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믿어주세요.”
icon 이창덕
icon 2014-12-19 11:06:57  |  icon 조회: 13724
첨부파일 : -
과거에 어느 대통령의 이 말씀이 유행어처럼 된 적이 있었지만 믿으라고 애걸해야 믿는 것이 아니고 믿을 수 있으면 믿지 말라고 강요해도 믿게 될 것이다. 정치가는 국민을 어리석다 하고 국민은 정치가를 믿을 수 없다고 한다는 불신풍조도 있었다. 한 정치지망생이 대중 앞에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어떤 사람은 마음속으로 ‘에라, 이 XX놈아.’라고 외쳤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예도 있었다. 국민오락이라고까지 일컬어지던 고스톱이 스마트폰과 같은 문명의 이기에 밀려 사라져간다니 짜고 치는 고스톱도 사라질지 모르지만 ‘공무원이 공복(公僕)’이라는 미사여구에 어울리지 않게 은폐, 축소 혹은 뻥튀기, 날조, 입 맞추기(키스와는 의미가 좀 다름) 같은 것도 있어서 공무원과 일반 국민 사이에 ‘얼마나 속았던가, 얼마나 속였던가...’라는 감탄사가 있을 만도 할 것이다.
나는 공동주택의 물탱크 청소를 전문 업자에게 의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우에는 청소과정의 전, 중간, 후의 사진을 당국에 제출해야 된다는 규정이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연상시킨다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과거에 어떤 증거로 제시된 사진 중에는 소위 폼만 잡고 찍은 사례가 흔히 있었고 당국에서는 그런 것을 모를 리 없겠지만 접수해주었는데 물탱크 청소 도중의 사진을 요구하는 것도 그럴 수도 있다고 의심하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내가 제기한 것에 대해서 수도공사 담당자는 그래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그것을 요구하지 않고도 믿을 수는 없을까? 그 청소를 하며 청소 전과 후의 사진을 찍는 것은 한 사람이 할 수 있지만 청소 도중의 사진을 찍자면 한 사람이 더 필요한데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다리를 2개 올라가서 불안정한 위치에서 찍어야 되니까 부담이 되는 것이다. 어리석은 백성은 자신이 먹는 물을 소홀하게 취급할 것을 염려하여 그런 행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과잉충성이라는 것이 있어서 과잉애족도 있다는 것인가?
어떤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서 관계공무원이 직책을 규정대로만 수행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거나 최소한 줄일 수 있었다는 비난의 소리가 있게 되는데 규제에는 아무리 철저해도 오히려 부족할 경우도 있겠지만 물탱크 청소에 대한 규제는 필요 이상으로 철저해서 탁상 행정까지 동원하는 것이 아닌가? 공무원들이 이런 일로 과로하지 않기를 바란다.
2014-12-19 11:06:57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