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역 뒤편에 횡단보도를 건너면 편의점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었으나 언제부터인가 남쪽으로 정류장을 이전해 120m가량 걸어가야 해 정말 불편합니다. 왜 멀쩡한 버스 베이 정차 구간까지 설치했던 버스정류장을 없앴나요?” 

조치원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시민이 버스정류장이 없어져 불편하다며 제보를 했다.

13일 현장을 가 보니 제보자 말대로 조치원역 뒤편 세븐일레븐 편의점 앞에 시내버스가 정차하도록 1개 차선을 배려한 버스 베이가 설치돼 있지만 정작 버스정류장 표지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버스 베이(Bus Bay)는 버스 정차 시 다른 교통수단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본선 도로에서 벗어나 보도(인도) 쪽으로 공간을 확보한 교통시설이다. 그러나 이 곳에 차량 4~5대가 불법주차, 마치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듯했다.

편의점 남쪽으로 120m가량 내려가 보니 991번과 1000번 이 정차한다고 쓰여 있는 버스정류장이 있다. 버스 베이도 없이 커피숍 앞에 의자 2개와 버스운행 안내 스크린도 설치돼 있다.

편의점에서 북쪽 욱일아파트 방향으로 185m가량 올라가면 551번과 991번, 1000번 버스가 정차한다는 버스정류장 표지가 서 있었다. 이 곳도 버스승객을 위한 의자나 버스 베이 정차 구간은 없었다.

이 곳 욱일아파트 정류장은 올해 1월 10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는 안내문을 통해 “정류장 간 거리가 근소하여 버스 내에 안내방송은 송출되지 않으니 양해바랍니다”라는 글귀도 써 있었다.

남쪽에 있는 다음 정류장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안내방송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조치원역과 가까운 곳에 버스정류장이 있어야 하지만 왜 이렇게 멀리 위치해 놨는지 궁금했다.

편의점 주인을 만나 자초지정을 들어봤다. 그는 “2년 전쯤 갑자기 청춘프로젝트 사업을 한다며 가게 앞에 있던 정류장을 남쪽 커피숍 앞으로 옮긴다고 누군가 알려줬다”며 “시청 등에 물어보니 ‘유턴으로 인한 사고위험’을 이유로 정류장을 남쪽으로 변경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류장이 없어지니 매출도 떨어지고 너무 속상해 주민들과 함께 버스정류장 이전 반대를 위해 서명운동도 했지만 시청은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그 후 북쪽 욱일아파트 주민들도 버스를 타기 위해 남쪽으로 300m가량 내려와야 하는 불편을 민원으로 제기해 작년쯤 욱일아파트 앞 정류장도 만들어 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원래 신도시 방면을 가기 위해 버스를 이용하려면 도로를 건너 991번과 1000번을 타야하는데 조치원역에서 바로 연계되어야 할 대중교통인 버스정류장을 누가 어떤 이유로 이렇게도 멀리 옮겼는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안 된다”며 “당초 버스 베이 정차 차로까지 예산을 들여 만들었는다는데 정말 알 수 없는 교통정책”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조치원 청춘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도로정비를 하면서 민원이 있어 버스정류장을 이전했고, 그 후 욱일아파트 주민들의 불편 민원이 제기되어 새롭게 정류장을 하나 더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버스정류장과 노선에 대한 시민들 각자 입장이 다양하기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