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12경, 해설 곁들인 책으로 만들어졌다
태양12경, 해설 곁들인 책으로 만들어졌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4.02.29 1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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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소리·반곡역사문화 보존회 공동으로 기획, 소품으로 출판
반곡리 주변 아름다운 풍광 12선, 낙향 선비 진세현의 한시 번역
옛 반곡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한 '태양 12경'이 해설을 곁들인 책으로 발간됐다. 

옛 연기군 금남면 반곡리의 아름다운 풍경 12선(選)을 한시(漢詩)로 노래한 ‘태양12경’(太陽12景)을 알기 쉽게 해설한 책이 만들어졌다. 

‘반곡은 아름다웠다’는 제목으로 발행된 이 책은 105쪽 분량으로, 태양 12경을 누구나 알기 쉽게 해설하고 번역해, 반곡리 주변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낙향 선비의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생활을 엿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향토사연구원 윤철원 선생이 지난 2022년 9월부터 ‘세종의소리’에 게재한 태양 12경의 번역과 해설을 토대로 사진과 고증을 거치는 작업을 통해 반곡역사문화보존회가 책으로 엮었다.

원저자 화잠(華岑) 진세현(陳世顯)은 1854년 여양(驪陽) 진(陳)씨 집성촌이었던 반곡리에서 태어나 과거 급제로 궁내부 주사직에 올랐으나 말년에 다시 낙향했다. 한학에 조예가 깊고 시부(詩賦)에 능했고 효심이 지극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1928년 작고하기까지 조부 진경익이 노래했던 8경에다 4경을 더해 ‘태양 12경’을 완성시켰으며 그의 문집 ‘화잠소창’에 실려 있다.

태양 12경은 ‘앵청이 나루로 돌아오는 배’(鶯津歸帆)을 시작으로 토봉령이라는 작은 산 위로 뜨는 밝은 달, 나성리로 저무는 해, 금강 변에 위치한 고향의 낙조와 괴화산을 감고 도는 구름, 금강 위를 촉촉하게 적시는 보슬비 등 고향을 휘돌아 흐르는 금강과 산, 그리고 자연의 조화를 유려한 필치로 표현했다.

세종의 풍광을 묘사한 한시가 해석의 어려움으로 읽히지 않고 있는 점에 착안, 윤철원 선생이 번역과 해설을 맡아 ‘세종의소리’에 연재한 것이 계기가 돼 여양 진씨 후손들이 뜻을 모아 책으로 빛을 보게 됐다.

해설을 한 윤철원 선생은 “화잠선생은 탁월한 문학적 소양으로 무심코 지나쳤던 세종시 주변 풍경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자연풍광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워주었다”며 “태양 12경뿐만 아니라 문집 화잠소창의 번역과 연구를 통해 지역문학사의 한 부분을 채워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영은 반곡역사문화보존회 회장은 “세종시 건설로 옛 연기군 시절의 참모습들이 사라지고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아련한 추억 속에 묻혀 있어 안타까웠다”며 “연재하는 동안 관심과 이해로 우리 지역의 소중한 향토문화를 계승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하고 책으로 엮어 매우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책 발간을 주도해온 반곡역사문화보존회와 여양 진씨 후손, 해설을 한 윤철원 선생이 고유제를 지내고 있다. 

한편, 진영은 반곡역사문화보존회장과 김정환 부회장, 여양 진씨 29세손 진병돈씨, 그리고 해설을 한 윤철원 선생은 28일 오전 11시 금강변에 위치한 ‘태양12경’ 시비에서 '반곡은 아름다웠다' 발간 고유제(告由祭)를 지냈다.

원저자 화잠선생의 탄생 170년을 맞아 책 발행을 고(告)하면서 잊혀져가는 소중한 지역의 문학자료를 해설집으로 만들게 되어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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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2024-02-29 11:47:03
태양십이경 시비를 자상하고 쉽게 해설한 책자 발행을 축하합니다.

반곡역사문화보존회 회원들은 2015년 8월 27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특별본부 시설사업1부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반곡리 유적비와 태양십이경 시비 건립을 건의했습니다.
유적비 건립은 수락 협의했으나, 시비 건립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듣고, 반곡역사문화보존회는 실의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체념하지 말고 길을 찾아 계속 노력하자고 다짐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