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희들 요리 솜씨, 그런대로 괜찮죠"
“선생님! 저희들 요리 솜씨, 그런대로 괜찮죠"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2.05.12 07: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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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세종장영실고 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의 아주 특별한 사은회
스승의날 맞아 중학교 시절 선생님 초청해 손수 만든 음식 대접
세종장영실고 외식조리과 박수진 학생이 중학교 은사였던 김미애 양지중 교장선생님에게 준비한 음식을 대접하기 전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스승의 날을 앞둔 11일 오후 5시 세종시 장영실고등학교(교장 최재화)에서 아주 특별한 사은회가 열렸다. 

외식조리학과 3학년 학생들이 손수 만든 음식을 차려 중학교 시절 선생님을 초청해 대접하는 행사를 가져 훈훈한 사제의 정을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다.  학사일정에 바쁜 선생님들도 제자들의 초대에 흔쾌히 응해, 오후 5시부터 학교 시청각실로 한 명 두 명 방문했다.

모인 선생님들은 행사 취지를 설명받고 장영실고 실습동을 둘러본 후 학교 강당에 마련된 행사장에 모여 미리 준비된 좌석에 앉아 학생들의 환영사와 감사의 편지 낭독을 들었다.

외식조리과 학생을 대표해 감사편지를 읽은 이정연 학생은 “중학교 졸업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선생님들께 식사를 대접해 드릴 만큼 성장했다”며 “이렇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정성 덕분”이라고 말하면서 가르쳐준 은혜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는 서윤덕 시인의 ‘행복한 만남’이라는 시를 통해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다독여주셔서

마음속에 작은 촛불하나 켤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언행을 본받아

어디에 있더라도 활용하겠습니다

선생님의 제자였음을

어디에 가서라도 자랑하겠습니다.

서윤덕 ‘행복한 만남’

이 시를 들은 선생님들은 잔잔한 감동과 함께 눈가가 붉어지기도 했다. 만찬으로 준비된 음식은 한식·양식·일식·중식·디저트 등 학생들이 직접 메뉴를 짜고 레시피를 연구해 만든 것으로 뷔페식으로 차려졌다. 

2020학년도에 입학한 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은 졸업작품전과 함께 스승의 날을 의미있게 보내자는 의견에 따라 스승의 날이 있는 5월 사은회를 열어 선생님들을 초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대접할 메뉴를 직접 개발하고 음식 재료 준비부터 요리와 세팅까지 완벽하게 해내느라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1, 2학년 학생들도 함께 해 한식부, 일식부, 중식부, 디저트부로 나눠 음식을 마련했다. 호텔 뷔페 못지 않은 상차림 모습과 음식의 맛에 초대받은 모든 선생님들은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초밥, 소바, 팔보채, 양장피, 고추잡채 등 익숙한 음식에서부터 장영실고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백조 슈크림, 레몬주스가 톡 터지는 초코볼 등 독특한 메뉴까지 모든 음식에 스승을 생각하는 정성이 가득했다.

정성으로 준비한 음식을 중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드리는 행사는 장영실고 조리학과 특성을 살린 행사로 화제가 됐다. 사진 위는 초청된 교사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놓은 모습

최재화 장영실고 교장은 “이 자리에 초대받은 선생님들은 우리 아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그저 선생님이 아닌 스승님이신 것 같아 존경스럽다”며 “선생님들이 참석해 주셔서 아이들이 음식도 대접하고 사진도 함께 찍으며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참석한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초대받은 김미애 양지중 교장은 “초대받아 너무 감동했다. 학생들이 앞으로도 오늘처럼 마음과 정성을 담은 음식을 대접하는 휼륭한 셰프가 되어 사람의 마음을 담는 요리사가 되길 바란다”며 “특히 양지중을 졸업해서 처음 장영실고등학교에 온 박수진 학생에게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서정아 교사는 방명록을 통해 “중 1때 함께 보낸 시간이 생생한데 벌써 고3이 되어 선생님을 초대하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 제자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멋지고 훌륭하게 성장해주어 고맙고 꼭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제자들을 응원했다.

초대받은 선생님들은 훌쩍 큰 제자들의 모습에 꿈을 응원하며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초대받은 선생님들은 훌쩍 큰 제자들의 모습에 꿈을 응원하며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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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수정해주세요 2022-05-12 10:57:56
편지 낭독한 학생 이름 이정현이 아니고 이정연 입니다!

하하 2022-05-12 09:19:34
감동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