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달아 터지는 슬픈 소식, 문화가 희망될까"
"잇달아 터지는 슬픈 소식, 문화가 희망될까"
  • 이재민
  • 승인 2023.08.01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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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칼럼] 폭우, 코로나, 학폭, 칼부림 등등 슬프게 하는 뉴스
BTS, 블랙핑크,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게임'은 또다른 희망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추모의 물결 속에서, ‘문화’가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

참, 올해 비가 많이도 왔다. 비가 ‘왔다’라는 표현보다 억수같이 쏟아졌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뉴스에서도 장마가 아니라, 1차 우기·2차 우기로 나눠야 한다는 분석에 힘이 쏠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비 내음을 폴폴 내면서 보슬보슬 내리는 여름비는 찾아볼 수 없고, 유리를 뚫을 듯한 국지성 호우가 지속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에 내리는 많은 비는 점차 그 강도가 세졌다. 세찬 비는 새마을운동 당시 힘겹게 쌓아 올린 제방을 무너뜨리기도 했으며, 산사태를 초래하는 등 우리 삶 터 곳곳에 피해를 주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오송 참사도 그렇다. 억수같이 쏟아붓던 비는 오송의 제방을 무너뜨렸고, 이것이 무너지자마자 많은 양의 물이 지하차도로 흘러 들어갔다. 지하차도로 흘러 들어간 물은 소중한 열네 명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였다.

안타깝고 슬픈 소식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산사태에 유실된 실종자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젊은 나이의 해병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였다.

게다가 공동체 의식 결여에 의한 갈등 양상이 안타까운 죽음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는 학부모 갑질을 견디다 못해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사회의 교권은 하늘 높은 곳에 있었다. 그 권위가 대단했으며,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당시 영화 <친구>에서는 “너거 아버지 뭐하시노”라며 교사가 학생에게 따귀와 발길질을 무참히 했으며, 얼마 전 <더글로리>에서도 오히려 피해자인 동은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교사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나타났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모습은 사라졌으며, 나타나서도 안 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학부모의 갑질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작금의 사태는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잘못된 변화의 모습을 나타내주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묻지 마’ 살인이 나타났으며, 이제는 그냥 그런 소식이 될 정도로 무감각해진 현실이 참 안타깝다. 서울 신림동에서는 묻지 마 칼부림 사태가 나타났으며, 이는 세 명의 부상자와 한 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이처럼 작금의 한국 사회는 슬픔과 안타까움, 아쉬움과 참혹함이 가득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같은 시기 우리가 가진 ‘문화’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2년 전 코로나 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창궐할 당시에도 뉴스에는 감염·사망과 같은 소식만이 가득했었다.

하지만 이 당시 우리의 눈과 귀를 조금이나마 즐겁게 했던 소식이 있었다. 바로 BTS와 블랙핑크의 빌보드차트 석권과 수상 소식이었다. 그리고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드라마 <오징어게임>, <파친코>는 우리나라가 문화산업의 최강국임을 다시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연이어 터지는 소식들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지쳐만 간다. 하지만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그랬듯 ‘문화’와 관련한 기쁜 소식들이 날아 들어와 우리의 일상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영남대(석사), 국립안동대(박사),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연구교수, 세종시 세종학진흥위원회 위원, 세종시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충북 무형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 콘텐츠문화학회 편집위원장, 이메일 : jaym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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