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안해” 세종시 - “독선 멈춰야” 시의회, ‘대치’
“인사청문회 안해” 세종시 - “독선 멈춰야” 시의회, ‘대치’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4.02.13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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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열 의장, 13일 의회 명의로 성명서 발표 “협치 실종, 강한 유감”
의회 ‘카드’ 거의 없어 당장 충돌 양상은 무… 3월 임시회 험난할 듯
“임원추천위 거쳤으므로 중복심사” - “시민 대표인 의원, 공개 검증”
13일 성명서를 낭독한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발언대 뒤에 선 여성)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이 인사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신임 박영국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 여부를 놓고, 시와 세종시의회 간에 대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세종시의회(의장 이순열)는 14일 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이순열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 등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명서를 발표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임명 강행과 협치 실종에 강력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순열 의장은 성명서 낭독을 통해 “최민호 세종시장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추천됐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는 필요 없다는 논리로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사실상 무산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순열 의장은 이어 “이번 문화관광재단 대표 임명 강행은 법과 조례에 따라 이제부터는 마땅히 인사청문회를 통해 시 산하기관장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고 알권리를 보장받으리라는 시민들의 정당한 신뢰를 저버린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세종시의회는 분명히 경고한다. 최민호 시장은 법과 제도, 시민과의 약속, 의회와의 협치를 무시하는 궤변과 독단·독선·독주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세종시가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회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이 법률·조례 등을 위반한 것은 아니어서, 야당인 민주당 의원이 다수인 세종시의회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아 보인다.

다만 3월로 예정된 세종시의회 제88회 임시회부터 순탄하지 않은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최민호 시장이 이끄는 세종시는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내정자가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쳤으므로, 인사청문회까지 하면 ‘중복심사’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더욱이 세종시의회가 추천한 임원추천위원 3명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 심사 과정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세종시의회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쳤다 하더라도 비공개 절차이고,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내정자가 적절한 자질과 능력을 가졌는지를 시민들의 대표인 시의원들이 공개리에 검증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다.

의회는 또 지난해 10월 제정된 세종시 조례와 마찬가지로 대전·대구·서울시, 전북도 조례도 ‘인사청문회를 요청할 수 있다’라고 돼 있지만, 이들 시·도 산하기관장 임명 전에 시·도의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점을 강조한다.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시·도 산하기관장 임명 전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는 곳은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시가 유일하다.

작년 10월 제정된 세종시 인사청문회 조례는 시의원 20명 중 19명이 동의를 했지만, 이날 성명서 발표 전 국민의힘 의원 7명은 성명서 발표장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상임대표 김갑년)도 이날 ‘박영국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을 실시하라’고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출자·출연기관의 목적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함 또는, 주민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함이다. 그런 기관을 운영하는 대표의 생각과 철학에 따라 지역 주민의 경제와 복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래서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를 통해 검증 절차를 거치면서 시민들에게 알권리를 충족시키도록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세종시 문화관광재단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민호 시장이 이사장인 문화관광재단 이사회를 14일 열어 박영국 대표이사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 심의·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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