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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혹시 흔하지 않다면 슬픈 이야기보다는 희소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허름한 5층짜리 아파트의 5층에 집을 마련한, ㄱ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 건물 5층의 모든 집 베란다에는 빗물이 누수 되는 부분이 있어도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어서 입주민은 굳이 수리할 필요를 절실히 느끼지 않고 살아왔지만 ㄱ씨 집은 그 베란다가 방의 일부가 되도록 집을 개조해 놓았으니 문제가 되었다. 이 아파트에는 보일러 배관에서 물이 새서 아래층 집에 피해를 준 사례가 여러 번 있었는데 ㄱ씨 집도 그렇게 되어 4층 집에는 전기를 쓸 수 없게까지 되었다. ㄱ씨는 그 물이 옥상에서 내려오는 것이라고 우기며 건물 관리자에게 그것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철근 공으로 건축 일을 하기 때문에 건물의 하자 문제에 대해서 박식하다는 그는, 옥상에서 내려오는 물이라면 4층보다 5층에 먼저 피해를 줄 것이라는 상식에 대해서, 콘크리트 속에서는 물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건너뛰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누수탐지 기술자에 의뢰하여 그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1년쯤 지나서 또 그런 문제가 생겼다. 그는 지난번의 일은 잊은 듯이 행동하다가 이전처럼 해결하고 아래층 집이 손상된 것도 수리해 주었다. 수리비가 100만 원쯤 될 것 같은데 그는 300만 원이 들었다며 아파트 관리비로 충당해달라고 요구하다가 거절당하자 관리자에게 화풀이를 하는듯한 행동도 했다. 어느 아파트 경비원의 자살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같은 문제에 대한 경험자의 말대로 그의 보일러 배관을 즉시 고쳤더라면 아랫집의 손상이 덜했을 것이어서 수리비가 훨씬 적게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겨울이 되니까 그 집의 화장실 천장에 물방울이 많이 맺히고 바로 옆 거실의 벽과 천장에 습기가 차기도 했다. 그는 이것이 옥상에서 내려오는 물이라고 우겼다. 비가 안 와도 그런 현상이 계속되니까 그는 수도 파이프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전의 화장실 천장은 전체가 하나로 붙어있는 것이어서 빈틈은 환기구 하나뿐이었는데 그가 새로 꾸민 것은 빈틈이 많게 조립되어 있었다. 천장 위의 공간은 칸막이가 안 되어 있으니까 화장실에서 생기는 수증기가 천장 위로 올라가서 널리 퍼지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5층의 다른 집 화장실도 같은 조건이었지만 괜찮은 것은 바로 위 옥상에는 물탱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겨울에 보온이 되게 해주기 때문일 텐데 ㄱ씨 집만은 그 위치에 아무 것도 없으니까 그럴 것이었다. 그것은 소위 결로현상이라는 것 같으니까 겨울이 지난 뒤에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 후 빗물 누수 문제는 해결되었고 그 문제와 직접 관계가 없는 옥상 방수공사도 했다. 여름이 되어서 그가 화장실 문제는 자기가 처리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들은 관리자는 그 화장실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는데 다시 겨울이 되고 같은 현상이 나타나니까 그는 여름에도 그랬었다고 우겼다. 다시 여름이 되어서 주민들은 그것이 결로현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자기가 아랫집의 수리비를 부담했으니까 자기 집에 대한 보상을 받겠다며 이후부터는 관리비를 내지 않았다. 그의 집은 베란다를 방으로 꾸미지 않았다면, 그리고 화장실 천장을 새로 꾸미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테니 그 비용은 집주인의 몫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의견이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창문을 통해서 빗물이 들어온 것을 그는 누수 때문이라고 관리자에게 행패를 부렸다. 수개월 후에 그는 빗물 누수가 절대로 있을 수 없었던 부분의 천장에도 곰팡이가 피어 있는 자기 집 내부를 공개했다. 베란다 이외에도 누수가 되는 부분이 있었으니 보상해 달라고 자작극을 꾸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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