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 달린 자율주행 로봇, 왜 세종시 금강보행교에 돌아다녀…?”
“네 발 달린 자율주행 로봇, 왜 세종시 금강보행교에 돌아다녀…?”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9.2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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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이응다리 자율순찰… 사고 위험 감지하면 실시간 전송
개처럼 네 다리로 성큼성큼 걷고 경사진 계단 서슴없이 오르내려
지자체 배치되기는 전국 처음… 현대차 계열사인 미국 회사 제조
20일 자율보행 사족로봇 '스팟'이 세종시 보람동 이응다리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20일 세종시 보람동 이응다리(금강보행교)에 다리가 네 개인 자율보행 로봇 1대가 나타났다.

이 자율보행 사족로봇은 마치 개처럼 네 다리로 성큼성큼 걷는 것은 물론, 경사진 계단도 서슴없이 오르내렸다. 

사람의 지시에 따라 옆으로 네 발로 걷고, 개가 인사하듯이 앞다리를 구부려 웅크리기도 했다.

스팟(Spot)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사족보행 로봇은 ‘2023 세종축제’가 시작되는 10월 6일부터 이응다리에 오는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순찰로봇으로 기능을 한다.

자율보행 사족로봇이 공장·발전소 등의 사고위험이 높은 곳에 작업자 대신 투입되기 시작했지만, 지방자치단체에 순찰용으로 배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지능(AI)과 각종 카메라를 탑재한 스팟은 10월부터 이응다리를 네 발로 걸어다니면서 하루 24시간 자율보행 순찰은 물론 몸체에 탑재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센서를 이용해 사람이 쓰러졌거나, 화재 감지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중현 세종시 지능형도시과장은 “스팟이 촬영한 영상은 나성동에 있는 도시통합정보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면서 “사람이 쓰러졌거나, 불이 날 위험 등은 시통합정보센터에 있는 관제사가 판단한다. 위험상황이라고 판단되면 단 한번 조작으로 112·119 등의 상황실에 역시 실시간으로 전송돼 대응을 할 수 있게 한다. 지금은 스팟이 스스로 위험상황을 판단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중현 과장은 “스팟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조만간 자율학습을 완료하면, 스스로 위험 상황을 판단해 관련기관에 전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에 따르면 스팟을 제조한 회사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은 인공지능 기반의 순찰 로봇으로, 탑재한 여러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자율주행 기능과 원격조작, 자동충전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20일 세종시 보람동 이응다리 상판에서 자율보행 사족로봇 '스팟'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연기자의 상태를 살피며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도시통합정보센터에 전송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사는 2020년 9억2100만 달러에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돼, 현재 미국에 있는 현대차 계열사가 됐다.  

스팟은 또 세종축제 기간 중 순찰하면서 시민들에게 춤, 포토존 상대가 되는 등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자율주행 로봇 기능 시연을 통해 스마트시티 세종의 이미지를 알리는 데도 활용될 예정이다.

스팟은 한번에 최대 1시간 30분간 작동하며, 충전시간은 2시간이 필요하다. 평균 보행속도는 시속 5.7㎞이다. 

내년에 스팟 1대를 더 도입할 예정인 세종시는 세종 국가시범도시 생활·헬스케어·안전 공공부문 스마트 혁신기술 위수탁 협약 사업의 일환으로 4억5000만원의 국비 지원을 받았다.

한편 20일 스팟 시연행사에는 최민호 세종시장과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 나승권 세종시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 장거래 세종소방본부장, 이호식 세종시 국제관계대사, 고성진 시 미래전략본부장, 경찰 및 소방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민호 시장은 이중현 과장의 안내에 따라 스팟에게 “앞으로 가”, “앉아”, “3보 옆으로 가”, “인사해” 등의 지시를 하는 시연을 하기도 했다.

최민호 시장은 앞서 지난 3월 미국 출장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사 본사를 방문해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로봇기술을 도입하고 실증사업을 추진하는 협력관계 구축을 제안한 바 있다.

최민호 시장은 “제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인 인공지능, 5세대 통신서비스가 로봇에 접목되면서 스마트화가 비약적으로 진전되고 활용 분야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첨단 신기술을 활용해 시민안전을 도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세종시 보람동 이응다리 남쪽 광장에서 자율보행 사족로봇 '스팟'이 최민호 세종시장 지시에 따라 충녕어린이집 원아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일 자율보행 사족로봇 '스팟'이 세종시 보람동 이응다리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취재진들이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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