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묵은 숙원”… 세종시 한센인 마을 ‘공유지 갈등’ 해결됐다
“40년 묵은 숙원”… 세종시 한센인 마을 ‘공유지 갈등’ 해결됐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10.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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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 “공용주차장으로 무상 이용” 세종시-LX공사 간 협의·조정
국민권익위원회는 12일 세종시 숙원사업인 충광마을 공유지 관련 안건을 조정하고 해결했다. 정면 가운데 앉은 사람이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다.

세종시 한센인 마을 정착민들의 40년 넘은 공유지 관련 숙원 사항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홍일)의 조정으로 해소됐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홍일)는 12일 오후 세종시의회에서 김홍일 위원장 주재로 현장 조정회의를 열고 세종시 부강면 충광마을 안의 공유지 갈등 해소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이 마을 한센인 정착민들의 집단민원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정부의 격리정책과 사회적 차별 속에 한센인들은 1973년쯤부터 세종시 부강면 등곡리 산143번지(옛 충북 청원군 부용면) 폐광산 일대 ‘함바집’을 수리하고 임야를 개간해 거주하기 시작했다.

1977년쯤 이 마을에 충광교회가 건립된 후 주변 한센인들의 이주가 증가하면서 비교적 큰 규모의 정착촌(충광마을)이 형성됐다는 것. 

충광마을 정착민들은 마을에서 축사를 지어 축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으나, 현재는 대부분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의 한센인들로 열악한 복지와 환경 속에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정착민들은 “옛 청원군 때부터 임야를 개간해 마을 주차장 등으로 조성하고 몇 년간 대부료를 납부하며 사용해 온 세종시 부강면 등곡리 400-12, 400-13 시유지를 불하해 주거나 무상으로 사용토록 해 달라”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여러 차례 현장조사 및 기관협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조정 결과 세종시는 이 민원 토지를 행정재산으로 변경·관리하기 위해 지목변경, 지적공부 정리 등 제반 절차를 이행하고, 정착민들의 권익 및 복지 향상을 위해 공용주차장 조성 등 공익사업을 시행해 이 민원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등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와의 업무협약(MOU) 및 옴부즈만 운영계획 등에 따라 이 민원 토지의 지적측량을 해, 한센인 정착촌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측량비용 경감 등 민원해소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세종시 부강면 충광마을 현황 및 쟁점토지(등곡리 400-12, 400-13) 위치도(전체) (사진=국민권익위원회)<br>
세종시 부강면 충광마을 현황 및 쟁점토지(등곡리 400-12, 400-13) 위치도(전체) (사진=국민권익위원회)

정착민들은 민원을 제기했던 이들 토지에 대한 공익사업이 원활히 시행돼 행정재산으로 관리되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김홍일 위원장은 “이번 조정으로 사회의 편견 및 차별 속에 힘든 삶을 살아 온 한센인 정착촌 충광마을 주민들의 고충이 조금이나마 해소된 것에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착촌의 열악한 환경․복지 등 제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한센인들에 대한 이해 및 범정부적인 협조와 참여가 필요한 만큼 관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사회 각계각층의 각별한 관심과 동참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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