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세종시 의회로부터 보도 자료를 받았다.
세종시 모의원이 ‘제2회 대한민국 위민의정대상’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좋은 상을 우리 지역 의원이 수상했다는 건 분명 축하할 일이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다. ‘헛웃음’이 먼저 나왔다. ‘지금 이걸 홍보할 때인가’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선정되었는지 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를 꺼내는 게 아니다. 평가야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으니 그걸 책망하자는 것도 아니다.
지적하고 싶은 건 바로 ‘타이밍’, 즉 ‘시점’이다.
지금 수상을 홍보하고 소감을 얘기해야 할 시점인가 하는 말이다. 알다시피 A시의원으로 보도가 되었지만 모의원은 한밤에 여성이 연루된 폭행사건의 당사자이다. 물론, 그의 말대로 ‘시의원으로서 한밤 중 곤경에 처한 여성을 외면할 수가 없어 해병대 정신을 발휘해서 구해준 사건’으로 결말이 날 수 있다. 필자도 그렇게 끝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상대방에서는 사건을 다르게 말하고 있다. 더구나 쌍방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맞고소 상태로 세종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당사자가 아닌가. 요컨대 잘잘못을 떠나 투표로 뽑아준 시민과 우격다짐을 한 시의원이라는 것이다. 이 시점에 나온 “더욱 더 낮은 자세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수상 소감에 헛웃음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경찰조사가 ‘정의로운 세종시의원’으로 끝나면 다행이다. 그렇다고 해서 법적인 결백함이 도덕적 문제를 씻어 줄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정치인의 덕목 중에 ‘신독’(愼獨), 즉 ‘홀로 있을 때 삼가라’는 게 있다. 누가 보지 않더라도 항상 ‘금도’(襟度)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조치원읍에는 글로 옮길 수 없는 별의별 얘기가 다 돌고 있다. 본시 사실보다는 흥미에 치중하는 게 소문의 속성이지만 묻고 싶은 게 있다. 왜 밤늦게 유부녀와 차 안에 있었는가. 그리고 거기에서 무엇을 하였는가. 또, 본인이 직접 요구한 건 아니지만 왜 5,000만원을 합의금으로 달라고 했는가. 세종시민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명쾌하게 답변을 해보라는 것이다.
폭행 사건이야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으니 진상규명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정치인으로서 덕목인 ‘도덕성’이다. 바로 이 질문에 답을 하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한다면 그게 ‘결백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세종시는 특별자치시이다. 행정부의 70%가 세종시로 내려오고 명품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이른바 국가직 공무원들, 대한민국 국정을 입안하는 공직자들이 세종시 한편에서 벌어지는 해괴망측한 일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적어도 시의원이면 이것도 생각해봐야 되는 게 아닌가.
이참에 꼭 말해두고 싶은 게 있다. 우리 모두, 이제 더 이상 말로만 ‘명품도시’, ‘명품도시’ 하지말자. 행동으로 명품도시 시민임을 보여주자. 그러자면 맨 먼저 해야 할 건 ‘격’(格)을 높이는 일이다. ‘형님, 아우님’으로 해결하던 ‘우리끼리’ 행정이 ‘시스템’으로 바뀌어가고 있지 않는가.
과거 기초의회에서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빈번했다. 광역이지만 세종시의회는 아직도 그렇다. 세상은 달라지는 데 여전히 달만 쳐다보고 있다. 의장과 의원들의 부조화, 편가르기식 의정활동, 제어불능의 돌출행동 등등...
수상 보도 자료를 보고 몇 번 참으려다 이 글을 쓴다. 잔치에 뿌린 재가 되지 않고 곪은 부위를 도려내는 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이런 글을 다시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종시에서 벌어지는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를 많이 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왜 그런일을 격는지 반성좀하시길~
자질부족은 생각지도 않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