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장님!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잘 가십시요"
"지점장님!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잘 가십시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1.12.29 09: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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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직원 6명과 조촐하게 가진 유행준 지점장 정년 퇴임식
작지만 의미있는 행사... 서로간에 오간 정, 지점 공간 차고도 넘쳐
어떤 퇴임식...유행준 농협은행 국책연구지점장 정년 퇴임식이 28일 직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지만 의미있게 진행됐다. 사진은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벗은 모습

“32년간 농협을 위해 쉬지 않고 헌신하신 지점장님!... 그 오랜 시간을 항상 성실하고 정직하게 보내오시며 후배들의 모범적인 표본이 되어 주심에 감사한 마음을 표합니다... 오늘 명예로운 퇴직을 기쁜 마음으로 축하드리면서 앞으로 시작될 두 번째 인생을 응원합니다.” -농협은행 세종국책연구단지 직원 일동-

신축(辛丑)이 저물어가는 28일 오후 6시, 농협은행 세종국책연구단지 지점에서는 작지만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 바로 유행준 지점장(57)의 정년 퇴임식이었다.

지난 1년간 함께 했던 직원 5명과 유 지점장, 이렇게 6명이 단촐하게 모였다. 떠나는 아쉬움을 격려로 채워주고 남은 직원들의 허전함을 조촐하지만 진정성이 담긴 행사로 메워주는 시간을 가졌다.

문하성 계장의 사회로 시작된 퇴임식은 공로상, 기념패 증정과 직원 대표 꽃다발 전달, 퇴임사, 답사,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돼, 여느 행사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보내는 자와 떠나는 이의 아쉬움과 서운함은 작은 공간을 채우고도 남았다.

농협은행장의 공로상을 이은혜 팀장이 대신 전달하고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기념품 증정, 꽃다발 선사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어 유 지점장의 퇴임사가 이어졌다. 그는 직원 이름을 부르면서 “정말 감사하고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퇴임 후에도 더 모범적이고 더 행복하게 살도록 격려와 관심을 감히 청하고 저 한다”는 말로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또 “‘원수는 모래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겨라’는 속담처럼 여러분께 받은 은혜를 평생토록 기억하고 갚아가면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퇴임의 변을 마쳤다.

직원들은 포털 길라잡이 책을 선물로 주면서 이모작 인생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게 살아줄 것을 당부했다. 

충남고, 충남대를 졸업한 유 지점장의 농협은행에서의 행보는 말 그대로 ‘농협인’이었다. 32년 재직하는 동안 한번도 결근을 하지 않았다는 그의 말은 직장생활에 임하는 자세를 간접적으로 알게 했다.

연서면 출신으로 옛 농협 연기군지부에서 1990년 3월부터 농협맨이 된 뒤 2015년부터 4년 연속 종합업적평가 1위, 2018년 세종영업부에서 대상인 총화상 수상 등이 연기군지부와 충남도지회, 그리고 세종본부 등을 오가면서 세운 많은 기록들을 대표한다.

32년 세월동안 옛 연기군이 세종시로 천지개벽을 했지만 그의 행보는 멈출 줄 몰랐다. 지난해 12월 정년을 맞았으나 실적이 부진했던 국책연구단지 책임자로 1년 간 근무하면서 1, 3분기 실적 1위, 그룹 별 종합평가 3위를 기록하는 등 굵고 짧은 흔적을 남겼다.

직원들과는 1박2일 동안 부산으로 이른바 ‘졸업여행’ 다녀오기도 했으며 생일을 챙기고 크고 작은 일에도 선배로서 관심을 가져 그야말로 ‘원팀’으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직원 대표로 답사를 한 박영인 계장은 “지난 1년 동안 지점 직원들과 함께 했던 기억들로 가득하다”며 “부산에서의 즐거웠던 추억, 포상금으로 쇼핑했던 일 등... 함께 했던 소중한 날들을 마음 속에 새기겠다”고 회고했다.

유 지점장은 “농협은 제 인생에 가장 소중했던 기억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며 “농협 맨으로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이모작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약 20분에 걸친 퇴임식은 기념사진 촬영으로 막을 내렸고 유 지점장의 농협 인생도 함께 마무리 됐다. 연기에서 시작한 출발점이 돌아돌아 세종이 종착역이 된 정년 후 그의 인생이 지나온 것보다 더 알차고 보람되기를 기대해 본다.

농협 2년차 막내인 박영인 계장이 1년 간 추억을 담은 답사를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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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혹 2022-01-03 15:07:31
한 직장 ..한 길..정년 쉽지 않습니다. 축복합니다. 진짜 삶의 의미는 지금부터라지요....값진 여정 되시길...

개인정보 2021-12-29 13:11:22
지역뉴스에 나올만한 사항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