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감님, 자중하세요”
“최교진 교육감님, 자중하세요”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5.11.05 17:22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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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칼럼] "투사가 아닌 세종시 교육행정의 수장임을 잊지 말길"

            신 도 성 편집위원
최교진 교육감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여 2일 교육부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금 대한민국은 갈등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곳곳에서 대립과 반목이 심하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역사왜곡이 심각한 가운데 우리의 역사는 아직도 사대주의에 침몰된 식민사관과 서양의 실증사관에 휘둘리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검인정 역사교과서는 자유화라는 이름으로 저마다의 의견을 개진하여 우리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영남과 호남, 그리고 충청 등 지역감정으로 갈라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와 진보라는 갈등이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성질 급하기로 세계 제일인 한국인들에게 나와 다른 의견은 곧 적이나 다름없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를 공격할 때 막말과 저주를 퍼붓는 것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지식층으로 활동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른바 진보 교육감으로 불리는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이 정부 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1인 시위를 하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철회와 누리과정 예산 중앙정부 편성을 강력히 요구하며 시위를 한데 대하여 일부에서는 품위를 잃은 행동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교진 교육감의 피켓 시위는 교육부 직원들의 출근하는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한 뒤, 국정화 반대 건의서를 교육부에 전달하고 마쳤다고 한다.

최 교육감은 교과서 국정화를 ‘역사의 퇴행이며 교사와 학생에 대한 정신적 폭력’으로 규정짓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해석과 시각이 존재해야 함은 물론, 절차적 측면에서도 국민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진보적 시각으로 보면 당연한 주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교진 교육감은 운동권 시절의 열정만으로 1인 피켓 시위를 감행한 것이 진중한 행동이었는지 살펴보았어야 한다. 선거에 의해 세종시의 교육행정의 수장인 된 만큼 모든 이들의 리더로서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자체 수장들이 여당과 야당으로 갈라져 정부의 정책에 일희일비하거나 찬성과 반대를 하는 것도 모자라, 교육행정까지 두 패로 나뉘어져 제멋대로 한다면 나라의 장래는 어둡다고 할 수 있다.

진보나 보수를 떠나 다양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미명 아래 6.25전쟁이나 천안함 폭침 같은 중대 사건을 적당히 얼버무려 기술한 역사책을 우리 아이들이 배운다고 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휴전 중인 한반도에서는 지금도 휴전선과 NLL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승만의 독재와 박정희의 유신독재를 중점적으로 지적한다면 6.25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의 죄과도 그리고 북한의 인권실태도 분명히 기술하는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

선인들은 벼슬살이를 비유하면서 인생의 부귀공명이란 본디 사람의 몸 밖의 것임을 설파했다. 세상 사람들은 부귀공명이 눈앞에 보이면 모두 목숨을 내걸고 그것을 잡으려고 아득바득한다. 일단 그것이 손에 잡히고 보면 그 맛은 초를 씹듯 하다고 비유했다. 벼슬살이 맛에는 신 맛(酸), 단 맛(甛), 쓴 맛(苦), 매운 맛(辣)이 다 있는데, 처음에 단 맛을 느끼다가 마침내 벼슬살이의 쓴 맛과 매운 맛을 보면 인생무상을 느끼게 된다.

한 기관의 수장이 되면 연속적인 마라톤식 회의를 소화해 내야하고, 여러 가지 사태에 대해 태도 표시를 해야 하고 그것에 책임도 져야 한다. 늘 모함을 당하거나 밀고를 당할 위험을 안고 살아야만 한다. 그리고 언제나 자기를 죽이면서 살아가면서 나사못이나 부분품으로서의 요소를 나날이 강화해야만 한다. 자기의 개성을 모조리 죽이고 살아야 하는 게 벼슬살이의 생리이다. 마치 살얼음판 위를 걸어가듯이 조심조심 살아야 하는 게 벼슬살이라고 한다.

