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박물관 전시실 13년만에 재개관
충남대박물관 전시실 13년만에 재개관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3.12.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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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삶과 묵향, 백제 유물 특별전 주5일 무료 개방

김상기 관장 “찾아오는, 살아있는 박물관 만들고 싶다”

 충남대학교박물관 재개관식이 10일 오전 열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국립 충남대학교박물관(관장 김상기 교수)이 13년 만에 재개관되어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을 조명한 '선비의 삶과 묵향‘ 특별전시회를 상설로 연다. 충남대박물관은 12월 10일 오전 11시 30분 정상철 충남대총장과 교직원, 내빈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열었다.

김상기 관장은 “찾아오는 박물관,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며 “여러 난제 속에서 재개관을 위해 발로 뛴 직원들과 유물을 협조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충남대박물관은 1964년 대전 문화동캠퍼스에서 처음 탄생하여 1982년 유성캠퍼스로 이전하여 대학중앙박물관 1층에 자리하다가 2000년 3월에 현재의 건물을 신축하여 개관했다. 하지만 선사시대에서부터 고려시대까지 유물을 전시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부터 박물관장을 맡은 김상기 관장은 박물관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올해 초부터 상설 전시관의 재개관을 시도했다. 그 결과 13년만의 재개관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

김 관장은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예산타령과 직원타령만 할 수 없다고 느껴 발로 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조선시대와 근대사의 유물이 부족한 것을 인식하고 인근 대전역사박물관과 대전한밭고전원, 교직원과 지인 등을 직접 찾아가 소중한 유물을 대여받거나 일부는 기증받아 전시하게 됐다.

세종출신 권용집 고서전문가 보물급 유물 대여로 빛내

우암 송시열 선생이 말년에 쓴 尋樂齋 글씨가 단연 돋보인다.
유물 중에는 특히 세종시출신인 고서전문가 권용집 한밭고전원 대표가 귀중한 자료 10여 점을 대여해 빛을 발했다. 이번에 한밭고전원에서 대여한 유물 중에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말년에 쓴 尋樂齋(심락재) 글씨와 조선현종이 충청도관찰사에게 보낸 유서(諭書), 그리고 송우현 등 250명이 서명하여 충청도 순찰사에게 비인현 선비 이황(李瑝)의 효행을 기리는 정려를 내리기를 요청하는 등소(等訴) 가 돋보였다. 

충남대 박물관 전시실은 모두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 유물이다. 2부는 백제유적과 유물로 그동안 충남대에서 발굴에 참여한 논산 정지리, 부여 관북리, 정림사지, 동남리, 쌍북리, 대전 용산동, 주산리, 궁동유적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3부는 '선비의 삶과 묵향‘이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선비의 삶을 조명했다. 조선시대의 선비는 수신을 기본으로 하여 학문에 힘쓴 지식인으로 관직에 나아가 백성을 다스리고 재야에선 비판자 역할을 담당했던 정치인이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올곧은 선비가 아쉬운 만큼 선조의 삶이 녹아있는 체취를 느껴보는 일도 바람직하다.

 성원식 학예연구사가 내빈들에게 박물관의 개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상철 충남대총장은 축사에서 “지금이야말로 충남대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 비전을 세워 실천해야 할 때이다. 이번에 박물관장 한 사람의 의지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눈으로 보았다. 김 관장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상기 관장은 “대전에 제대로 된 국립박물관이 없다보니 초중고 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외국인들도 충남대에 오면 박물관을 먼저 찾는 만큼 충남대박물관의 유물 보완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충남대박물관 전시실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오전 9시~오후 5시) 무료로 개장된다. 박물관에는 항상 문화유산해설사가 대기하여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박물관 전화 042-821-6041.

 문화욕구가 높은 시민들을 위해 상설 전시관을 재 개관한 충남대박물관의 전경

 조선현종이 병권까지 쥐고 있는 충청관찰사에게 보낸 유서(諭書)

 조선시대 선비들이 소매 속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꺼내 보았던 수진본 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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