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기원은 일본이 아니라 동남아 메콩강 유역
스시 기원은 일본이 아니라 동남아 메콩강 유역
  • 세종의소리
  • 승인 2024.02.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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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류태희 세종시 문화분야특보, 스시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자문한다면 그중 하나는 좋은 사람과 맛난 음식 먹으며 수다 떠는 것은 아닐까 한다. 얼마 전 좋아하는 친구들과 부부 동반하여 잘한다는 스시 전문점에 갔다가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이것은 실로 40년도 전에 일본에 갔다가 스시를 먹어보고는 마음먹은 일이기도 했다. 

지금껏 흔히 말하는 맛집에 기사도 제법 쓴 듯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용렬(庸劣)하고 꾸밈 있는 작위적(作爲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이것을 만회해 보려는 심사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다른 표현들로 사람과 음식과 혀와 뇌로 이어지는 느낌을 쓰고 싶었다.

먼저 스시의 간략한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거창하게 기원전 500년쯤으로 올라가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스시는 완전히 일본식이다. 하지만 그 기원은 기원전 500년까지 동남아시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음식은 메콩강 삼각주 주변에 존재했다는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파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초밥은 밥 위에 생선회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나 레즈시"라고 불리는 숙성된 생선을 발효 쌀로 감싼 보존 수단으로 탄생했다. 이렇게 하면 쌀과 함께 생선을 최대 1년 동안 보관할 수 있어 더 감칠맛이 나고 심지어 파리로부터 생선을 보호할 수도 있었다. 이를테면 우리도 내륙지방에 생선을 팔기 위해 고등어자반이 생긴 것과 같은 이유였다. 

당시 동남아 산악지대에 살던 민족에게 생선을 팔기 위해 장기보존하는 방법으로 ‘熟초밥’(나 레즈시)라는 발효식품이 스시의 기원인 셈이다. 여기서 熟(숙)은 익을 숙字로써 생선과 곡물을 함께 삭혀 보관하는 방법이고 "스시(寿司)"의 어원은 "시다"는 뜻의 옛 일본어 형용사 "스시(酸し)"이다.

우리가 오늘날 스시라고 하는 것은 에도시대 중기에 그 전형이 완성되었다. 비와호 주변의 오오미 지방에서는 붕어를 밥에 절이는 방식으로 후나즈시를 만들어 먹고 있다. 단 이때 내장에 채워 넣은 밥은 버리고 생선만을 밑반찬으로 먹는다. 한국의 가자미식해도 생선과 곡식(좁쌀)을 함께 염장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일본 스시의 시초도 이런 음식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1500년대에 들어서는 일본에 나레즈시가 존재하게 되면서 생선과 쌀은 더는 장기 보존이 아닌 “나마나레즈시”로 알려진 것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발효된 쌀은 식초로 바뀌었고, 쌀 안에 싸인 생선회는 부분적으로 생으로 섭취되었으며 그것들은 여전히 신선했다. 그렇게 해서 1700년대 중반에 이르면 김, 즉 해초 시트 형태의 발명이 도입되어 오늘날의 스시 롤로 알려진 마키즈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마침내 1800년대 스시의 진화는 요리를 현대적인 갖가지 준비와 표현으로 더욱 멋지게 변화시켰다. 이 새로운 유형의 초밥은 "하야즈시" 또는 "니기리즈시"로 알려졌는데, 공 크기의 식초를 얹은 밥 위에 생선을 올려놓은 것이다. 에도 근처 만(灣, 현재의 도쿄)에서 잡은 해산물을 사용한 초밥은 "에도마에즈시"로 알려지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초밥은 1800년대 중반 하나야 요헤이(Hanaya Yohei)가 직사각형 모양의 밥 위에 신선한 생선을 얹은 방식으로 발명된 것이었다. 이 시점에서 스시는 일본 최초의 "패스트 푸드" 중 하나였으며 전혀 고상한 식사 경험이 아니었다. 길거리에서 스시 가판대를 찾을 수 있으며 이동 중에 간식이나 간단한 식사로 제공되기도 하였다.

세월이 흘러 1900년대 초반 그러니까 1800년대 후반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인 이민자들이 1900년대 초에 서양에 스시를 소개했다. 그러나 인종적 긴장으로 인해 스시는 일본이 국제 무역, 관광 및 비즈니스를 위해 개방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00년이 지나서야 국제적으로 대중화되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1923년 간토 대지진으로 인해 스시 요리사들이 수도가 재건되는 동안 새로운 거주지와 일터를 찾기 위해 흩어지면서 스시가 전국으로 퍼지게 되었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1960년대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롤과 조리된 초밥 재료와 같은 창작품이 서양인들에게 초밥을 매력적이고 맛있게 만들면서 미국 중산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1980년대에 스시와 ‘스시 롤’을 생산하는 상용화 및 자동화가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초밥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널리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스시는 여전히 재미있고 저렴한 식사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기차역에서 서서 먹는 스시 바를 찾을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일반 슈퍼마켓에서 스시 팩을 찾을 수 있다. 동시에 스시는 일본뿐만 아니라 서울이나 뉴욕, 런던과 같은 주요 도시에서도 사치스러운 식사로서 존재하고 있다. 이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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