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보들, 당선 후 중앙정치무대에서 관철위한 목소리 낼 수 있을까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말쯤 일이다.
세종시 한솔동에서 한 독자가 발행인 앞으로 편지를 보내왔다. 고속철도 분기역 설치에 관한 것이었다. 많이 거론됐던 사안이라 건성으로 한켠으로 밀어두었다.
그리고 한 참의 시간이 지난 후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책상 한쪽으로 밀어두었던 그 편지를 자세히 읽어보았다. 혹시 후보들에게 공약으로 확약을 받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A4용지 한 장에 12포인트로 쓴 편지는 ‘세종에 고속철도분기역 설치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KTX 세종역 건설의 필요성과 오송역이 세종시의 관문이 될 수 없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먼저 오송역에 대해 언급했다. 고속철길을 잘못 내놓고 잘 될 수 없는 일을 잘해보자고 하는 과정에 갈등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잘못 끼운 첫 단추를 이제라도 바르게 고치고 미래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논조는 ‘오송역을 세종의 관문 역이 아니다’에서 시작했다. 수도권, 영·호남에서 오는 국민들이 오송역 이용에 불편을 지적하면서 정부는 더 이상 지역의 이해 다툼으로 책임을 돌리지 말고 해결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KTX 세종역 건설의 당위성은 세종시민 뿐만 아니라 행복도시를 오가는 국민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은 사안이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오송역 이용의 불편함도 더 커지기도 했다. 다만 지역 간 갈등, 즉 충북· 대전과 세종 간에, 으로인한 분열을 우려한 정치권에서 총선 정국을 앞두고 이 문제를 끄집어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문제는 총선 이후다. 세종으로서는 절실한 이 문제를 지역구로서는 모두가 초선인 국회의원들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충북의 거물(?)들을 논리와 힘으로 어떻게 이겨낼까 하는 점이다.
사실 지금이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주도권을 잡고 이 문제를 눌러놓았지만 총선 이후에는 반드시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결정을 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그 때 과연 세종의 두 국회의원이 충북과 대전의 파상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까. 참으로 걱정스럽고 우려스런 일이 되고 있다.
3일 세종시 출입기자단이 주관하는 세종 갑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에서 출마자 3명 모두 KTX 세종역 건설에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지켜보면서 역시 걱정이 앞서는 건 ‘어떻게’라는 방법의 문제였다.
오는 15일이면 세종시에 두 명의 국회의원이 탄생한다. 세종 국회의사당 설치, 청와대 제2집무실 마련과 함께 KTX 세종역 건설이 행정수도 완성에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그래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KTX 세종역 건설의 구체적인 방안이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후보들은 한솔동 한 시민의 KTX 세종역 건설의 간절한 요구에 구체적인 방법으로 답변해야 할 것이다. 이게 가장 큰 선거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