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유사수신 업체 차리고 110억원 사기 행각 일당 11명 검거
세종시에 유사수신 업체 차리고 110억원 사기 행각 일당 11명 검거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7.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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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개발 AI 자동매매 프로그램으로 해외선물옵션 투자, 원금 2배 준다” 310여명 속여
세종경찰청, 40대 주범 2명 구속 9명 불구속 입건… 돌려막기 식 자금 운용하다 도주
세종경찰청 청사 전경
세종경찰청 청사 전경

세종시에 유사수신 업체를 차려놓고 310여명에게 받은 투자금 약 110억원을 가로챈 일당 11명이 세종경찰청에 붙잡혔다.

주범 2명이 구속된 이들은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해 해외선물옵션에 투자한다’며 ‘원금의 2배를 수익금으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왔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40대인 공동대표 2명은 지난해 2월 세종시에 투자업체 사무실을 차린 후 투자설명회를 열고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투자자들 중 일부를 지점장으로 임명해 서울·청주·대전 등 15개 지점을 운영하도록 한 뒤 전국에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는 것.

이들은 “우리 회사는 자체 개발한 AI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해 해외선물옵션에 투자하는 투자회사이다. 투자를 하면 원금의 2배를 수익금으로 지급해 주겠다”고 속여 투자자 310여명에게서 약110억원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지난1월 일부 피해자들의 고소를 접수한 세종경찰청(청장 손장목)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수사를 벌여 일당 11명을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규제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검거하고 공동대표인 주범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다른 경찰관서에 접수된 고소 사건들을 모두 병합해 집중수사를 했다고 밝혔다.

수사 착수 당시 일당은 본사 사무실 등을 폐쇄하고 잠적한 상태였지만 관련 사무실을 압수하고, 도주 후 은신하고 있던 주범 중 1명을 검거하는 등 총 11명의 피의자들을 붙잡았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일반인들이 절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고, 특히 해외선물옵션은 흐름을 예측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해외와의 시차, 세력 형성의 어려움 때문에 이를 해결하고자 인공지능을 이용해 자동으로 거래가 되는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이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투자 원금은 보장되고 1일 평균 20% 가량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이 중 3%를 투자자들에게 매일 배당한다”고 홍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수사 결과 이들이 운용한 프로그램은 AI 자동매매 프로그램이 아닌 모의투자 프로그램으로, 투자자들에게는 수익이 나는 일부 프로그램 화면 창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것.

이들은또 후순위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소위 돌려막기 식으로 자금을 운용했고, 한계에 이르자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세종경찰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서민들을 속인 민생침해 금융범죄는 엄중히 대응할 계획이다. 인터넷 카페·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투자 원금을 보장하고 시중금리를 초과하는 고수익을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 사기 및 유사수신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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