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 세종시민들 심리적 공감대 형성됐다
한글사랑, 세종시민들 심리적 공감대 형성됐다
  • 이재민
  • 승인 2024.03.13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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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칼럼] 한글을 사랑해야 하는 네 번째 이유, "시민들의 ‘인정’"
심리적인 공감, 지지 담보해야 콘텐츠로서 성공적인 안착 가능해

지난 칼럼에서 세종시가 한글문화도시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설명하였다. 첫째, 우리 도시의 이름이고, 둘째, 우리가 그간 진행했던 문화정책을 통한 경험이다. 셋째, 한글을 디자인으로 활용한 우리의 공간형 콘텐츠와 지역 예술가들의 한글을 활용하고자 했던 문화적 실천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한글을 사랑하여야 하며, 오늘 칼럼에서는 가장 중요한 네 번째 이유를 얘기하고자 한다.

요즘 ‘지역문화콘텐츠’라는 말을 많이 쓴다. 지역의 특수성을 담보하고, 유희적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이것이 산업적 또는 심리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을 때 지역문화콘텐츠로서 지속 할 수 있다. 사실 이전만 하더라도 대개 지역의 ‘축제’를 지역문화콘텐츠로 간주하는 경향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뿐만 아니라 지역이 함의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공간, 전통시장, 역사문화유산, 테마거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장되는 경향이다.

이처럼 지역문화콘텐츠가 중요하고, 확산하는 상황에서 실제 지역에서는 ‘엄마까투리(안동)’, ‘김광석다시그리기길(대구)’, ‘화본역(대구 군위)’등과 같이 지역의 문화 및 관광자원으로서 성공적인 안착한 사례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의 문화콘텐츠는 지속하지 못하고 도태되어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지역문화콘텐츠가 지속하고, 우리의 지역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이는 우리가 한글을 사랑해야 하는 ‘네 번째’이유와 관련이 깊다. 바로 시민들의 심리적 ‘공감’이다. 심리적 공감이 담보되지 않는 콘텐츠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왜냐하면 문화적 소재를 활용하여 개발된 콘텐츠가 확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긍정적 반응, 즉 ‘공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글문화도시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이유는 행정 주도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 한다면, 이는 시민들의 공감이 전제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세종시민들은 한글을 활용하는 것에 관해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는 2021년 한솔동 한글사랑거리와 관련한 연구를 수행하던 중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는데, 당시 85% 이상의 시민들이 한글을 활용하여 거리를 만드는 것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최근 한글 공간과 관련한 연구용역이 진행되었는데, 이 연구자료에도 95% 이상이 한글 공간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세종시가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어, 뭐라도 해보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민간에서의 문화적 실천도 포함될 수 있다. 민간에서는 한글을 디자인으로 하는 빵을 개발하였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과 복숭아를 주요 재료로 하고,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새긴 빵을 만든 것이다.

최근에는 고향사랑 기부제 답례품에도 선정이 되었고, 꾸준한 기부활동을 통해 ‘착한가게 700호’에도 지정되는 등 많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에서는 한글을 활용한 양갱, 젤리 등을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한글을 활용하는 점에 관해 많은 시민이 공감하며, 몇몇 기업에서는 한글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간식을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되는 간식은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하나의 관광기념품으로서 기능도 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 대표적인 관광기념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우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필자는 세종시가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 이후, 우리가 한글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찌보면 오늘 이야기가 가장 중요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민들의 심리적인 공감과 지지를 담보하여야 콘텐츠로서 성공적인 안착과 지속가능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한글과 관련한 정책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영남대(석사), 국립안동대(박사),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연구교수, 세종시 세종학진흥위원회 위원, 세종시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충북 무형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 콘텐츠문화학회 편집위원장, 이메일 : jaym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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