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열 의장 “의견 달라도 필요 시 세종시 위해 협조할 터...”
이순열 의장 “의견 달라도 필요 시 세종시 위해 협조할 터...”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4.01.01 0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인터뷰] 이순열 세종시의장..."견제 속에 협조로 지원하겠다"
“최민호 세종시장과 이견 있지만 대화 잘 돼… 지적·제동 걸 건 걸어”
“의회사무처 증원·조직 확대 절실… 임기 6월까지, 일 벌이기 곤란”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은 집행부 견제와 필요 시 협조가 의회를 이끄는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회 의장으로서 지난 6개월간 이끌어 온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듣기 위해 이순열 의장을 세밑 의장실에서 만났다.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가진 이순열 의장은 재선(再選)의 여성 의원이기도 하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의회 중 유일한 여소야대 의회를 이끄는 세종시의회 이순열 의장을 김중규 ‘세종의소리’ 대표기자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견제'라는 의회의 본질을 강조하면서 "필요 시 적극 협조"로 대화를 시작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의 집행부와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면서 세종시를 이끌겠다는 것이었다. 

여성 특유의 잔잔한 리더십으로 시의원 각자가 독립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의회를 조화롭게 이끌 수 있는가에 방점을 두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의장은 최 시장과의 관계 설정과 의원들의 협조, 그리고 의회사무처 조직 개편 등 현안과 관련, 자세하게 답변했다. 

- 의장이므로 소속 정당을 떠나서 크게 봐야 하는 부분이 있을 텐데….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 의견이 상반될 때가 있다. (읍·면지역이 지역구인)여당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 확보가 되면 그 다음 단계에 큰 이의제기가 없는 편이다. ‘그냥 의장님이 알아서 하세요’ 한다. 소소한 것에는 간섭을 안 하고 저한테 일임하시는 쪽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의제기는 이해가 될 때까지 대화를 하고 설득을 한다. 잘 되는 편이다.”

- 초선 의원 17명에 재선 의원 3명뿐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날지 밖에서는 의문섞인 눈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공감한다. 어떤 사안이 딱 발생했을 때 선수(選數)가 정말 중요하구나라고 느낀다. (의원들의)다양한 의견 표출을 조정해 주는 사람이 필요한데, 다선 의원이 다독이기도 하고, 또 약간은 강하게 그만하라고 지그시 점잖게 눌러주시는 분이 계셔야 되는데… 정말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데, 이걸 다운(낮춰줄)할 분이 계시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정말로 많이 한다.”

- 취임 6개월을 지나는 소회는 어떤가?

“취임하자마자 각종 행사장에 자주 다녀야 하다 보니, 한 달 지나서는 회의감이 좀 들었다. 행사장에 가서 축사를 하고는, 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좀 끝까지 참석을 하는 쪽이다. 저는 다른 일이 없으면 끝까지 그 행사장에 남아 있는 편이다. 이게 반복이 되고 하니까, 제가 반가웠던 반응은 “의장님은 축사를 굉장히 짧게 하세요. 그리고 정말 그 장소에 꼭 맞는 말씀을 짧게 해주셔서 되게 좋아요”이다. 이런 반응들을 요즘 제가 받는다.”

'세종의소리' 김중규 대표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순열 의장

- 사례를 들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한다면….

“행사 진행 상황을 쭉 지켜보는 것도 의정활동이고, 내가 거기서 배우는 게 있구나, 참석한 사람들이 의장이 어떤 눈빛으로 어떻게 박수를 치는지를 다 보고 계시는구나를 깨닫게 됐다.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의정)활동의 한 방법이구나라는 걸 요즘 좀 알게 됐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잘 모르는데 “의장님이시죠?”라고 물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네, 반갑습니다. 어떻게 아셨어요?” 그랬더니 “조치원 행사장에서 뵈었어요.”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

얼마 전 농업기술센터 앞마당에서 농업인 한마당 대회가 열렸다. 그때 저랑 (최민호)시장님이 장애인 관련 행사장에 갔다가 거기 가느라고 좀 늦었다. 그 때도 제가 참석한 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렸다. “24절기가 그냥 지구가 자전해서 오는 게 아니라 여러분들 덕분에 절기가 진행되는 것 같다. 이 먹거리라는 게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라 여러분들의 수고로움으로 이게 이루어지는 거고, 만들어지는 거고, 생산되는 거고…”라고 아주 짧게 하고 내려왔다.

그 얘기를 들으신 한 농부께서 전화를 걸어와서 “오늘 축사를 정말 감명 깊게 들었다”고 하셨다. 제가 “드론이 날고, 컴퓨터로 일을 다 해도, 결국 사람들이 먹는 식량과 쌀은 여러분들 손에서 나오는 거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러자 그 분이 “짧게 말씀하셨는데, 우리의 수고로움을 얘기해 줘서 되게 고마웠다”고 해서, 그 때 생각이 좀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행사장도 굉장히 기쁘게 가고 있고, 행사장에서 제 뒤통수를 보는 분들이 아주 엄중하게 저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하고 있다.”

