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도 ‘맨발 걷기’ 열풍… “발닦을 곳 만들어주세요”
세종시도 ‘맨발 걷기’ 열풍… “발닦을 곳 만들어주세요”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9.18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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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 오봉산·도담동 원수산·소담동 괴화산·금남면 비학산에 집중
오봉산 세족시설, 올해 말쯤 가동… 시, 원수산은 LH에 설치 요청
시 산림조합, 관련용역 수행 중… 5년 안엔 건의한 곳곳 설치 전망
맨발 등산이 건강에 좋다는 말이 나오면서 신발을 벗은 채로 산을 오르는 시민들이 많아진 가운데 등산 후 발을 닦을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세종시에서도 ‘맨발 걷기’ 열풍이 불면서 발을 닦을 수 있는 세족 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TV 프로그램과 입소문 등을 통해 건강이 좋아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세종지역에서는 중장년층 위주로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금남면 소재 비학산과 반곡동 괴화산 등에는 많은 시민들이 맨발로 등산을 하면서 건강 관리를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처럼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걷고난 후 발을 닦을 수 있는 세족시설을 설치해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전 대덕구 계족산처럼 황토흙을 깔아줬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있지만, 세족시설 설치를 요청하는 건의가 더 많은 편이다.

비학산에서 맨발 걷기를 생활화하고 있는 한 시민은 “새벽에 두시간 정도 걸려서 정상까지 맨발로 가는 시민들이 많다”며 “내려와서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없어서 그대로 양말과 신발을 신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이 모씨는 “건강이 나빠졌다는 진단을 받고 권유받은 맨발 걷기를 어진동 밀마루전망대 뒷산에서 자주 한다”면서 “이른 아침 집에서 출발할 때마다 발 닦을 물을 담은 플라스틱 병과 수건을 챙겨 차에 싣고 간다. 내려온 곳에 세족시설이 있다면 당연히 좋지요”라고 말했다.

세종시에 따르면 맨발 걷기와 관련해 세족시설 설치 요구가 집중되는 곳은 조치원읍 오봉산을 비롯해 도담동 원수산, 반곡·소담동 괴화산, 금남면 비학산 등이다.

조치원읍 오봉산의 경우 올해 말쯤이면 세족시설 설치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공원 화장실에서 상수도를 끌어온 뒤 세족시설을 설치하는 설계변경이 10월을 전후해 완료되면 올해 안에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세종시 환경녹지국은 약 1000만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도담동 원수산의 경우, 세족시설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전달했다고 시 환경녹지국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원수산의 도시계획 권한은 아직은 LH가 갖고 있다. 이곳의 도시계획 권한이 세종시로 이관이 안 됐다. 세족시설 설치 결정을 한다면 LH가 해야 한다”면서 “LH로부터 답변은 아직 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맨발 걷기와 관련, 세종시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세족시설 설치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 환경녹지국에 따르면 세종시 산림조합에 발주한 ‘숲길 기본 및 연차별 조성계획’이라는 용역이 올해 말쯤 완료된다.

이 용역 수행 과정에서 시 산림조합은 세종시민들이 맨발 걷기를 하는 세종지역 곳곳을 파악했고, 숲길 공원화 계획을 수립중인 가운데 세족시설을 설치하는 내용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완료되는 기한은 앞으로 5년으로 잡은 것으로 들었다고 시 관계자는 말했다.

새벽 등산을 하는 세종시민들이 맨발로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관계자의 전언대로라면 세종시에서 원활한 맨발 걷기를 위한 기본적 인프라는 5년 뒤를 전후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7일 폐회한 세종시의회 제84회 임시회에서는 ‘맨발걷기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가 통과됐다.

국민의힘 최원석 세종시의회 의원(도담동)이 대표발의한 이 조례는 쾌적한 맨발 보행로 조성으로 시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황토뿐만 아니라 흙길이나 자갈길 등 걷기에 적합한 보행로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지는 공원구역이나 도시공원 보행자 통행구역, 탐방로·산책로·등산로·숲체험로 등 불특정 다수 보행자의 통행 장소 등으로 정했다.

세종시장은 이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고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는 한편, 행정·재정적 지원도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강제성 없는 선언·권고적 성격의 조례이다.

최원석 의원은 “제 지역구인 도담동에 있는 원수산에, ‘대전 대덕구 계족산처럼 건강 증진을 위해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많이 있어, 맨발 보행로 조성·확충 및 홍보 등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한 조례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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