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받아보셨나요?”
“코로나 검사 받아보셨나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05.25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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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 체험기] 제주-서울-세종 각각 다른 이유로 검사
나와 주변인 위한 배려… 세종시 드라이브 스루 검사 편리해
각각 다른 이유로 3번에 걸쳐 받은 코로나 검사는 내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파수꾼과 같은 것이었다. 사진은 세종보건환경연구원의 코로나 검사 모습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을 지배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마스크 쓰고 다녀야 하는 여름을 두 번째 맞고 있다. 집합금지로 각종 회의와 행사는 비대면이 익숙하다. 하지만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문자메시지가 오면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일상이 정지된다.

23일 세종시 확진자가 19명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면서 기자도 명단에 이름을 올릴 뻔했던 아찔한 경험을 나눠본다.

갑자기 문자메시지가 왔다.

'[Web발신]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 안녕하세요. 보건소입니다. ○○○께서는 5월 ○일 방문한 ‘○○’역학조사 결과 접촉자가 아니며 예방적검사자(단순검사)로 분류되었습니다. 주소지관할보건소로 연락 후 선별진료소에 방문하시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귀하는 2주 자가격리대상자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두 번 정도 읽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보건소에 전화를 했다. “그러니까 제가 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인가요?”라고 물으니 검사를 해야 한단다. 갑자기 모든 일상이 정지됐다. 오늘 가야 하는 행사도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어서 못 간다고 전화를 하고, 전날 만났던 지인에게 전화해서 사정을 말했다.

행사의 사회를 봐야 하는 지인 역시 문자메시지는 받지 않았지만 자발적 자가격리를 하겠다며 행사 사회를 급하게 다른 사람에게 미뤘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검사를 한다는 세종시 어진동 선별진료소에 갔다. 자동차가 길게 늘어서 있어 줄이 길었다. 얼마간 기다리니 방호복을 입은 검사자가 차량 창문을 내리라고 하며 설문지를 나눠준다.

건네준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설문지에 예방적 검사자로 표시했다. 검사 장소에서 자동차를 탄 상태로 코와 목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집으로 돌아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며 결과를 기다렸다.잠시 빵을 사러 들렀던 제과점에 확진자가 다녀가 ,그 상점에 들렀던 모든 사람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검사하게 하다니 뛰어난 행정력에 감탄하게 됐다.

지난해 제주도에 갔을 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했던 상황이 떠올랐다. 급하게 제주도에 가야 할 일이 생겨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들어갈 때만 해도 몸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비행기 안이 건조했는지 숙소가 추웠는지 제주도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목이 붓고 열이 났다.

당시에도 열이 나면 아무 데도 출입할 수 없던 터라, 지역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선 치료를 하기에 앞서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해서 검사할 수 있는 곳을 수소문했다. 대학병원엔 검사실이 병원 밖에 따로 마련돼 있었고, 2시간에 한 명만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검사를 받을 사람이 들어오기 전, 완전 소독을 마치고 다른 검사자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바로 검사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적지않은 검사비를 내고 검사를 받은 후 숙소도 가지 못하고 식당이나 화장실 등도 가지 못하며 렌트한 자동차 안에서 6시간을 기다렸다. 몸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좁은 차 안에 있으려니 괴로웠지만, 당시 제주도는 슈퍼전파자 때문에 호텔이 폐쇄되고 식당과 카페도 영업을 전혀 하지 못하던 때여서 조심해야 했다.

다행히 6시간 만에 음성 판정을 받아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만약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제주도에서 치료를 마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두 번째 코로나 검사는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시고 나서 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 입원하셨는데, 면회든 간병이든 병원에 들어가려면 우선 코로나 검사를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어머니는 폐가 좋지 않은 기흉이라는 증세였는데, 호흡기질환이라 응급실에서도 격리실에 있으며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다른 검사와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머니도 음성 판정을 받아 이어지는 다음 단계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간병할 가족도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병원 뒤편에 마련된 코로나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역시 몇 만 원의 검사료를 내야 했다. 하룻밤이 지나고 다음날이 돼서야 음성이라는 검사 결과를 받고 병원에서 어머니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꽤 위독한 경우였는데도 다른 환자의 안전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검사도 6시간 정도 지난 후 ‘음성’이라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통지서를 받은 사람은 음성 결과를 받았더라도 자가격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 자가격리 대상자가 됐더라면 일상은 2주간 정지되고 공무원 가족 역시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문지은 기자
문지은 기자

23일 소담동 어린이집에서 나온 대규모 확진자는 보육교사의 선제적 검사로부터 시작됐다. 만약 검사가 없었으면 대부분 확진사실을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접촉해 더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다.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진단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역당국은 누구나 진단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증상이 의심되면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기를 권고한다.

문자메시지 통보를 받고는 검사받는 것이 번거롭고 하루 동안의 자가격리로 일상이 정지되는 경험을 해 봤지만, 진단검사만이 나와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방법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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