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열 의장, “시민 일상 속에 존재하는 세종시의회 될 것”
이순열 의장, “시민 일상 속에 존재하는 세종시의회 될 것”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6.18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 위한 의회 위해 의장 아닌 의원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
집행부 행정, 시민 위한다면 협조 - 아니면 견제·제동 방침 확고
이 의장 부부, 부동산으로 개인의 부 증식 않는 철학 견지 ‘눈길’
이순열 의장은 견제와 제동을 내세우며 세종시의회가 시민을 위한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순열 의장은 견제와 제동을 내세우며 세종시의회가 시민을 위한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들 일상 속에 존재하는, 시민들과 숨쉬는 세종시의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5일 열린 세종시의회 의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순열 의장(52)은 16일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의회 의장이 된 지 이틀째인 16일 기자와 잠시 만난 이순열 의장은 “의회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시의원들이 월급(의정비)만 받아 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민 중심의 의회가 이런 거구나 하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바꾸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열 의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의장 중심이 아닌 19명의 의원이 중심이 되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의장을 뺀 19명의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사실 외로운 섬”이라고 비유를 한 뒤 “내가 다른 의원들보다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조명을 못 받는 것은 아닌지 하는 초조감이 드는 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이 의장은 “일단 19명의 의원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그들의 말을 자주 듣겠다”면서 “제가 산업건설위원장일 때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소통도 활발해서, 같은 당 의원들이 불만을 표시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의장이 된 다음날인 16일 오전 첫 번째 행사로 조치원읍에 있는 충령탑에 참배하러 갈 때 의장 관용차를 타지 않고, 의회 버스 한 대에 의원들과 함께 타고 간 점을 소개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조치로, 이순열 의장은 세종시의회사무처 홍보기획담당에게 했다는 부탁을 소개했다.

시의회 의정에 관한 홍보를 할 때 의장에 대한 홍보 비중을 지금까지의 절반 수준으로 확 줄이고, 의원 개개인에 대한 홍보 비중을 더 늘려 달라고 했다는 것.

당적에 구애받지 않고 시의원들 간의 소통과 대화가 활발해지면 협업도 잘 된다고 이순열 의장은 강조했다.

이 의장은 그 사례로, 최근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세종시가 2025년 하려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관련해 캐나다 CIB(Communities in Bloom) 의장단에 대한 시 집행부의 자발적인 과잉의전을 산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돌아가며 캐고 들어간 점을 들었다.

그 결과 “CIB 쪽에서 높은 수준의 의전을 먼저 요구해서 했다”라고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해 빠져 나가려던 세종시 간부를 꼼짝못하게 만들었다는 것.

대중교통(시내버스) 무료화 공약을 위한 연구용역서가 부실 투성이로 제출된 점도 여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이 협업을 해 비판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낸 점도 같은 사례로 거론했다. 

대화는 집행부 견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로 이어졌다. 시민 생활과 세종시 발전을 위한 행정은 돕겠지만, 급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예산을 쓰는 것에는 제동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이순열 의장은 관련된 예로 세종시 전동면의 한 마을에 있는 한 고갯길, 내리막길을 들었다.

이 도로 고갯마루에서 달려 내려오는 대형 트럭의 운전석에서는 내리막길 마지막 부분을 건너는 마을 노인들이 구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높은 사고 위험 때문에 속도위반감시카메라 설치가 시급하지만, 여태 설치되지 않고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한다고 역설했다.

이 의장은 “5000여만원이면 될 텐데, 이 곳은 속도위반감시카메라 설치가 시급한 세종시 도로 목록의 두 번째 순위에 올라만 있을 뿐, 여태 안 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한 뒤 “그런데도 시 집행부는 세종시 진입도로 동서남북에 관문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 목숨이 더 중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세종시의회사무처에 대해 그는 “공무원들에게 의회사무처는 직장이다. 직장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저는 그런 노력을 할 수 있게끔 기회를 만드는 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이순열)와 미래전략수도완성 특별위원회(위원장 김동빈) 소속 의원들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br>
4월 12일 세종시의회 미래전략수도완성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는 이순열 의장(사진 오른쪽에서 3번째)

이 의장은 이어 “의회사무처가 물론 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위해서 잘 해주면 너무 감사한 일이겠지만, 혹시라도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한다면 저는 의원들 입장을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회사무처의)작은 일까지 제가 관여하지는 않을 텐데, 의장으로서 질책을 하고 지적을 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열 의장은 주택(아파트)을 소유하지 않은 의원으로도 주변에 알려져 있다. 남편이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해 온 정부부처 공무원이어서,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을 기회가 충분히 있었지만 한 번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이 의장 부부는 ‘부동산(아파트와 토지)을 소유해서 부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고 들려줬다. 

이같은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이 의장 부부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은사인 김윤상 명예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부터라고. 김윤상 경북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 ‘토지공개념’ 이론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설파해, 정부 제도로 안착시킨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