원내대표에게 제2 부의장 선거를 1일 오후 9시 속개하겠다고 연락해 국민의힘 의원 7명은 시의회 청사로 돌아 왔다.

오후 9시를 넘겨 시작된 제2 부의장 선거 결과, 김충식 국민의힘 의원이 20표 중 11표를 득표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전반기 제2 부의장으로 선포됐다.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전에 여야 의원 모두에게 내정된 것으로 여겨졌던 김학서 국민의힘 의원이 아닌, 돌연 김충식 의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상병헌 의장은 “김충식 의원은 단상으로 나오셔서 제2 부의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한 소견발표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심각하게 굳은 표정이 된 김충식 의원은 의석에 파묻힌 것처럼 깊게 앉은 채 전혀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본회의장이 매우 어색하고 심각한 분위기로 채워진 시간이 10분가량 흘렀고, 국민의힘 의원 7명은 결국 의석을 이탈했다.

방청석의 취재진들은 재선의 의정경험이 있는 의원이 3명 있는 민주당이 의정경험 없는 초선뿐인 국민의힘 의원들을 궁지에 빠트려 길들이기 등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기도 했다.   

본회의장 옆 복도에서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격분한 표정으로 선 채 “김학서 의원을 제2 부의장으로 선출키로 다 얘기가 됐었다. 우리(국민의힘)가 7표뿐이니 민주당에서 4~5표를 얹어 11~12표 정도 나오도록 모양새를 갖추기로 했었다” “그랬는데, 이렇게 또 뒤통수를 칠 수 있느냐” “정말 너무한다”고 말했다.

김광운 원내대표는 이어 “김충식 의원이 제2 부의장 사퇴서를 내도록 하겠다. 이후 의사일정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옆에 선 채 역시 얼굴이 상기돼 있던 김동빈 국민의힘 의원은 “김충식 의원의 얘기를 들어보자”며 김광운 원내대표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방으로 데리고 갔다.

얼떨결에 부의장 된 김충식, 소견발표 요청에 끝내 불응
의장단 3명 구성에 당초 예상과 달리 8시간 가까이 걸려

더불어민주당 측의 말은 다르다. 여미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영현 원내부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출범 10주년 기념식장에서 복귀하기 전, 제2 부의장을 (국민의힘에) 드리겠다고 했지, 김학서 의원이 선출되도록 하겠다는 말은 없었다.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이) 자유투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 3명, 또는 3명 중 2명의 지시(?)가 사전에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미전 원내대표와 김영현 원내부대표는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 이런 결과가 우리(민주당)에게 전혀 득이 되지 않는데, 우리가 그럴 이유가 없다. 우리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제2 부의장 선거에서 김학서 의원은 9표를 득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 13명 중 2명은 김학서 의원에게 기표를 하고, 나머지 11명은 김충식 의원을 선택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런 투표 결과가 민주당 의원들의 조직적인 논의 후 나온 것인지, 원내대표단 설명대로 전적으로 개인 의사에 따른 것인지 의문이 다 풀리지는 않는 상황이다.

이렇듯 제4대 의회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3명을 선출하는데 1~2시간이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상은 8시간 가까이 걸렸다.

한편 전반기 의장 선출 전, 1시간여에 걸친 재협상 결과 제4대 의회 전반기 산업건설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가져가고, 교육안전위원장과 윤리특위 위원장을 국민의힘 측이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대신 제4대 의회 후반기 산업건설위원장은 반드시 국민의힘에 양보하기로 합의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2부 작성해 양측이 1부씩 나눠 가졌다. 이 양해각서에는 양당 의원 20명 모두 서명했다.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시간여 걸친 재협상 후 “의석 비율이 11대 5였던 제2대 세종시의회 등의 원구성 자료를 본 결과, 우리(국민의힘)가 산업건설위원장을 가져간 전례가 하나도 없었다”며 다소 멋쩍어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김동빈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건설위원회는 대부분 농업·축산·농촌 도로·개발제한구역 관련 안건을 다룬다”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교통 때문에 산건위원장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하는데, 당최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1일 이같이 우여곡절로 점철된 과정을 거친 후 상병헌 의장은 제4대 전반기 원구성을 위한 본회의 일정을 5일까지 열기로 확정한 뒤, 4일 오전 11시 제4대 의회 개원식을 열고 같은 날 오후 2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한다고 공포했다.

세종시의회 원구성을 위한 본회의 첫날인 1일 더불어민주당 측과의 협상에 타결을 보지 못한 국민의힘 의원 7명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어 이들은 김덕중 시의회 사무처장 등이 입회한 가운데 시의회 제2 부의장실에서 민주당 측과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 앞에 선 사람은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이다.
세종시의회 원구성을 위한 본회의 첫날인 1일 더불어민주당 측과의 협상에 타결을 보지 못한 국민의힘 의원 7명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어 이들은 김덕중 시의회 사무처장 등이 입회한 가운데 시의회 제2 부의장실에서 민주당 측과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 앞에 선 사람은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이다.

세종시의회 원구성 ‘진통’… 국민의힘, 보이콧 선언 후 재협상 중

[1신] (7월 1일 오후 3시 9분 전송) 세종시의회 원구성이 첫날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제4대 의회 전반기 원구성을 위한 본회의가 1일 오후 2시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본회의 개회 직전까지 상임위원장 배분을 위한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 세종시의원 7명이 같은 날 오후 세종시청 브리핑룸으로 이동,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어 김덕중 세종시의회 사무처장 등이 입회한 가운데 1일 오후 3시 현재 시의회 여야 원내대표단과 재선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상병헌·이순열·임채성 의원 3명이 제2 부의장실에서 비공개리에 교섭을 하고 있다.

보이콧 선언 후 재교섭은 더불어민주당 상병헌 의원이 중재했다. 3자가 모여 다시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4대 의회 전반기 의장 및 부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파행을 겪는 원인은 산업건설위원장 자리를 포함한 상임위원장을 양측에 몇 자리씩 배분할 것인가 하는 것 때문이다.

여당이 됐지만 20석 중 7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김광운 원내대표 설명에 따르면 국민의힘 세종시의원들은 산업건설위원장 자리와 1년씩 돌아가면서 하게 돼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 등 2석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20석 중 13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측은 산업건설위원장 자리를 줄 수 없고, 부의장 2석 중 1석과 윤리특위 위원장 1석만 줄 수 있다고 고집하고 있다는 것.

제2부의장실서 비공개 교섭 중… 민주-국힘, 기싸움 ‘팽팽’
여야 원내대표단과 재선 의원 3명 동석, 상병헌, 중재 주도

김광운 원내대표는 “6월 23일과 30일 두 차례 만나 교섭을 했다. 우리는 처음엔 산업건설위원장과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 2석을 요구했다가, 산건위원장과 1년만 할 수 있는 예결특위 위원장 등 2석으로 양보를 했는데도 민주당 측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산업건설위원장 자리를 거세게 요구하는 것은 7명 중 5명이 당선된 지역구인 읍면지역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행복도시 동지역은 국가기관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2030년까지 개발을 책임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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