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세종지부, ‘만5세 조기취학 정책 즉각 철회하라’
전교조 세종지부, ‘만5세 조기취학 정책 즉각 철회하라’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2.08.0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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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발달특성 무시한 무지성 탁상행정’이라며 박순애 교육부장관 사퇴 주장
전교조 세종시부 조기입학 반대성명 웹자보
전교조 세종시부 조기입학 반대성명 웹자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시지부는 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박순애 교육부장관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초등학교 취학연령 1년 당기는 방안’에 대해 비판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만5세 초등학교 조기취학은 어떠한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유아와 초등학생의 발달단계를 무시하는 정책이다”라고 주장하며 이 정책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의견수렴과정 부재 ▲타당한 근거없음 ▲유아발단단계 고려 안함 등의 이유로 만5세 조기취학 논의는 즉각 철회하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하는 근거로 첫째 초등학교를 1년 앞당겨 입학하는 학제개편안은 학부모, 유아교육계, 초등교육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의사소통 과정도 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들었다.

조기입학정책을 시행해야 할 시도교육청과 긴밀한 소통도 없이 독단적 정책 결정은 교육부의 관료주의적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육의 당사자인 유아와 학부모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이유다.

둘째, 교육부가 ‘조기입학’ 정책의 필요성으로 제시한 ▲아이 성장의 첫걸음을 국가가 책임지고 뒷받침 ▲모든 아이가 격차 없이 성장을 시작 ▲질 높은 교육을 적기에 동등하게 제공 등의 이유는 어떠한 타당한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교육부 주장이 맞다면 ‘그동안 모든 유아가 적기에 동등한 교육을 받기 위해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지원했던 누리과정은 유아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한 질 낮은 정책이었다고 인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히려 OECD국가 대부분은 유아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만 6세 입학을 하고 있으며 핀란드 등 교육 선진국은 만 7세 입학제도를 통해 유아시기를 충분히 누리도록 하는 등 교육선진국 정책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은 ‘유아의 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유아들의 신체 발달이 빨라졌다고 하지만 기본 생활습관, 사회성 발달, 정서·언어적 발달 면에서 보면, 유아의 신체 발달과 유아기의 능력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은 엄연히 다르다. 유아교육이 가정과 같은 분위기에서 충분한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달하도록 돕는 교육이라고 한다면, 초등교육은 교과 지식을 습득하기 시작하는 교육과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아직 발달단계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유아에게 책상에 앉아 인지중심 학습에 40분씩 집중하라는 것은 폭력이고 아동학대이며 유아시기는 유치원의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충분히 놀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취학 연령을 낮추어 한 살이라도 어린 나이에 사회에 진출시키겠다는 발상은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교육은 아이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 것이며, 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 기본적 소양을 갖춘 시민을 양성하는 것으로 교육을 산업사회에 필요한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정부의 시각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정부는 지속적으로 교원정원을 축소하고 있으며 초중등 예산을 줄여 대학에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며 “인간을 성장시키는 교육정책은 오랜 시간 심사숙고해서 연구하고 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한 후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 후 실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끝으로 “교육부는 교육계와 온 사회를 뒤흔드는 만 5세 조기취학 정책에 대해 당장 국민에게 사과하고, 계획을 철회해야 마땅하다”며 “교육부 장관으로 수많은 부적격 요인을 갖고 있으면서 이같은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당사자인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스스로 사퇴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전 사전 브리핑에서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1년 당기는 방안을 발표하고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시행방안을 빠르게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이르면 2025년부터 취학연령을 3개월씩 앞당기기 시작해 4년 뒤인 2029년에는 모든 유아가 만 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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