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진입관문 조성사업, 어떻게 할 것인가?
세종시 진입관문 조성사업, 어떻게 할 것인가?
  • 김영환
  • 승인 2022.11.18 07: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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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영환 청주대 교수...행복도시-읍면지역 특성 반영, 통합 이미지 구현해야
직설적인 화법의 디자인 조형물, 미관 해치고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미쳐
성공-실패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시민의견 충실히 반영할 다양한 방안 모색 필요
김영환 세종시 총괄계획가(청주대 교수)
김영환 청주대 교수, 세종시 총괄계획가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세종시에서는 시의 진입부 4개소에 세종시 명명 의미인 ‘세종대왕’의 4대정신(창조‧개척‧애민‧애국)을 형상화한 진입경관을 연출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전국단위 공모를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하고 있다. 

세종시 출범 10주년을 맞이하여 진행하는 이번 계획은 도시의 첫인상을 나타내는 진입관문 조성을 통해 새롭고 특색있는 경관을 연출하고 시정 홍보를 극대화하고자 마련됐다고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세종시(世宗市)라는 명칭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시의 공식 명칭 제정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2006년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명칭으로, 한글을 창제한 위대한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세상(世)의 으뜸(宗) 도시(市)”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외국에서는 미국의 워싱턴(Washington)이나 뉴욕(New York), 캐나다의 밴쿠버(Vancouver), 호주의 시드니(Sydney) 등 인물 관련 도시명칭을 사용한 사례가 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세종시가 유일하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고 문화예술을 창달한 창조적 대왕이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세종시 진입관문 조성사업은 한글문화수도로서의 세종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도시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의 하나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미국의 도시설계가 케빈 린치(Kevin Lynch)는 도시의 이미지는 정체성(identity)과 구조(structure), 그리고 의미(meaning)로 이루어지며, 도시 이미지가 명료할수록 그 도시는 좋은 도시라고 하였다. 우리가 어느 도시에 들어설 때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도시의 진입관문은 그 도시의 첫 인상을 좌우하게 된다는 점에서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결절점(node) 역할을 한다.

국민 명칭 공모에서 제시된 지리적 특성과 역사성, 상징성, 대중성, 국제성, 도시특성을 반영한 세종시 명칭의 의미를 되살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도시의 진입관문을 조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시설계가의 입장에서 세종시 진입관문 조성시 고려해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세종시 진입관문은 세종시의 도시 이미지 특성을 고려하여 조성되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세종시를 행복도시 건설지역과 읍면지역의 이원화된 공간 ‘구조’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정체성’ 측면에서도 건설지역과 읍면지역은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의미’ 측면에서 보자면 행복도시의 공식명칭은 세종시이고, 세종시의 기능과 성격은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이다. 도시의 정체성과 구조, 그리고 의미의 불일치에서 오는 혼란으로 인해 세종시의 도시 이미지가 흐려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세종시의 진입관문은 건설지역과 읍면지역의 특성을 고루 반영하여 통합적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형태로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어떻게 지역의 역사성 혹은 장소성을 반영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건축물이나 조형물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세종시의 진입관문은 세종시와 접하고 있는 인근 도시(청주시, 공주시, 대전시, 천안시)와의 경계부를 지나는 간선도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이러한 지역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장소적 특성을 발굴하고 창조적으로 승화시키되, ‘세종’이라는 통일성 있는 이미지를 제공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셋째, 한글 조형 디자인의 방향성 문제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실생활에 접목한다는 점에서 한글 디자인을 응용한 세종시 진입관문 조성 아이디어는 ‘실험도시’ 세종에서 행해볼 수 있는 좋은 시도의 하나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세종시 신도시인 행정중심복합도시 고층 아파트단지 모습(왼쪽)과 세종시 원도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조치원읍내 모습의 일부(오른쪽).
세종시 신도시인 행정중심복합도시 고층 아파트단지 모습(왼쪽)과 세종시 원도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조치원읍

그러나 많은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상징과 은유가 배제된 채 직설적인 화법으로 디자인된 조형물은 오히려 도시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도시 전체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넷째, 지나치게 거대하거나 과도한 디자인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는 말이 있다. 사회는 갈수록 복잡해지는데 디자인까지 복합해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비록 규모가 작고 형태가 단순할지라도 ‘세종’이라는 의미를 명료하게 전달해 줄 수만 있다면 진입관문 조형물이라는 시각 매체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섯째, 세종시 진입관문 조성사업 추진 과정상의 문제이다. 진입관문은 사람들이 도시로 들고 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칠 수밖에 없는 공공시설물이다. 

따라서 진입관문 조성사업 추진과정에서는 진입관문 조성에 관한 성공 및 실패 사례에 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시민의견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세종시에 대한 시민의 소속감을 높이고 세종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세종시 진입관문은 세종시를 진입하는 첫인상을 결정하는 시설로 세종대왕의 얼을 계승한 도시로서의 세종시의 위상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세종시 진입관문 조성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어 한글문화수도로서의 세종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도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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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 2022-11-18 10:07:04
진입의 최고 가치는 편리한 진입입니다.
도로가 넓어야 편리하죠. 주차가 편해야 편리하죠.
절차가 간편해야 편리하죠.
편의시설이 풍부해야 편리하죠.
가까와야 편리하죠.

편리함을 배제한 디자인 따위를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KTX역을 1생활권에 만들면 가장 편리함(전국에서 청사진입 관련업무 효율성과 전국과 세계에서 에서 몰려오는 방문객들의 편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