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개헌, 가부 떠나 무조건 해야 하는 과제죠"
최민호, "개헌, 가부 떠나 무조건 해야 하는 과제죠"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3.06.2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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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취임 1년 앞둔 최민호 세종시장, "정원안에 도시 만들고 싶어"
세종보, KTX세종역, 개헌 등 민감한 현안 세종시 입장 솔직하게 밝혀
취임 1년을 앞둔 최민호 세종시장은 "행정수도로의 개헌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 1년은 창조와 도전의 미래전략수도를 목표로 달려 왔어요. ‘세종이 미래다’는 구상을 가지고 새로운 시책을 발표했고 추진해온 한해였어요.”

최민호 세종시장 체제 출범 1년을 8일 앞둔 22일 오후 4시 시장실에서 만났다. 가족사진과 인생의 흔적이 배어 있는 트로피와 기념패, 그리고 가지런히 꽃혀있는 책들이 이 방 주인의 성격을 대변해주는 그런 공간이었다.

지난 해 당선자 신분으로 한차례 인터뷰를 한 적은 있지만 시간을 갖고 대담을 한 건 2001년 안면도 꽃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차장으로 근무 당시 이후 처음이었다.

물론 세종시 연동면 노송리 한옥에서 보낸 야인시절, 동정 정도의 인터뷰는 있었지만 공직자로서 만난 건 거의 23년 만의 일이었다.

당시 ‘이들이 차세대다’라는 제목으로 대전·충남지역 유망주(?) 25인을 선정, 심층취재를 했던 게 어제 같은데 이제 60줄 후반, 기자와 시장으로서 재회는 세월의 간극(間隙)을 뛰어넘는 ‘공간이동’ 같았다.

빨간 넥타이 차림의 최 시장은 23년 전 “‘정’과 ‘사랑’으로 행정을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주자 “그랬던가요”라고 반문하면서 “그렇게 얘기했다면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을 위해 말을 만드는 게 아니고 인간미가 없으면 짐승들 사회지 그게 인간들이 사는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에 그렇게 말했을 것 같다”고 재차 설명했다.

옛날 추억으로 화두를 꺼낸 다음 세종시의 시급한 과제인 ‘개헌’에 대해 물어보았다.

“되느냐 안 되느냐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라고 해서 10년이 지났지만 말로만 행정수도였어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정의를 분명히 내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에서 미래전략수도를 강조한 최시장은 세종보, KTX 세종역, 여소야대 정국 등 현안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했다.
인터뷰에서 미래전략수도를 강조한 최시장은 세종보, KTX 세종역, 여소야대 정국 등 현안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했다.

국회가 오고 대통령 집무실이 오고 중앙부처가 다왔는데 그냥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제는 헌법상의 지위가 필요하고 양단간 결말을 지어야 하고 개헌이 방법이라는 얘기였다. 이 대목에서 최 시장은 국회 본원과 분원의 예를 들어 한참 더 설명했다. 서울을 대한민국 국가수도로 하고 세종은 행정수도로 하자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질문은 일관성보다 현안 중심으로 두서없이(?) 던졌다. 여소야대 정국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유일한 여소야대 지역이죠. 세종시가... 그렇다고 해서 그 이유 때문에 의회와 집행부가 긴장관계를 만드는 건 없어요. 시민들이 걱정하는 만큼 심각한 사안은 없고요. 진정성을 가지고 대하면 이해 못할 것이 없죠. 나는 그렇게 봐요.”

지난 번 문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규정에 대한 갈등을 ‘작은’이라는 형용사를 사용해서 갈등의 의미를 축소했다. 그게 본이 아니고 지엽적인 사건에 불과했다는 뜻이었다. 대신 새롭게 선출된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만나서 세종시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통하지 않을 게 없다며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5분 발언 경청과 함께 필요 시 집행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있다고 사례를 들어 진정성을 확인해 주기도 했다. 건전한 지적, 비판, 그리고 제안은 받아들여야 하고 그게 시정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 세종보는 어떻게 할 작정인가요.

“다시 가동시켜야죠. 어떤 상태인지 모르기 때문에 연말 안으로 정밀조사를 하고 문제가 없으면 바로 물을 채울 예정입니다.”

