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분위기 조성 괘씸죄?”… 세종시 태권도시범단 추경안 전액삭감
“공포 분위기 조성 괘씸죄?”… 세종시 태권도시범단 추경안 전액삭감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6.27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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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세종 4대 관문 및 6대 보조 문 조성 위한 용역비도 전액삭감
행정복지위 심의 때 태권도협회 임원 등 30여명 몰려와 삭감 말 것 요구
이순열 의장 “엄중한 유감 표명, 시는 재발 방지 위한 특단의 대책 세워라”
27일 열린 세종시의회 제83회 정례회 3차 본회의 전경

세종시 태권도시범단과 ‘4대 관문 및 6대 보조 문’ 조성을 위한 사업을 착수할 수 없게 됐다.

세종시의회(의장 이순열)는 27일 제83회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고, 이 2가지 예산안이 삭감된 세종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고 폐회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안신일)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까지 철야 회의를 하면서 논의 끝에 세종시 태권도시범단 운영을 위한 1억5000만원과, 세종시 4대 관문 및 6대 보조 문 조성을 위한 용역비 5000만원을 전액 삭감한 2047억원의 추경안을 확정, 같은 날 본회의에 넘겼다.

세종시 태권도시범단 운영은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세종시태권도협회가 최민호 시장에게 제안, 최 시장의 선거공약으로 채택됐다. 4대 관문 및 6대 보조 문 조성사업 역시 최민호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분류된다.

세종시 태권도시범단 건은 지난 19일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임채성)이 추경안 심의를 할 때 세종시태권도협회 임원 및 회원 30여 명이 행정복지위 회의실 앞 복도에 몰려와 삭감하지 말 것을 요구하자, 더 엄격하게 심사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들은 또 행정복지위 및 예결특위 심의가 이어지는 동안 삭감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일부 시의원들에게 전송하거나 잇따라 전화를 걸기도 했다는 것. 

이에 일부 시의원들은 “당시 위압감을 느꼈다”, “공포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윤형권 세종시태권도협회 회장이 이같은 분위기를 주도한 협회 임원 2명에 대한 권고사직을 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전액삭감 사태를 막지는 못했다.

이에 이순열 의장은 27일 본회의를 개회하자마자 “지난 6월 19일 제83회 세종시의회 정례회 제5차 행정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심히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세종시민을 대표하는 주민 대의기관으로서 세종시의회는 지방자치법이 부여한 심의·의결권을 행사함에 있어, 특정 단체로부터의 집단 행동으로 인해 시의회와 의원에게 부여된 의무와 권한 행사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는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의장으로서 엄중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순열 의장은 이어 “특정 단체 및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집행부(세종시)는 이번 사태 발생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의원들이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실랑이가 벌어지기 직전의 분위기를 방치한 세종시에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4대 관문 및 6대 보조 문 조성을 위한 용역비 5000만원은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액삭감 됐다.

4대 관문은 세종으로 진입하는 도로 동서남북 방향에 세종시를 알리는 조형물을 세우려는 사업으로, 시는 세종시의회 의원들에게 4대 관문 및 6대 보조 문 조성에 약 154억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의원들의 이같은 관점은 이순열 의장이 지난 15일 취임 전 마지막으로 한 5분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이순열 의장은 지난 15일 산업건설위원장 자격으로 한 5분발언에서 세종시 4대 관문 조성사업이 시민생활에 긴급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현 의원은 “대전 유성구와 경계 지점에 있는 북유성대로변 상징물도 세종시는 전혀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1억원을 들여 만든 북유성대로변 이 상징물의 LED등은 전부 불이 켜지지 않는 등 완전히 고장난 상태다. 4대 관문 필요성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공무원들이 제대로 하지도 못하더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의회 예결특위는 이응다리(금강보행교) 주변에서 세종시가 하겠다며 신청한 빛축제 예산 심의를 하면서 시가 신청한 4억원에 2억원을 더 얹어주고 “제대로 하라”고 당부했다.

세종시의회는 이처럼 세종시가 신청한 추경안에서 18억원을 삭감하는 대신 다른 사업에서 18억원을 증액시켜 2047억원을 가결했다. 세종시교육청이 신청한 제1회 추경안 1444억원도 이날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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