- 최민호 시장과 대화는 잘 통한다고 느끼는지…?

“잘 통한다. 잘 통하는데,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시장님이 의회 측에 원하는 걸 제가 다 해결해 드리거나 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만, 만났을 때의 친밀도는 좋다. 우리 시의 시장님이고 우리 시의 의장인데 (행사장에서 만나면)서로 덕담하고 안 힘드시냐 이렇게 좀 가끔 물어본다. 행사장에서 만났을 때 박수도 열심히 쳐드리고 시장님 하는 말씀 열심히 듣는다.

그런데 예산 문제라든가 정책으로 딱 맞닥뜨렸을 때, 예를 들자면 정원도시박람회 같은 경우는 제가 상임위 활동할 때도 굉장히 많이 시기상조다,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도 왜 시기상조인지 이유를 계속 집행부에 설명을 했었다. 그런 공약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서로 의견이 다른 거지 만나면 굉장히 반갑더라.” 

- 시정에 필요한 건 협조를 해야 할 부분도 있을 텐데….

“의장으로서 협조해 준 거 적지 않다. ‘2023 세종 빛축제’는 원래 올라온 예산이 4억원이었는데, 4억으로 이 이응다리(금강보행교) 전체에 하기에는 무리다 해서 의회가 증액을 6억원까지 한 걸로 저는 알고 있다. 

복숭아축제 예산의 성과 평가표를 보면 성적이 박하지만, 복숭아축제는 집행부의 요구도 물론 강했지만, 사실 상당히 큰 돈이 드는 예산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인을 했다. 그런 사례가 많다. 가든쇼도 사실은 거의 제로로 올라갔었던 걸 예결위에서 5억원 그대로 그냥 살렸다.

사실 이런 걸 말씀을 안 드려서 그렇지 어느 정도는 시민들의 원성을 원성이 자자하겠다라고 예견이 되는 거지만, 집행부에서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통과된 축제 예산이 상당하다. 제가 지금 벌써 말씀드린 것만 해도 세 건이다.”

9일 문을 연 세종시 나성동 ‘공동육아나눔터&nbsp;17호’ 개소식에서 (뒷줄 왼쪽부터)안신일 세종시의회 의원, 김재형 의원, 김효숙 의원,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 양완식 세종시 보건복지국장, (3명 건너)임명옥 세종시 자원봉사센터장, 최원석 의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nbsp;<br>
지난 해 11월 세종시 나성동 ‘공동육아나눔터 17호’ 개소식에 참가한 이순열 시의장(뒷줄 왼쪽에서 네번째)

- 세종시의회사무처 인력이 타 시·도의회사무처에 비해 너무 적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 됐다.

“사실 의회의 조직이 많은 변화를 앞두고 있다. 3급 직제 신설 문제라든가, 우리 의회사무처의 지금의 구조로는 의장이 어떤 일을 할 수가 없다. 저는 잠시 빈 자리를 메우려고 왔다고 생각을 하고 왔는데, 정책팀 관련해서 조금 변화를 가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 인력은 어차피 저희가 (세종)시청의 협조를 받아 인력충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최민호 시장과도 자주 만나야 할 것 같다.

시청 인력이 저희에게 보충돼 오는 거니까 새롭게 인원을 받으려면… 의회 직렬 신설을 의장단 회의에 가면 얘기를 많이 한다. 3급 신설에 맞춰서 소통담당 쪽이든 홍보 쪽이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의회 직렬을 따로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니냐 뭐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 경기도의회는 의회사무처 규모가 상당하다. 제주도의회사무처만 해도 200명이 넘는다.”

- 그런 문제 해결하자면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 (의장직을)한 번 더 해야 하는 것 아닌지…? 

“그거는 제 의지와는 관계가 없다. 이게(의장직) 선출되는 거기 때문에 의원님들의 뜻인 거고 저는 잔여 임기만 하기로 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일단은 6월까지, 일을 막 벌일 수는 없어서 6월까지 생각을 하고 있다.”

이순열 의장의 다음 일정 때문에 신년인터뷰를 더 이어가기는 어려웠다. 연말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을 위해 세종시의회사무처 홍보담당이 미리 작성해 놓은 신년인터뷰 자료를 보면, 새해 중점을 두고 추진할 의정활동은 ▲국회 세종의사당 착공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해 결의문, 성명서, 논평을 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집행부와 공조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여성가족부 등 중앙행정기관 이전도 가시화할 수 있도록 여론 조성 ▲세종행정법원과 지방법원이 설치될 수 있도록 하고, 세종시립대학교 건립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 ▲재정특례 기간을 제한하는 세종시법이 가진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 집행부 등과 공동대응 등이 제시돼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