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대책, 세종시는 없었다
홈플러스 대책, 세종시는 없었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4.12.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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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간담회에 세종시 관계자 배석조차 안 해, 부실한 행정력 비판

   17일 홈플러스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간 정책간담회가 시청에서 열렸으나 이해 당사자인 홈플러스와 중소상인 대표자는 물론 세종시 관계공무원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세종시는 과연 홈플러스 갈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가 있는 것일까. 세종시의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17일 홈플러스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간 정책간담회가 시청에서 열렸으나 이해 당사자인 홈플러스와 중소상인 대표자는 물론, 세종시 실무부서 공무원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갈등관리학회는 이날 오후 3시 세종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세종시 홈플러스와 지역 중소상인회간 상생·공존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최병학 한국갈등관리학회장이 좌장을 맡고, 한국갈등관리연구원 이준건 박사의 기조 발제에 이어 김수현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 전오진 한국갈등관리학회 총무위원장, 우석대학교 이병렬 교수, 세종의 소리 신도성 논설위원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는 세종시 출범 후 처음으로 홈플러스와 지역 중소상인 등 이해당사자와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민간 정책간담회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특히 홈플러스와 지역 중소상인들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립적인 제3의 전문가 집단이 참여해 중재·조정에 나설 경우 빠른 해결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토론자로 참석 예정이었던 홈플러스 및 중소상인 대표자가 회의에 불참해 빈축을 샀다. 양측을 협상테이블로 끌고 나와 적극 중재해야 할 세종시의 부실한 행정력이 도마에 오르면서 갈등문제 해결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토론자로 지정되어 있던 세종시 지역경제과 실무 공무원조차 참석하지 않아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실 세종시는 지난 일 년 여간 지역중소유통기업 균형발전 협의체인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아 상생발전의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중소상인들에게는 생존권 위협으로까지 인식되는 대형마트 입점에 대해 소극적이고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일로 또다시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꼴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토론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홈플러스, 중소상인, 그리고 세종시 관계자의 불참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일침을 놨다.

   이준건 박사는 대형마트와 중소상인들 간 갈등에 대해 세종시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기조 발제자로 나선 한국갈등관리연구원 이준건 박사는 대형마트와 중소상인들 간 갈등에 대해 세종시가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가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박사는 “세종시가 개점 허가를 앞두고 사전영향분석을 바탕으로 한 문제해결 의지가 없었고, 대화와 협력을 통한 사전 조율 등 신속한 대처 또한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홈플러스 세종점 개점에 대한 세종시청 내 실과별 업무협조가 원활하지 못해 갈등의 문제를 사전에 대처하지 못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권보호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소극적으로 대처해 이번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지역 국회의원, 시의회, 중소기업청, 전문가 등이 타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해 정무적으로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세종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어 이병렬 교수는 “당사자들이 불참하니 맥이 빠진다”고 아쉬움을 전하면서 “지방분권을 위해 태어난 세종시는 상생공존의 대명사다. 일반 행정구역이 아니다. 여느 다른 도시와는 태생적 존재가 다르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김수현 사무처장 역시 세종시 측의 미숙한 행정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홈플러스 측의 상생의지다. 홈플러스와 지역 상인들이 협상의 테이블에 나와 의견을 개진하고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한다”며 “대화의 출발조차 거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세종시가 양측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고 나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세종시가 지난해부터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면서 “세종시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세종의 소리 신도성 편집위원은 “토론에 참여해야 할 당사자들이 빠진 것을 보니 세종시가 연기군보다 나을게 없다”며 “세종특별자치시로 출범한 만큼 공무원들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 세종시가 홈플러스 사태를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대형마트의 입점이 줄줄이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갈등해결 사례가 선례로 남는다는 점에서 세종시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는 게 참석자들의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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