- KTX 세종역 건설에 대한 입장은.

“세종시가 앞으로 지속한다면 언젠가는 세종역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빨리해야 비용도 절감되는 게 아닐까요. 세월이 지나서 불편을 다 겪고나서 하는 것보다 해야 할 것이면 빨리 하는 게 낫습니다.”

지난 5월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개소식에 참가해 병동을 살펴보는 최민호 시장
지난 5월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개소식에 참가해 병동을 살펴보는 최민호 시장

- 충북 쪽의 반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그건 국가가 조정을 해야 합니다. 조정기능이 그런 것을 위해 있는 겁니다.”

- 정원박람회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데...

“세종시는 녹지율이 52%입니다. 비녹지보다 녹지가 많다는 건 녹지에 둘러싸인 도시라는 말이지요. 제가 꿈꾸고 있는 건 도시 안의 정원이 아니라 정원 안의 도시를 만드는 겁니다.”

이 대목에서 정원이 있고 녹지가 있는 ‘녹색도시’를 언급했다. 거기에서 탄소 중립이 나오고 연관해서 대중교통 무료화까지 연결시켰다. 정원박람회가 나비효과를 가져오면서 세종을 경제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 황순덕 국제정원관광네트워크 세종지회장이 빈 터에 꽃을 심자는 제안을 했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꽃을 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논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대립되는 개념은 아닙니다.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데 면적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두고볼 일입니다.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 조치원 쪽 구도심 고도제한 문제는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가요.

“자료를 좀 봐야 알겠지만 다 풀렸지 않았나요. 그게 되면 조치원 쪽에 아파트 층고 제한도 완화되고... 숙원사업이 해결된 것이지요.”

- 앞서 질문한 개헌 관련, 중앙당과 협의는 있었는지요.

“대통령실이나 중앙당과 협의할 사항은 아니고 촉구할 내용입니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정치적 결단을 주장한 겁니다. 협의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하겠어요, 하지 말라고 하겠어요.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아야 할 건 아니지 않나요.”

세종시장 재임 1년. 세종시는 최 시장에게 어떤 의미의 도시일까.

“시장님에게 세종시는 도대체 뭡니까”라는 질문에 그는 “미래다”는 두괄식 표현과 함께 “풍요로운 삶,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임기간동안 건설현장을 수시로 돌아보면서 안전을 강조했다. 
최민호 시장(앞줄 가운데)은 재임기간동안 건설현장을 수시로 돌아보면서 안전을 강조했다. 

부연해서 ‘풍요’는 경제이고 ‘품격’은 문화라고 요약해 주었다. 그래서 경제시장으로 시작해서 문화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솔직한 포부도 털어놓았다. 대담은 미리 준비한 ‘취임 1주년 서면 답변자료’는 거의 보지도 않았고 묻지도 않는 가운데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일전에 있었던 유영돈 중도일보 대표이사의 자혼 얘기부터 이춘희 전 세종시장의 모친상 조문까지... 이춘희 전 시장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는 다투었지만 인간적으로는 그럴 일이 전혀 없다는 말과 함께 조문을 하는데 공무원들이 눈치를 보는 건 도리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직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시종일관 ‘창조’와 ‘도전’, ‘전략’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그걸 강조하고 싶었고 행정의 중심가치로 삼고 저 하는 의도를 엿보게 하는 발언이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대립적’이라는 일부 지적에 “왜 그런 시각으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다”며 “주기적으로 행정협의도 하고 특히, 예산 분야는 공조를 잘 하고 있다”는 말로 부인했다.

구상을 완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미래를 그리는 공무원을 좋아한다는 말과 함께 “도전정신으로 행정을 하는 그런 직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전 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이글스 대 기아타이거즈 경기의  게스트 해설위원이 일정에 잡혀 있었다. 이날 한화는 1대 0으로 신승을 했고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최민호표 세종시정도 새로운 목표를 향해 이기는 행정을 하길 기원한다.

지난 5월 개최된 '2023년 세종 가든쇼'
지난 5월 개최된 '2023년 세종 가든쇼'에서 최민호 시장과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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