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00억은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
"매출 400억은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
  • 이미은 기자
  • 승인 2024.01.21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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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재필 동원유지 대표… 1999년 자본금 3억으로 시작
동물성 유지 전문 제조기업, 설립 24년만에 매출 400억원 달성
박재필 동원유지 대표

동원유지는 동물성 유지 전문제조기업으로 1999년 설립됐다. 도축장, 육가공장 등에서 발생한 도축부산물을 100% 재활용해 생산된 동물성유지와 단백질 고형분인 수지박을 국내 주요 사료업체에 공급하는 것이 주 사업이다. 

이는 자원 순환을 매개로 해 최근 세계적인 환경 이슈와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바이오연료 생산과도 맞닿아 있다. 또 첨단 제조설비를 구축, ESG경영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광범위한 투자와 혁신적인 노력으로 2030년까지 200%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종의 기업 동원유지 박재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박재필 대표는 2003년 12월 세종 공장을 인수해 취임했다. 선친이 1999년, 회사 설립 초반에는 경남 삼천포 공장을 인수, 도매업으로 시작해 제조 공장으로 운영했다. 그러다 2003년 12월에 세종 공장을 인수하면서 아버지가 “네가 맡아서 한번 해봐라”고 말해서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회사를 운영한 지 만 20년이 됐다”며 “세종이 허허벌판일 때 와서 밤에 조용한 안갯길을 걸어다니곤 했지. 당시에는 1년 정도만 살자 했었다”고 취임 초창기를 회상했다.

지난해 4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2023 세종시 기업인의 날 매출의 탑’ 부문을 수상했다. 2000년 즈음 100억원 매출액을 올렸다. 박 대표가 회사를 물려받을 때 당시 매출은 70억원이었다. 원료가 생물인 특성상 바로바로 처리를 해야 한다. 만약 기계가 고장나면 그대로 방치되고 폐기해야 한다. 100억원 매출을 올릴 때까지 그런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그러면서 일을 배워 나갔다.

군복무 시절 버스 운전을 배운 것을 활용해 유조차를 직접 운전하고, 운전기사가 주말에 쉬면 직접 운전해 인천 등지까지 납품을 했다. 매일같이 새벽 5시에 출근하는 성실함은 기본이었다. 매순간 힘들지 않다는 생각은 안 해 봤다. 동원유지 기업이 비교적 빨리 성장한 편이라 그만큼 빠른 속도로 매출이 떨어지기도 했다. 선친이 쌓아 놓은 신용, 신뢰가 회사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2015~2016년에 400억원 매출을 찍었다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일하면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나는 아직도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 환경 사업이다 보니 제재도 많다. 이것을 풀어나가는 것이 숙제다. 생산품 90%는 사료회사에 납품한다. 원료는 폐기물로 등록되어 있다. 돈을 주고 사 와야 한다. 그것을 가공해서 대기업 사료회사에 다시 납품하는 시스템이다. 당일 처리가 필요한 일이라 어렵다. 최근에는 시장이 변하고 있다. 원료 대부분이 사료로 재생산됐는데 바이오 대체유로 사용되면서 시장이 커졌다. 이에 대기업이 이 사업에 발을 들이밀고 있다. 앞으로는 대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숙제다. 반대로 기회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최근 트렌드를 설명했다. 

대기업에서 좋은 조건으로 인수를 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적도 있지만 100세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은 꿈이 있다. 아버지가 40년, 박 대표가 30년, 후대가 30년 경영을 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2024년은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는 의미있는 해이다. 효율과 양질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비가 중요하다. 올해 벤처밸리 일반산업단지로 투자해서 이전하려고 한다. 오래 함께 한 직원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려고 감행하는 일이다. 

30대 초반이었던 박 대표가 처음 취임하자마자 한 일은 직원들의 자녀 학비 지원이었다. 학비 제한없이 고등학교 학비 전액, 대학 등록금 50%를 지원했다. 사립이든 공립이든 상관없이 했다. 당시엔 파격적인 복지정책이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세종시메세나협회 김재휘 팀장이 박 대표의 자녀 학비 지원의 수혜자이다. 박 대표가 등록금의 반액을 지원한 당시 대학생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세종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박 대표는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메세나협회의 후원사이기도 하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지원하기도 한다. 

특별한 인연이 있는 두 사람, 왼쪽은 세종시메세나협회 김재휘 팀장, 우측 (주)동원유지 박재필 대표, 박재필 대표의 학비지원 복지 정책의 수혜자가 성장해 메세나협회 팀장이 됐다.

“사업이 커질수록 내야 하는 세금이 많아져 회의가 들 때가 있었다. 일해서 세금만 내는 것 같고, 불만이 많았지. 그러다 하루는 명절에 어머니가 지내시는 집에 있다가 경기도 과천과 서울 양재 사이의 생태천을 걷게 됐다. 하천이 크지 않지만 잉어도 있고, 여기저기 꽃도 피어 있었다. 어떤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가고 어떤 부부는 허름한 복장이지만 행복하게 손을 잡고 걷더라.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세금이라는 게 이렇게 쓰이고 있는 거구나’ 그 때부터는 세금 내는게 아깝지가 않고, 기부하는 방법도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며 기업의 진정한 역할에 대한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2023년, 2024년을 사업의 정체기라고 봤는데 회사 이전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2~3년 안에 1000억원, 15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이다. 바이오 관련해서 선두주자가 되고 싶단다. 최근에 대기업 GS와 계획중인 일도 있다고. 

마지막으로 젊은 창업자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을 계속하다 보면 길이 보일 때가 있을 것이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그 방면에서는 최고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쭉 해보길 권한다. 지금 여기서 배운 걸 다른 데 가서도 써먹을 수 있고 도움이 될 테니 본인을 믿고 시간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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