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수, 축제 성공 여부되어서는 안된다"
"참가자수, 축제 성공 여부되어서는 안된다"
  • 세종의소리
  • 승인 2022.10.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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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태희 세종시장 문화예술특보. 세종시 축제에 대한 생각
공동체 구성원이 즐기고 행복하려는 축제, 주민 참여가 중요해...

유태희 세종시장 문화예술 특별보좌관이 세종시의 세종시축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두번째 기고문을 보내왔다. 1951년 세종에서 태어난 유 특보는 2002년 '문학과 문화'로 등단해 시집 '스테이크 스테이크 스테이크'를 비롯해 '붓다의 레시피'등을 펴냈으며 장편소설 '이하응 : 리멤버1863'을 저술하기도 했다. 소설가, 시인, 극작가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세종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및 대표, 예술인 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씀

유태희 문화분야 특보
유태희 문화분야 특보

대한민국은 지금 “축제 천국”이다.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는 9월, 계절과 어울리는 지역 축제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6,000여 기업이 참여하는 전국 상생 소비 축제부터 화려한 불빛으로 밤하늘을 물들이는 불꽃 축제, ‘아리랑’과 ‘케이팝’의 특별한 만남, 도시의 강과 공원을 배경으로 즐기는 가을밤의 재즈공연까지 서울부터 지방의 도시들이 하나같이 들썩이고 있다.

영국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는 세계 최고의 축제 도시로, 세계 3분의 1 이상의 국가에서 온 재능 있는 사람들을 거리와 무대로 불러들이는 다양한 주요 연례 축제가 있다.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코틀랜드 수도에서 "인간 정신의 꽃"을 만들기 위해 설립되었다. 같은 해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와 에든버러 국제 영화제도 개막했다.

군사적 웅장함에서 친밀한 재즈와 블루스에 이르기까지 과학을 사로잡는 지하 극장과 어린이 오락에 이르기까지 다른 축제가 뒤따른다. 이러한 축제가 세계 최고의 축하 행사로 성장함에 따라 예술, 문화 및 과학 분야의 국제적 우수성은 에든버러의 정체성에서 영구적이고 피할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 엘리자베스 여왕의 부군이었던 필립공의 공식 직위가 에든버러였다.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를 다른 세상으로 바꾸는 전 세계의 예술과 문화의 놀라운 쇼케이스(showcase)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세종시의 축제는 어떠한가?

일반적으로 축제는 어떤 대상이나 분야를 주제로 하여 벌이는 대대적인 행사를 이르지만, 몇 번의 방향설정을 위한 공청회가 있었지만 축제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정체성에 대한 재고가 없기 때문이다. 즉 개성과 색깔이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예산 낭비, 시간과 인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초래한다. 

하지만 축제의 성공 여부를 참가관람객 수가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행정에서 중시하는 성과주의가 축제 현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서도 안 된다.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축제는 선거로 선출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유혹이기는 하지만 축제가 끝난 후 축제 참가자가 많지 않으면 언론은 그들만의 축제라는 식으로 비판하는 현실도 있다. 

아울러서 세종시 축제를 예총과 민예총으로 나누어주기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문화재단이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따라서 축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기획자와 예술감독이 가져야 한다. 특히 축제기획은 ‘문화기획의 꽃’이자 ‘종합 문화콘텐츠 기획’이다. 축제사무국 운영, 예산·공연·매체·홍보·디자인 기획 등을 포괄하고, 세종시장의 문화예술철학과 도시이미지 마케팅 개념을 녹여내야 하기 때문이다.

축제를 개최하는 목적은 주민화합, 교육, 문화복지, 전통 계승, 지역 산업 육성, 관광 유도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공동체 구성원이 즐기고 행복해지기 위해 축제를 개최한다. 외부의 방문객을 유도하여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시민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이다. 특히 세종축제는 시민에게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가 활용 기회를 가진다는 의미가 있다. 

시민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문화를 향유하고, 축제에 참여하여 발표와 봉사의 기회를 가지며,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문화교육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동시에 시민들은 지역공동체에 대한 소속감과 문화공동체 의식 함양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지난해 세종축제 어가행렬 모습. 세종대왕과 왕비 소헌왕후가 세종호수공원에 들어서고 있다.
세종축제 어가행렬 모습. 세종대왕과 왕비 소헌왕후가 세종호수공원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축제의 주인으로 참여할 때 가능하다. 시민이 축제의 주인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시민과 협의를 포함하여 필요한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축제가 관 주도로 이루어지고 축제 참가자 수가 중요한 목표로 설정되는 순간 축제를 추진하는 주최 측은 참가자 수 확보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게 되고, 시민도 참가 대상, 홍보 대상으로 전락하는 꼴이 된다. 

그러므로 참가 관중 수가 축제 성공의 잣대’라는 유령의 유혹에서 벗어나 축제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시민이 중심이 되는 축제다. 이름하여 ‘열린 시민축제’이다. 시민이 중심이 되어 축제를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출연하는 축제를 말한다. 바로 ‘누구나의 무대이며 모든 이의 축제’가 그것이다.

이번 세종축제는 정원박람회와 함께하여 그 열기를 더 할 것이다. 더구나 문화재단 김종률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세종축제 2.0의 시작, 미래도시에서 만나는 세종과 한글’로 정하고 이름 빼고 모두 바꾼다 하였으니 기대가 환호 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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