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K팝 콘서트’ 잼버리 대원들, ‘홍대 거리’엔 왜 못 갔을까…
‘상암 K팝 콘서트’ 잼버리 대원들, ‘홍대 거리’엔 왜 못 갔을까…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8.14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 “끝나고 홍대 거리에 모여 밤새 놀자” SNS 포스팅
영상회의 안건에… 사고·범죄 우려 최민호 세종시장, “결코 안돼” 관철시켜
먼곳 가는 버스, 출구근접 주차… 바나나·비닐봉지 공급 차단, 미끄럼 방지
지난 11일 오후 K팝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 서울 마포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운집한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 약 4만3000명의 모습. (사진=KBS-1TV 뉴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스카우트 잼버리 대원 약 4만3000명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콘서트를 즐긴 후 큰 사고 없이 정해진 숙소로 돌아간 것에는 최민호 세종시장이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호 시장에 따르면 태풍 카눈의 한반도 접근을 이유로 지난 8일 전국의 8개 시·도로 분산된 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 중 일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상암월드컵경기장 K팝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서울 마포 ‘홍대 거리’로 모여 밤새워 놀며 즐기자’는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는 것.

8일부터 수도권 3개 시·도와 세종시, 대전시, 충남·북 등 8개 시·도에 배정된 숙소로 돌아가 잠을 자지 말고 홍대 거리에서 밤새워 논 다음 인천국제공항으로 바로 가서 출국하면 된다는 의견과 주장을 SNS를 통해 주고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스카우트 대원들 일부의 이 같은 동향은 10일 오전 9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원격영상회의 안건 중 하나로 올라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논의가 있었다고 최 시장은 전했다.

한덕수 총리와 잼버리관련 3개 장관, 대원들을 수용한 8개 시·도지사 등이 원격으로 참석한 이날 영상회의에서 ▲K팝 콘서트 종료 후 홍대 거리로 안내해 줄 것인지 ▲스카우트 대원들을 태우고 온 버스 약 1400대를 밤새 대기시켜 놓은 후, 12일 새벽 대원들을 태워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데리고 갈 것인지 등의 의견이 분분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여 밤새워 노는 것은 젊을 때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자칫 사고나 범죄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

이에 최민호 시장은 “그래선 결코 안 된다. 대원들 각각의 정부와 부모 마음을 생각하면 그래선 절대로 안 된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거나 범죄 대상이 되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물은 뒤 “콘서트가 끝나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태우고 미리 정해진 숙소로 안전하게 데려가 재워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최민호 시장 의견대로 하겠다”고 확정하고 이를 위한 후속조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약 1400대에 달하는 버스가 콘서트 후 빠져나가는 것도 문제였다.

논의 결과, 가장 먼 곳(전북)에서 온 버스들을 출구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주차시키고 그 다음 먼 곳(대전시, 세종시, 충남·북)에서 온 버스를 두 번째로 가까운 곳에 주차시키기로 했다.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나눠줄 도시락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숙제였다.

“도시락 준비는 시·도별로 알아서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나서 “안 된다. 식중독 사고가 하나라도 나면 어떻게 하나? 정부가 인증한 업체에서 만들고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됐다고 최 시장은 전했다.

미끄러져 부상을 입는 사고 방지를 위해 한덕수 총리가 “(껍질을 밟아 미끄러질 수 있는)바나나는 절대 넣어서는 안 된다”고 지시했고, 같은 이유로 도시락 포장지로 매끈한 비닐봉투를 쓰는 것도 완전히 배제됐다.

최민호 시장은 “원격영상회의에서는 정말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논의해 결정됐다. 대한민국 정부는 결코 허술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오전 세종시 한국영상대학교 국제관 강당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귀국길에 오를 불가리아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가리아 수도인 소피아시의 요르단카 판다코바 시장이 보낸 감사장을 최민호 세종시장(맨 오른쪽)이 낭독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