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자유'는 무엇인가
윤석열 대통령 '자유'는 무엇인가
  • 세종의소리
  • 승인 2023.08.1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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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칼럼] 신자유주의 원칙은 지키되 상황에 따라 우선 순위 필요
사진 출처 : YTN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는 무엇을 말하는가?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8.15 경축사에서도 ‘자유’를 수십 번 외치면서 국내 정치에서도 외교정책에서도 자유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유의 가치를 훼손하는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라고 비판하였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아버지로부터 받은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를 읽고 또 읽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의 자유는 바로 ‘신자유주의’ 이론에서 말하는 자유일 것이다.

신자유주의(신자유주의적 경제 체제)는 시장 경제와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강조하는 체제를 말한다. 이 이론은 소위 미국의 시카고학파의 주장이며 그 시카고학파의 대표학자가 바로 밀턴 프리드먼이다.

이 신자유주의 체제는 경제 활동의 자율성과 경쟁을 통한 효율성을 강조하며,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론이고 우파 학자들(New Right)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이런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은 1989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국제 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의 국제 조직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워싱턴 합의(Washington Consensus)와 세계화로 이어졌다.

이 워싱턴 합의는 주로 개발도상국들에게 시장 개방과 자유시장 경제 원칙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도록 권고하였으며, 자유화와 개방을 통해 경제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려는 정책이었다. 이런 신자유주의 대표적 정책으로는 ‘시장의 자유화’, ‘규제 철폐’, ‘공공영역의 민영화’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지구상에 어느 나라도 순수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국가 운영 정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계는 이미 ‘시장의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의 실패’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소득 불평등’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에서는 성과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므로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즉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그로 인한 사회적인 불평등이 증가하며, 이는 곧 사회적 안정성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두 번째, 사회적 포용성의 부족이다. 시장 경제는 주로 경제적 가치를 강조하지만, 사회적 가치나 환경적 고려를 미흡하게 다룬다. 일부 사회 집단이 경제적으로 배제되거나 환경 파괴가 증가한다. 요즘 우리 인류가 겪는 기후 대재앙은 바로 시장 실패의 분명한 결과이다.

세 번째, 금융 위기이다. 신자유주의는 금융 시장의 자율성을 중요시하며 규제를 최소화하려고 작용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금융 시장에서 과도한 위험을 무시하고 높은 차입을 사용하는 등의 행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가 이미 겪은 금융 위기의 원인이었다.

네 번째, 공공 서비스의 축소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에서는 민간 기업이 자유롭게 이익을 추구하므로 공공재나 공공 서비스의 제공이 제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복지, 교육, 보건, 환경 등의 분야의 공적 서비스가 축소된다.

그래서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은 신자유주의 원칙을 일부 채택하지만 순수한 신자유주의를 따르는 것은 아니며, 각 국가의 상황과 우선순위에 따라 정책이 다양하게 구현되고 있다.

즉 순수한 신자유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거의 없고 대부분의 자유 진영 국가들은 자유주의 효율성과 복지국가의 포용성을 함께 채택하는 혼합체제(Cofusion System)를 운용하고 있다. 밀턴 프리드먼조차 신자유주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통화량 조절, 기본적인 소득 제공, 적극적인 교육 투자, 합리적인 정부 개입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합리적인 진보 진영과 포용력 있는 보수진영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리적인 정책 논쟁을 하면서 나라의 일을 해 나가야 한다. 그게 협치(Governance)이고 민주주의이다. 이제 더는 진영논리로 국론을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 국민들도 두 눈을 부릅뜨고 정치인들의 행태를 지켜 보고 심판할 것이다.

 

김준식,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세종 시니어세종포럼 회장, 세종주민자치연구회장,지방분권 세종회의 상임고문, 대한웰다잉협회 세종시지회고문,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래교수, 전 지방YMCA 사무총장, 전 다문화가족정책위원(위원장 국무총리), 전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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