중국에는 “하늘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풍운이 있고, 사람에게는 조석으로 변하는 길흉화복이 있다(天有不測風雲, 人有旦夕禍福)”는 말이 있다. 벼슬길은 그 어느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 것보다 앞길을 예측키 어렵다. 한창 잘 나가던 자동차가 어디에서 사고를 칠지 모르듯이, 벼슬길을 걸어가는 사람 앞에 언제 어디서 천길 수렁이 나타나고, 단두대가 기다릴지 모른다. 그리서 선조들은 벼슬의 맛이 고추나 당추보다 더 맵다고 했다.

구태여 전임 교육감의 인품을 꺼내지 않더라도, 최교진 교육감은 앞으로 더욱 자중해야 한다. 세종시교육청 앞에서 민원인이 1인 시위를 할 경우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 입장이 되어야지, 아무리 진보인사라고 해도 투사처럼 출근길에 교육부 앞에 서서 1인 시위를 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최교진 교육감은 자신이 투사가 아닌 세종시 교육행정의 수장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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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시민연대 2015-11-13 13:47:37
1인 시위하는 학부모와 시위하는 단체들을 위해 귀 기울이지 못하고 만나주지도 않고 불통교육감!!
자기는 1인 시위하며 언론플레이 하고... 쯔쯔쯔..

역사 2015-11-06 11:33:05
국정이든.검정이든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학부모 2015-11-06 13:28:04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교육감의 1인 시위 모습은 교육 수장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삼류시인 2015-11-06 13:49:18
신 선생님,
노파심에서 나온 충언은 십분 이해가 갑니다만 사적으로 개진되었어야 옳을 수준의 글임이 유감입니다. 특히 말씀하신 '벼슬아치'논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이 옳다 치면 '복지부동의 보신주의'와는 어찌 다른 것인지요? 물론, 한 단체의 수장이라면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모범과 귀감이 되도록 삼가고 또 삼가야 함은 여부가 없습니다만, '선출직 공직자'에게 '임명직 공직자'에게나 쓰임 직한 '벼슬아치'론이라니요? 전자가 '(투표자의)대표자'라면 후자는 '(임명권자의)대리인'이란 커다란 차이를 깨닫지 못한듯싶습니다.
'맘 변하면 죽는다.'했습니다.
최교진 교감의 삶은 독재와 반민주에 대한 투쟁의 전철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뒷짐을 지고 수염을 쓸어내리고 있으면 맘이 변했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 자기가 살아온 방식대로, 제일 잘하는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한 거라 여기시고. 이런 문제를 촉발한 장본인이나 그 추종세력에 대한 비판이 앞서야지요.
그리고 양념으로 하나 더,
전교조(단체의 적법성 여부를 떠나 현존하는 실체임을 전제로)에서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대해 반대의 실명 성명을 발표했고요, 교육부에서는 실정법 위반을 검토 후 법적 조치를 해당 교육청에 요구하겠다 했습니다.
자...신 선생님 같으면 어쩌겠습니까? 국정화의 적부는 차치하고 국민의 더 많은 사람이 옳지 않다고 여기는 일에 대해 앞장서 그 목소리를 낸 내 새끼들 호적에 빨간 줄 올리라는데? 그냥 올려요? 좍좍? '자…. 나도 이하동문이니 나를 포함해서 나부터 너희가 직접 빨간 줄 그어라! 선출직 대표자부터!'…. 이게 옳지 않겠어요? 그게 바로 이번 1인 시위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요? 물론,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만…….

일류 생각을 가져야 일류 글을 쓰고 일류 글이 실려야 일류 신문이 됩니다. 하긴, 저처럼 삼류도 있어야 세상이 돌아가긴 합지요. ㅎㅎ

'아비를 꺼내지 말고 세월호로 꺼내라'

청년 2015-11-07 01:10:01
교육감의 1인 시위를 지적하려고 했다면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대통령의 독선을 지적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개 교육감의 품위만큼이나 한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의 품위 역시 중요하죠. 물론 세종 교육감도 불통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 처지이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