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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 자살한 청춘들도 있었고 6. 25 혼란기에는 성씨를 바꾼 여성도 있었다는데, 그것은 양측의 부계(父系)끼리 동성동본이어서 문제가 되고 모계에 대해서는 무방한 것이었으니, 불임(不姙)이거나 딸만 계속 낳는 것이 부인만의 책임이라고 했던 것처럼 원시적인 사고방식에 의한 것이었다. 근래에는 법이 개정되어 그 조건이 대폭 완화되었다지만, 근친혼(近親婚)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성씨를 따지는 것보다는 촌수를 따지는 것이 현실적이다. ‘00씨 집안은 대단한 가문이다.’라는 자랑도 별 의미가 없다. 현재의 사람들은 한 시조(始祖)의 수십 대 후손일 텐데 조상들 중에는 여러 성씨의 옛 할머니들과 외조부도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한 분이지만 할머니는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2분이다. 한 세대를 평균 30년으로 계산하여 한 세대씩 거슬러 올라갈 때마다 조상의 수는 바로 다음 세대인 조상의 수의 2배씩 많게 된다.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이다. 모계로 따진다면 동성동본끼리의 혼인이 반복되기도 했을 것이다. '우리는 단군의 자손이다.’라는 말은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저항하기 위한 명분이었다고 한다. 우리는 단군 시대에 살던 사람들의 후손인데 성씨 사이에는 복잡하게 혼혈이 되었으니 특별한 인물이 탄생하는 성씨가 따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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