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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댓말을 써야 할지 반말을 써야 할지...’
icon 이창덕
icon 2016-08-12 09:00:29  |  icon 조회: 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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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랫말의 일부인데, 존댓말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이 아름다운 우리말의 장점이라고도 하지만 그것이 대인관계를 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말은 형식에 불과할 수도 있으니까 존댓말의 사용에 진심이 필수는 아니어서 특정인에게 선생님, 선생님 하며 굽실거리고는 헤어진 뒤에 옆 사람에게 “쪼다 같은 게, 선생님이라고 하니까 좋아서...”라고 농담을 하는 등의 이중인격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쓰레기 버릴 데가 계시면...”라고 어떤 사람이 말한 것은 수리 시설이 없어서 빗물에만 의존하여 농사를 짓던 농민이 “비가 오신다.”라고 말한 경우와 통하는 바가 있을 것 같았다. 미래에는 쓰레기 처리 문제가 더욱 심각해져서 쓰레기장이 귀하신 몸(?)이 될 지도 모른다. 상대방을 존중하여 그 주변의 사물에 대해서도 존댓말을 써서 “시간이 있으시면...”, “이게 보이시죠?”과 같이 말하기도 하는데 “당뇨가 있으시면...”라는 말처럼 질병까지 존중하는 것은 과잉충성이 될 것이다.
이렇게 존댓말이 남용을 넘어 오용이 될 정도인데 ‘당신(當身)’이라는 말은 분명히 존댓말이지만 좀 색다른 면이 있어서 이 말을 자유롭게 사용하다가는 “어따 대고 당신이야?”라는 반박을 당할 수도 있다. 말의 의미는 세월 따라 변하기도 한다. 근래에 젊은이들이 부모뻘 되는 사람들에게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호칭하는데 말뜻이 괜찮게 변한(확대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아닌 사람을 그렇게 부를 수 있느냐고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기도 하겠지만 말에는 따져보면 이런저런 모순점을 허용해야 할 부분도 있는 것이다. ‘당신’이라는 용어도 좀 유연하게 쓸 수 있게 되면 대인관계도 더욱 유연해질 수 있을 테니 그렇게 해보자는 운동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2016-08-12 09: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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