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이해를 못 하겠다.”라면서...
icon 이창덕
icon 2016-03-04 17:30:02  |  icon 조회: 4109
첨부파일 : -
사람들이 남을 탓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자신의 탓인 경우도 드물지 않으니까 어지러운 세상사들이 많기도 할 것이다. 한국인들이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시원하다.”라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어떤 외국인이 말했다는 것은 영어에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에 갔던 한국인이 cool의 뜻을 ‘시원하다’라고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리둥절했다는 경우와 유사한 점이 있을 것이다. ‘속이 시원하다.’라는 말에는 온도에 대한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며, 반어(反語)라는 것도 필요하니까 만들어졌을 것이다. 고달픈 현실에서도 “행복하다.”라고 외치기를 반복하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 한국말도 못 알아듣나?”라는 말의 뜻도 ‘꿈 보다 해몽...’인 경우가 있을 텐데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라는 노래에 대해서 ‘일을 해야지 놀기만 하면 되겠느냐’라는 비평의 글이 있었다. 여기서 ‘노세’는 ‘노래하고 춤추며 재충전하자’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면 굳이 비평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한 대학교수가 방송대담에서 “요즘 아이들은 쌀밥을 먹으며 ‘...밥맛이야’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렸을 때 쌀밥 먹기가 소원이었는데...”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밥맛이야’라는 말은 음식에 대해서가 아니라 분위기에 대한 불평이 더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촌이 논 사면,,, ’라는 속담에서 배가 아픈 이유는 ‘자기는 논을 살 형편이 못 되니까...’가 아닐까?
하나의 말에 여러 가지 뜻이 있고 같은 뜻을 가진 말이 필요 이상으로 많기도 하니 아름다운 우리말을 자랑하기에 앞서 방송용어처럼 공식적인 말은 가급적 단순하게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소위 글로벌 시대에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 관광객을 잡는다.’라는 말은 한국어에 미숙한 외국인이 순간적으로라도 오해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잡는다’를 ‘맞이한다.’라고 하는 것이 어떨까? 경어를 남발하여 ‘당뇨가 있으시면...’ 혹은 ‘저기 쓰레기가 보이십니까?’와 같은 말도 방송에서 할 필요가 있다면 ‘잡는다’를 ‘모신다’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6-03-04 17:30:0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