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가 의회를 너무 깜 봐요"
"집행부가 의회를 너무 깜 봐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3.12.20 14:44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간특별대담]유환준 세종시의장..."성공적인 세종시 건설에 매진"

   유환준 세종시의장은 "의회 기능은 견제와 균형"이라며 "세종시 의회가 성공적인 명품도시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 스타일입니다. 그런 것은 습관이지 누가 시켜서 되는 건 아닙니다. 직업이 ‘지방의원’일 정도로 오랫동안 이 일을 하다 보니 유세하는 톤이 몸에 배어서 그렇습니다.”

행사 참석에서 튀는 스타일로 인사말을 하는 유환준 세종시의회 의장(68)을 ‘세종의 소리’ 창간 인터뷰를 위해 19일 오전 11시 30분 의장실에서 만났다. 당초 11시로 약속했지만 기관장의 행사 참석이 선거법의 제재를 받으면서 예정에 없던 행사 일정이 끼어들었다. 30분이 지나서 만난 유 의장은 약간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는 행사장에서 특유의 인사말은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오랜 의원 생활에서 나온 습관” 탓으로 돌렸다. 중간에 약간은 쉬는 기간도 있었지만 1991년부터 줄곧 의원 생활을 해왔으니 유세조의 인사말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인사말을 잘 하는 국회의원이나 동료들을 보면 배우기도 하고 흉내를 내다보니 지금의 톤(Tone)이 만들어 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집행부와의 ‘각’(角), 같은 새누리당 소속이면서 때로는 ‘심하다’고 할 정도로 세우는 대립각은 무슨 연유에서 나오는 지 궁금했다.

“당은 의식하지 않습니다. 세종시가 광역으로 되면서 연기군에서 하던 습관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의회와 집행부와 가깝다보니 집행부에서 의회를 너무 의식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의 입장에서도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면서 문제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기군 시절, 집행부와 의회와의 ‘끼리끼리’ 문화가 밀착을 가져오면서 의회의 독립성과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큰물’인 충남도의회 때 일화를 꺼내면서 “의회의 기능은 정책을 다듬어주면서 시민들에게 이익을 주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내년도 예산만해도 그렇습니다. 7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공무원 몇 사람이 만들어 온 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예산안이 완벽하면 만드는 사람은 ‘신’(神)이고 잘못되었는데 지적을 안 하면 그건 ‘무능’입니다.”

“나를 적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던 유 의장은 특유의 언변으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이런 것을 쓰지 말라”며 간간히 좀 심하다 싶었던 말에는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교과서적인 관계에 충실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고 “지금까지 의회를 너무 깜 봤다” 며 “그렇게 하면(비판 없이 집행부 안을 통과시키면) 공무원들에게 사람 좋다는 소리는 들을 지 몰라도 ‘빵점’”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의회와 집행부와의 관계설정에 대한 대화는 계속되었다. “중요한 정책은 찾아와서 사전에 왜 필요한가를 충분히 설명해 달라”는 말도 꺼냈다. “의원이 시장의 부하직원이 아닌데 공무원들이 의원보다 우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해 7월 26일 역사적인 세종시 의회 개회에서 사회를 보고있는 유환준 의장
아무튼 양자(兩者)의 관계는 상호 존중과 배려, 그리고 문제점 해결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게 결론이었고 그게 안 되니까 ‘각’(角)을 세운다는 것이었다.

인터뷰 자료는 의정담당관실에서 사전에 질문과 답변으로 잘 정리해서 보내왔다. 그 부분은 별도로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질문도 그랬고 답변도 깔끔했다. 다음은 사전에 준비된 일문일답이다.

- 지난 1년간 의장으로서 소감은.
“지난 해 세종시 출범 이후 6개월간은 광역의회로써 성공적인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그 기반을 바탕으로 세종시 발전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시기였습니다.”

- 가장 큰 성과를 든다면 어떤 것이 있을 까요.
“의회의 기능인 왕성한 입법 활동입니다. 조례를 제,개정하는 것은 지방의원의 의미이자 권리입니다. 주민생활과 밀접하고 중요한 일들을 제도화하는 데 많은 의원들이 동참했습니다. 그 결과 의원 당 평균 조례 발의 건수는 전국 평균 2.07건을 크게 상회하는 5.1건에 달했습니다.”

- 또, 내세울만한 성과가 있다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광역의원으로 신분이 변화하면서 실무능력과 의정수행역량 강화를 위해 스스로 노력했다는 점을 먼저 들 수 있습니다. 또, 각종 토론회와 연구회를 통해 공부하는 의원 상을 정립시키고 그게 바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왔습니다.”

-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보람을 느꼈을 때는.
“연서면에 콘크리트 공장 신설을 주민과 의회가 나서 저지한 것이 맨 먼저 생각납니다. 주민 대표자와 간담회를 갖고 여론을 듣고 의회차원에서 민원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선 것이 주효했던 것이지요.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주민 입장에서 대화와 조사를 통해 해결한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 보람이 있었다면 아쉬움도 있었을텐데요.
“그렇습니다. 개원 초기에 의원들 간에 화합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제는 여야 양당이 화합하면서 성공적인 세종시 건설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 내년도 의정활동 방향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우선 중앙행정기관 이전 공무원들의 주거 환경 개선에 힘을 모을 예정입니다. 쾌적한 정주환경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행정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한 국회분원 설치 및 청와대 제2 집무실 마련 등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밖에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등도 세종시 건설취지에 맞게 이전하도록 힘쓰겠습니다.”

   김중규 '세종의 소리'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유의장
유의장과의 대화는 다시 이어졌다. 이번에는 ‘독선’(獨善)이 화두였다.

“성격적으로 덕이 부족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다만 의사진행 자체보다 야당에게 발언권을 주었다는 것을 문제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장으로서 주지 않을 수 없는 게 아닙니까. 그럴 때 의장 흠집 내기를 내려고 하는 지 문제를 삼는 때가 많습니다.”

유의장은 민주당 박영송 의원이 제기한 세종시립의원 예산 삭감과 조정하는 과정에서의 비화, 그리고 여야가 대치되고 집행부와 의회가 대립관계가 되었을 때 의장이 취해야 할 입장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 조치원 원도심에 출마를 할 생각이라며 “세종시 균형발전을 위해 의회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연락처) 044-300-700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애독자 2013-12-27 18:26:35
나원참님/
"깜봐요" 가 기자의 말씀인가요?
유환준의장님 말씀인가요?

조치원역님/
당을 의식하지 않으려면 무소속으로 나가야한다?
글쎄요 때로는 정당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소신껏
의정활동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모 당의 경우, 당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시는,
몇몇이서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시장 후보한테도 전혀 도움이 안되고 있는데
그들 얘기만 들으면 시장은 되고도 남지요

조치원역 2013-12-27 11:26:18
당을 의식하지않으려면 무소속으로 나가세요! 본인 스스로 정당인으로서 자격이 부족합니다.
본인의 소신도 중요하지만 정당은 정치적 생각이 같은 사람의 무리인데 소신과 다르다면 당을 의식하지말고
다른 당으로 다시한번 탈당하시오

나원참 2013-12-23 09:35:57
"제제" → "제재"
"재.개정" → "제.개정"

나원참 2013-12-23 09:31:49
"깜봐요"가 뭔가요?
"깔봐요"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