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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간 주역을 연구했다는 한 철학과 교수가 주역에 대한 강연을 했는데 점치는 데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점을 칠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맞힐 수는 없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 易자는 ‘쉬울 이’, ‘바꿀 역’자로 흔히 쓰이지만 ‘점치다’의 의미도 있어서 역학(易學)은 ‘점치는 학문’이고, 주역(周易)은 깊은 의미가 있는 유학의 하나면서 ‘중국 주나라 시대의 점치는 학문’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아무리 현명한 학자가 개발한 점술이라 해도 현실적일 수는 없다. 어느 교수와 정형외과 의사가 공동 집필한 책은 저명인사들의 관상(觀相)을 논했다는데 어떤 분이 23세에 어머니를 여읜 것은 이마가 둥그스름하게 잘생기지 않고 가운데 부분이 들어간 것과 관련이 있고 눈썹과 눈썹 사이가 볼록하지 못해 28세에 부친이 서거하는 비운을 겪었다는 것이라고 한다. 살인자의 관상과 그런 자녀를 낳은 부모의 관상, 그리고 피해자와 그 부모의 관상에 대해서도 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릴 때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부모를 잃는 사람들의 관상은 모두 그런 것일까? 무수한 사람들 중에는 관상이 그래도 그런 비운을 겪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그런 논리는 코미디에 불과할 것이다. “부모님, 왜 나를 낳으셨나요?”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지만 자녀를 그런 관상으로 낳았기 때문에 일찍 죽게 되는 사람에게는 ‘안 되면 조상 탓’이 아니고 ‘자녀 탓’이 되니까 부모들은 똑똑하고 건강한 자녀를 낳고 싶은 욕심보다는 자녀가 부모를 일찍 잃는 관상을 타고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될 것이다. 세상살이가 어려우니 한번 웃어보자고 쓴 책이라 해도 천재적인 두뇌로 많이 배운 분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런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는 말도 있었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이래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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