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옛 뱃길 복원 용역예산 ‘싹둑’… 공주시-의회 ‘정면대립’
금강 옛 뱃길 복원 용역예산 ‘싹둑’… 공주시-의회 ‘정면대립’
  • 이미은 기자
  • 승인 2024.04.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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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1회 추경안 심사서 용역비 6억원 전액 삭감… 시, “중단 위기”
총 80억 들여 금강 16㎞ 구간에 황포돛배·수륙양용버스 운행 목표
“세종시-부여군과 협의, 긍정적”-“환경문제 언급 없이 수익성만…”
충남 공주 제2금강교 건설공사가 3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사진은 조감도
공주 금강신관공원을 끼고 있는 제2금강교 조감도

충남 공주시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던 금강 옛 뱃길 복원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24일 시에 따르면 공주시는 금강의 옛 뱃길을 복원해 공주에서 세종까지 황포돛배가 오가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6억원을 반영, 공주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의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에 공주시와 공주시의회가 정면으로 대립하는 양상이 됐다.

금강 옛 뱃길 복원사업은 금강 공주보에서 세종보까지 16㎞ 구간에 선착장과 쉼터 등을 조성하고 황포돛배와 수륙양용버스를 운행, 지역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총사업비 약 80억원을 투입해 2년 뒤인 2026년 상반기까지 뱃길을 복원하고 금강에 배를 띄우려 했다. 

인근 세종시 및 부여군과도 긍정적으로 협의가 진행되면서 향후 3개 시·군이 뱃길로 연결되는 청사진도 그려졌으나 이번 예산 삭감으로 전면중단 위기에 놓였다는 것. 

지난달 공주를 방문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상황이어서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공주시는 밝혔다.

이에 대해 공주시의회측은 사업에 대한 충분한 사전검토 자료와 사업설명이 충분히 돼야 했지만, 제출된 자료는 추가경정예산 사업설명서 반 페이지가 전부라며 공주시의 주장을 일축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임달희 공주시의회 부의장은 “올해 사업비는 6억원이지만 전체 사업비는 80억원이며, 용역비 6억원이 통과되면 나머지 74억원까지 승인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 혈세 80억원의 쓰임새에 대해 더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회 입장은 시민의 대표자로서 당연한 일이고, 검토가 불충분한 사업을 의회에서 승인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해 의회를 압박하는 것은 집행부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해당 사업은 금강 담수가 필수인 사업으로, 진행되면 수질 오염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며 “환경부와 환경단체와 협의가 되지 않았지만, 이런 문제를 설명하지 않았고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 등은 언급 없이 수익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포돛배는 조선 후기부터 1933년 금강철교 건립 전까지 금강 일대에서 운행됐다. 

현재 부여군 백마강 구간에서 황포돛배와 39인승 수륙양용버스 2대를 운행하고 있는 가운데 연평균 18만명의 관광객이 이용하면서 약 45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공주시는 지리적으로 대도시인 대전시·세종시와 인접해 있어 금강 옛 뱃길 복원 사업추진 시 경제성이 부여군 못지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뱃길 조성에 따른 일자리를 창출함은 물론 금강 인접 지역의 쇼핑, 먹거리, 숙박 등이 활성화되고 이에 따른 지역 세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금강 옛 뱃길 복원사업이 지역의 성장과 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재탄생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늦춰지게 됐지만 의회 설득 작업을 거쳐 반드시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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