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표’ 상가 활성화 방안… “이정도로는 어림없어”
‘최민호 표’ 상가 활성화 방안… “이정도로는 어림없어”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8.15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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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소상공인 “실망스럽다… 획기적인 것 하나도 없어 실효성 무”
전면공지 허용 찬-반 엇갈려… “지역-동네 달리 적용하는 구체성 없어”
종업원 확보에 임대주택 제공 조건, 술집·숙박시설 진입 허용 주장도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10일 발표한 상가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세종시 건물주, 소상공인들은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12일 해가 진 직후 세종시 나성동 상가 모습.

“그저 우리가 계속 얘기해 오던 것들만 모아 발표했다. 중·장기적인, 획기적인 게 없다. 좀 실망스럽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10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상가 공실 최소화를 위한 개선 대책’에 대한 세종지역 소상공인·건물주 등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 

최민호 시장이 발표한 내용으로는 상가 활성화가 요원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10일 최민호 시장이 발표한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전면공지 영업 허용’ 부분에 대해서는 동네·지역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나성동에서 영업을 하는 한 상인은 “한솔동이나 금강 수변상가 등 상가 층고가 낮은 곳에서는 효과를 볼지 모르겠지만, 나성동과 도담동·종촌동 등과 같이 상가 층고가 높고 밀집된 곳에서 전면공지 영업을 허용했다가는 2층 이상 영업점은 다 죽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도 나성동·도담동·종촌동의 상가 고층에 세들어 간 상인들은 1층 영업점들이 길가에 파라솔 등을 내놓고 영업을 하는 바람에 손님들이 옆으로만 퍼지지, 2층 이상으로 올라오지 않는다고 불만이 크다”라며 “전면공지 영업이 더 많이, 전면적으로 허용되면 2층 3층 4층 5층, 고층 상가는 다 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면공지 전면허용은 상가 활성화가 아니라 상가 공실을 더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반면 보람동 금강 수변상가의 한 건물주는 전면공지 허용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최민호 시장의 발표 내용에는 근본적인 게 누락됐다. 세들어 올 영업점의 인력 조달 문제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공인들이 금강 수변상가 등에서 영업을 하고 싶어 해도 종업원을 어떻게 구할지 자신이 없어 들어오지 못한다”고 주장한 뒤 “10억, 7억~8억원을 호가하는 아파트에 사는 시민들이 식당에 나와서 일하려 하겠나”고 반문했다.

그는 “예전에는 대전, 충남 공주에서 통근차를 운행하며 종업원들을 구해 일을 시켰다. 지금은 교통체증부터 극심해 엄두가 안 난다. 점포를 얻어 새로 장사를 하려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말이다. 그러니 금강 수변상가든, 세종시(동지역) 다른 동네에서든 종업원을 구할 방법이 없어 상가에 세입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상가 영업점 인력난 해소 방안으로 그는 “일정기간 이상 종업원으로 일할 경우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약속을 세종시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가 종업원들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소문이 나면 대전·충남 공주는 물론 좀 더 먼 지역에서도 자발적인 인력이 공급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런 방법이 아니면 세종시 상가에 영업점을 내려는 소상공인들이 종업원을 구할 방법이 없다고 그는 역설했다.

금강변에 저층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그는 “높은 임대료 때문에 상가가 텅 비어 있다고? 천만에!”라고 말한 뒤 “세종시에서 나성동·도담동·종촌동을 빼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건물주와 세입자가 협상을 해 임대료가 결정된다. 임대료가 높다 싶으면 세입자들은 발길을 돌린다. 건물주가 일방적으로 정해 결정되는 임대료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종업원 조달 문제가 관건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나성동의 한 상인은 종업원 임금 수준을 묻자 “(젊은)외국인 유학생 시급이 1만3000~1만4000원 선”이라고 말했다.

올해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01만580원이다.

내국인 종업원 임금 수준을 거듭 묻자 그는 끝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세종시에서 내국인 종업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인 듯했다.

금강 수변상가 반대편인 세종시청 건너편 보람동 상업지역에서 점포를 얻어 영업하고 있는 한 상인은 “최민호 시장이 발표한 거에 새로운 게 하나도 없다. 다 전임시장 때 얘기 되던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사를 보니 이춘희 시장 때 얘기되던 것들뿐이다. 최민호 시장 취임 후 관련 공무원들이 일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한 뒤 “세종시는 상권마다, 동네마다 여건과 상황이 다르다. 상권마다 처방을 달리하는 구체성을 띠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그는 “숙박시설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더라”고 지적한 뒤 “제도적으로 숙박시설을 설치·영업할 수 있는 부분이 빠져 아쉽다”고 말했다.

금강 수변상가에 세들어 있는 한 상인은 “술 마시는 노래방이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뒤 “저녁시간에 유동인구가 기본적으로 많아지려면 이게 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요일이었던 지난 12일 해가 진 직후 세종시 나성동 상가의 한 골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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