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표, 세종시갑에서 유난히 많이 나왔다
무효표, 세종시갑에서 유난히 많이 나왔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4.04.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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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표 6700표 집계… 을구 무효표 1052표, 인근 유성구을 1032표에 그쳐
5000~6000명, 고의로 무효표 추정… 무효 비율 5.50%, 다른 곳은 1% 안팎
10일 밤 세종시 개표소로 지정된 정부세종청사체육관 다목적홀에서 개표종사원들이 개함한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10일 밤 총선거 개표 결과 세종시갑 선거구에서 무효표가 유독 많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2만1921명이 투표를 한 세종시갑 선거구의 무효표는 6700표였다. 비율로 따지면 5.50%이다. 

같은 날 인접한 세종시을 선거구에서는 8만9349명이 투표를 한 가운데, 무효표는 1052표였다. 이 곳의 무효표 비율을 보면 1.18%이다.

세종시갑 선거구의 무효표 비율이 세종시을 선거구보다 4.32%포인트 높다.

세종시갑에 인접해 농촌 고령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선거구를 보면 총 12만5381명이 투표를 했고, 무효표는 1765표였다. 이 곳의 무효표 비율은 1.40%이다.

역시 세종시갑과 행정구역이 붙어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 분야 연구원과 교수·교사·회사원 등 전문직 등의 종사자 비율이 많은 대전 유성구을 선거구를 보면, 10만3752명이 투표를 했고 무효표는 1032표가 나왔다. 이 곳의 무효표 비율은 0.99%로, 1%를 넘지 않았다.

무효표는 보통 지지하는 후보자 기표란을 벗어나 밖에 기표하거나, 기표란 선 사이 등에 인주를 찍어 어느 후보에게 기표를 했는지 판단할 수 없을 때, 또는 기표를 전혀 하지 않았거나 심하게 훼손됐을 때 무효표로 간주된다. 

즉 선거구마다 무효표 비율은 1% 안팎, 1000표 안팎을 넘나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볼 때, 세종시갑의 무효표 비율 5.50%에 6700표는 유독 높고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세종시갑 더불어민주당 이영선 후보가 등록무효 처리 됨에 따라, 일부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고의로 무효표를 만들고는 투표함에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선거구의 무효표가 1000표 안팎임을 고려한다면 세종시갑 선거구에서 투표소에까지 나와 고의로 무효표를 만든 유권자는 5000~6000명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민주당 내 반(反)이재명계 선두에 섰던 김종민 새로운미래 당선인에게 표를 주지 않으면서,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이 정도 규모인 것으로 보인다.

이영선 후보 공천 취소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3일 밤부터 투표일 직전까지 세종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선거 포기한다’, ‘지역구 투표는 포기하고 비례대표 투표만 하겠다’는 등의 포스팅이 꾸준히 올라 왔다.

세종시갑 선거구의 지역구 투표용지에서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영선 후보 기표란에는 ‘등록무효’라는 표시가 돼 있었다.

세종시갑 선거구에 산다는 한 50대 여성은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지역구는 1번, 비례대표 투표는 9번을 찍기로 마음먹고 있었다”면서 “지역구 투표 번호를 6번으로 바꾸기까지 동네 언니들과 대화를 거듭하는 등 몇날며칠이 걸렸다. 6번으로 바꾸기로 결정하고도 내내 허탈하고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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