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본선’ 없는 KTX 세종역 설치 타당성조사… 어떻게 볼까
‘부본선’ 없는 KTX 세종역 설치 타당성조사… 어떻게 볼까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10.24 17: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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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11월중 나올 타당성조사, 부본선 전제 안해… 사고 위험 없어”
현재 호남고속철 오송~익산역 최소 배차 간격 10분… “승하차 1~2분”
세종의사당 입주 땐 역사 설치 낙관 분위기… 시민들, 국회의 힘 기대
이춘희 세종시장은 KTX 세종역은 일관되게 추진해온 사업이며 국회 세종의사당 등 상황변화가 오면 다시 건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KTX 세종역 예정지로 꼽히는 금남면 발산리 일대. 왼쪽 위는 KTX 세종역 추상도
KTX 세종역 예정지로 거론되는 금남면 발산리 일대. 왼쪽 위는 KTX 세종역 추상도 (사진=세종시)

‘부본선’을 설치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KTX 세종역 설치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부본선은 철도 선로 위에 열차가 여객 승하차를 위해 정차한 뒤 뒤따라오는 열차를 먼저 보내, 사고 위험을 회피하는 용도의 부설 선로를 말한다. 본선 선로와 구분해 부본선이라고 부른다.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시가 올해 초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발주한 KTX 세종역 신설 타당성조사 용역이 10월중 마무리 될 예정이다. 현재 아주대 산학협력단은 용역안을 다듬고 있는 중으로, 11월중 최종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관심사는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값이 어떻게 나오느냐이다.

세종시가 아주대 산학협력단에 맡긴 뒤 지난 2020년 7월 9일 발표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서 B/C는 0.86으로 나온 바 있다.

B/C가 1.0은 되어야 ‘경제성이 있다’라는 평가가 내려지는데, 당시 세종시 안팎에서는 B/C 0.86만으로도 희망적이라는 세평이 나왔었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11월중 발표할 타당성조사 용역 보고서에는 ▲2027년 8월 1일 충청권 세계하계대학경기대회 개최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 등의 요인을 반영해, 2020년의 B/C 0.86 이상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관측을 세종시 안팎에서는 하고 있다.

이번 타당성조사 용역 역시 2020년 7월 9일 발표됐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처럼 ‘부본선 설치’를 전제하지 않고 진행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세종시 관계자는 24일 “아주대에 맡긴 용역은 부본선 설치 없이 한다. 부본선 설치를 포함하면 공사비가 늘어나 B/C가 낮아지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본선이 없으면 사고 위험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 호남고속철도 열차 편성표를 보면)그런 사고 위험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호남고속철도 오송역~익산역 사이 운행편성표를 보면 KTX 고속열차와 SRT 고속열차의 최소 배차 간격은 10분이다. 보통 12분~22분 간격이 많다.

KTX 세종역이 설치될 경우, 승객 승하차를 위한 정차 시간은 1분, 길어야 2분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 관계자는 이 때문에 “사고 위험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KTX 세종역 설치에 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낮은 안정성·경제성을 들어 KTX 세종역 설치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17일 있었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지홍 국토부 철도국장은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KTX 세종역 설치는)검토 결과 입지적으로 안정성에 약간의 문제가 있고, 경제성도 낮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지홍 국장은 그러면서 대안으로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가 생기면 기존 경부선과 붙게 돼, 세종에서 서울로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수행을 위한 재정 검토와 함께 민자(민간자본)사업 검토 역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이처럼 KTX 세종역 설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배경에는 지난 2017년 5월 국가철도공단이 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가철도공단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서 KTX 세종역 설치 B/C는 0.59로 나온 바 있다. 0.59는 KTX 세종역 안전을 위해 부본선 설치를 전제로 한 결과. 부본선 설치를 전제로 하면 역사 설치비용 못지않은 건설비를 투입해야 하고, 경제성은 당연히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세종시가 2020년 7월 9일 KTX 세종역에 관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를 발표했을 때, 국토부는 같은 날 오후 이를 뒤집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부본선 설치를 전제로 하지 않은 KTX 세종역에 관한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를 정부가 어떻게 볼지 궁금해진다. 세종시가 내세울 설득논리 역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세종지역에서는 국회 세종의사당이 문을 여는 시기 전후가 되면 KTX 세종역이 설치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정부예산 심의·의결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 힘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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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민 2023-10-25 17:44:11
부본선 없으면 말짱 황임
부본선이 없다는 의미는 그야말로 세종시를 행정수도가 아닌 그저 하나의 지나가는 도시 정도로만 보겠다는 의미임
그리고 애초에 금남면 위치 자체가 사실 말이 안됨. 세종국회의사당과도 거리가 멀고 예를들어 서울에 가기 위해서 1생활권, 2생활권, 5생활권, 6생활권 사람들은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는 황당한 동선을 불보듯 뻔한데 누가 저 자리를 자꾸 ktx역으로 고집하는지 모르겠네요. 행복도시 구조상 ktx역은 어느동에서도 편리하게끔 당연히 중앙공원 위치 정도에 자리 잡아야됩니다. 그래야 여행객들도 호텔가기 편하구요.

정동직필 2023-10-25 11:19:50
부본선 있고 B/C1이 되어야 비벼볼만 하지, 부본선 설치 안 했다가 사고 터지면 바로 대형 인명피해가 불보듯 뻔한데 미쳤다고 국토부에서 이걸 받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