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바뀌면 도시도 바뀐다...'지역다움' 문화육성하자
문화 바뀌면 도시도 바뀐다...'지역다움' 문화육성하자
  • 유태희
  • 승인 2022.09.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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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태희 특보, 세종시가 지향하는 문화예술 정책 본질에 대한 담론
차별화된 문화예술적 창출로 개성있고 매력적인 도시로 재탄생이 과제

유태희 세종시장 문화분야 특별정책보좌관이 세종시의 문화 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기고문을 보내왔다. 1951년 세종에서 태어난 유 특보는 2002년 '문학과 문화'로 등단해 시집 '스테이크 스테이크 스테이크'를 비롯해 '붓다의 레시피'등을 펴냈으며 장편소설 '이하응 : 리멤버1863'을 저술하기도 했다. 소설가, 시인, 극작가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세종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 및 대표, 예술인 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씀

유태희 문화분야 특보
유태희 문화분야 특보

세종특별자치시(世宗特別自治市)는 대한민국의 행정수도 기능을 하는 특별자치시이다. 국토 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하고 수도권의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진동 일대에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조성되어 서울과 과천에 분산되어 있던 10부 3처 3청의 정부기관이 정부세종청사로 이전되었다. 

시의 이름은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고 조선 세종대왕의 묘호를 따서 세상(世)의 으뜸(宗)이라는 의미를 담고 2012년 7월 1일 설립되었다.

작금의 세계는 세계화와 탈산업화 속에서 도시와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많은 도시는 문화전략을 통해 도시재생과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 역시 괄목할만한 경제성장 이후 사회적 가치관의 전환, 중앙정부의 문화 정책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문화전략 속에서 나름의 문화예술을 향유 하고 있다.

K-팝 등 국가브랜드 이미지는 고속성장하는 반면 세종시는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차별화된 문화예술적 창출을 통한 개성있고 매력적인 도시로 재탄생해야할 과제를 떠안고 있다.

이에 아울러 최근에는 분권 개혁 속에서 ‘지역다움’이 지방도시 문화전략의 강력한 담론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역다움은 표면적으로는 '지역의 개성' 또는 '실존적 장소성'이라는 논리가 핵심이며, 그 이면에는 행위주체간 사회적 역학관계가 지역다움을 정의하는 주요 논리로 작동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역다움은 국가다움의 틀 속에 제한되기도 하고 국가문화와 지방문화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지리적으로는 지방도시의 문화전략에서 지역다움이 구성되는 논리에 주목하여 이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서울의 문화예술을 차용하는 2등 문화예술로 되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종시의 문화예술은 옛것을 숭상하고 지키며 그것을 통하여 새로운 장으로 나가야 한다. 관광수입으로 먹고사는 대부분의 나라를 보면 적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기까지의 유적들이 관광자원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며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서양의 경우 파괴와 재생을 통한 아름다움의 탄생이 연극을 대표하는 디오니소스(Dionysos)적 신화와 맞닿아 있다. 디오니소스의 출생을 살펴보면 문화예술이 가지는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쟁과 파괴의 신인 아레스와 아름다움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하르모니아’라는 딸이 태어난다. 

하르모니아는 그리스어로 ‘조화’를 뜻하며 영어 단어 harmony의 어원이 되는 신의 자식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렇듯 디오니소스가 연극과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신인 이유에는 연극의 기원이 디오니소스축제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풍년을 빌기 위해 디오니소스 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가장 큰 행사인 ‘디튀람보스(Dithyrambos)’는 디오니소스를 위한 찬가를 부르는 행사였다. 합창단 15명이 디오니소스 신을 위한 찬가를 부르는데 지금의 뮤지컬 같은 공연예술이었고, 합창단에서 떨어져 나온 배우들이 그리스의 비극으로 발전한 것이다.

우리 경우도 다르지 않다. 밥상이 바뀌면 내 몸이 바뀌는 것이다. 밥상에 올려진 반찬들이 내 몸의 건강을 좌우하듯이 한 도시의 문화예술의 펼침이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좌우하는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 있는 것이다. 즉 문화가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도시도 바뀌는 것이다. 

최민호(현 세종시장)교수가 재야시절 필자와 오랫동안 문화와 예술에 대한 담론이 있었다. 그 핵심의 요체는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듯 내가 변하면 세상도 바뀐다는 것이다. 내가 변하는 과정에 도움의 으뜸은 독서와 문화예술일 것이다. 

문화는 사람과 도시를 바꾸고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문화는 사람과 도시를 바꾸고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문사철(文史哲) 600이라는 말이 있다. 문학책 300권,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을 말한다. 따라서 도시의 문화예술정책은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며 문화예술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도 제일 높은 도시다. 

아울러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통하여 사물을 잘 들여다보는 이론으로서의 관조(theorial, 데오리아), 잘 들여다본 결과를 실제 장소에 옮기는 행위(praxis, 프락시스), 노동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관조와 실천을 매개하기 위하여 무언가를 만드는 제작(poiesis, 포이에시스)과 펼치기까지 이를 수 있도록 문화예술을 총괄하는 시당국과 예술문화재단은 추진정책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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