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과 안보, 태극기 선양운동에서부터…”
“애국과 안보, 태극기 선양운동에서부터…”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06.23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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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참전유공자회 정태조 세종지부장 인터뷰
유공자 회원들 평균 92세… “많은 지원과 관심을” 당부
6.25참전유공자회 정태조 세종지부장
6.25참전유공자회 정태조 세종지부장이 태극기 선양운동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애국과 안보의 국가관을 갖기 위해서는 태극기에 대한 존엄성을 실천하는 태극기 선양운동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6.25전쟁 발발일도 태극기를 달아야 합니다.”

6.25전쟁 73주년, 정전 70주년을 앞둔 지난 20일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시보훈회관을 찾았다. 최근 옛 세종시보건소를 리모델링해 현대식 보훈회관으로 탈바꿈했다. 정태조 6.25참전유공자회 세종지부장을 2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1932년생인 정태조 지부장은 올해 92세로 연로한 모습이지만 기자가 방문하자 “먼길 찾아와 고맙다”고 밝은 웃음을 띠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6.25전쟁 73주년을 맞는 감회를 묻자, 정 지부장은 “애국과 안보는 태극기 선양운동부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간사이 지방 미에현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징용으로 끌려가자, 어머니와 함께 일본으로 아버지를 찾아 건너갔다. 당시 일제하 한국인이라서 더욱 힘들고 괴로운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일본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받고는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마음을 가졌지만 이를 돌려세운 일본인 여선생님을 잊을 수 없다.

정 지부장은 “제가 공부하기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려 했지만 일본인 여선생님이 ‘너는 한국인으로 언젠가 조국에 돌아가 일을 해야 한다’며 한민족에 대한 자긍심과 자존감을 심어 주었다”고 회상했다.

1945년 일본 상명중학교 졸업 후 8월 15일 해방을 맞아 귀국하자마자 국민방위군을 거쳐 예비사단에 들어갔다. 공비토벌대였으나 군번도 없었고 군 인사기록에도 없는 어린 군인이었다. 1950년 6.25전쟁이 시작되자 전남 구례·곡성에서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에 합류했다. 이때 처음으로 북한 인민군을 전쟁터에서 만났다.

“아마 우리가 마주친 인민군들은 15~16세 정도 어린나이였고, 따발총이라는 무서운 무기를 가졌고, 우리도 비슷한 또래들로 전쟁이 뭔지도 모르고 M1소총으로 겨우 막아냈다”고 첫 전투의 기억을 말한다. 요즘으로 치면 고등학생 정도가 그 치열하고 아픈 전투를 치렀다며 전쟁의 고통을 회고했다.

1952년 2월 1일 육군 수도사단 26연대 5중대로 들어가 정식 군인이 되었다. 그 해 6월 강원도 화천의 ‘수도고지전투’에서 총탄과 포탄이 날아들고 백병전까지 벌어진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이 전투에서 포탄 파편에 어깨부상을 입어 상이군경이 되기도 했다. 12월에는 지리산 공비토벌에 투입되어 꿈많던 청소년 시절을 전쟁터에서 보냈다.

그는 정부로부터 1954년 5월 화랑무공훈장을 받고, 1955년 6월 하사로 군생활을 마무리 했다. 그 후 연기군 바르게살기협의회장과 무궁수훈자회 세종시지회장, 세종시 안보협의회장의 직책을 맡아 ‘안보강연’과 ‘태극기 보급운동’에 온힘을 쏟았다.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은 태극기에 대한 존엄성에서 나온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에 있을 때 보니 일본인들은 일장기에 아침 저녁으로 인사를 하고 있었고 북한 인민군들도 비가 오면 인공기를 가슴에 넣어 가지고 다녔다”면서, 지리산에 생포한 18세 인민군 여군의 강인한 모습도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정 지부장의 태극기 사랑은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활동시절 유명하다. 행사 때마다 사비를 들여 수백 장의 태극기를 서울에서 주문, 연기군민들에게 나눠줬다. 박강수 전국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중앙회장에게 건의해 전국적인 태극기 선양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같은 태극기 선양운동 공적으로 2008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그는 매년 7월 11일, 세종시에서 6.25전쟁사에 가장 뜻깊은 추모제를 치르고 있다. 1950년 7월 11일부터 6일간 벌어진 전투로 미육군 24사단 장병 517명이 전사한 전동면 청람리 개미고개전투 추모제이다.

정 지부장의 노력으로 ‘자유평화의 빛 위령비’가 건립된 후 매년 열리는 추모제에서도 500장의 가정용 태극기를 마련해 참석한 미군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는 “미군들도 우리 태극기를 받아보고 감격해 하고 ‘정말 소중히 기념하겠다’며 감사하게 받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쁘다”면서 "6.25전쟁 때 우리를 도와준 22개국의 국기를 세종보훈회관 주변에 게양하고 목숨을 바친 그들의 헌신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고 작은 소원을 말했다.

정 지부장은 “세종시에는 149명의 회원들이 있으나 실제 연락이 되어 활동하는 분들은 80여명에 불과하다”면서 “세월이 흘러 이제는 평균연령이 92세에 달하고 있다. 고령자들이 많고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회원들이 많다”면서 세종시와 많은 시민들이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을 덧붙였다.

6.25참전유공자회 세종지부 회원들은 지난 4월 28일 죽미령 전투 전적지를 방문했다.
6.25참전유공자회 세종지부 회원들이 지난 4월 28일 경기도 오산 죽미령 전투 전적지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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